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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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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그레이스와 오바마 “Amazing grace…That saved a wretch like me. I once was lost, but now I a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가장 사랑받는 찬송가로 통한다. 이 곡은 한때 노예무역상인이었던 존 뉴턴(1725~1807)이 만들었다고 한다. 1748년 노예무역선을 이끌던 뉴턴의 배는 엄청난 폭풍우에 휩쓸려 전복 일보 직전에 놓였다. 뉴턴은 죽음을 맞이할 각오로 마지막 기도를 올렸다.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배는 기적처럼 폭풍우에서 벗어났다. 제2의 삶을 살게 된 뉴턴은 성공회 사제의 길을 택했고, 유명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썼다(1772년). “한때는 길 잃고, 한때는 장님이었던 죄인(노예무역 종사자)조차 살..
강은 ‘자연의 뜻’대로 흘러가야 한다-<생명의 강> ▲생명의 강…샌드라 포스텔·브라이언 릭터 | 뿌리와 이파리 1901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이후 ‘홍수대책과 물 수요, 전력 수요’를 이유로 대규모 저수사업을 벌였던 미국. 그런데 97년 콜로라도 강에 글렌캐년 댐 건설을 강력하게 옹호한 바 있던 배리 골드워터는 “만약 지금이라면 (댐 건설에) 반대하겠습니까. 찬성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한다. “이젠 반대할 겁니다. 댐을 세우면 잃을 게 너무 많아요.” 무슨 말인가. 인간은 그동안 관개와 홍수 조절, 수력 발전, 생활 용수 공급을 위해 댐과 저수지를 만들고,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강바닥을 준설하고 제방을 쌓았다. 현재 전 세계 강바닥 가운데 60%가 각종 구조물에 의해 잘려있다. 저수 상태의 물은 바다로 자연스레 흘러가지 못한다. 때문에 멕..
비무장지대의 ‘초록빛 보고서’- 김호기 외 <DMZ 유럽행열차를 기다리며> ▲김호기 외 | 플래닛미디어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은 왠지 ‘슬픈 연가’처럼 뭇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곤 한다. 한반도를 반으로 가르고 있는 군사분계선이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는 탓일까. 분단과 냉전을 상징하는 비무장지대는 역설적으로 평화와 번영, 생태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분단의 상처로 태어난 DMZ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는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일종의 DMZ 보고서이다. 저자들은 4개월간 김포~고성 사이 비무장지대 일원을 답사했단다. 저자들은 분단·냉전이라는 ‘과거의 시간’에서 평화를 꿈꾸는 ‘미래의 시간’을 꿈꾸고 있다. 1만4800원
사라지는, 잊혀지는 과거를 그리워하다- 이호준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2…이호준 | 다할미디어 빈대떡과 생선구이, 낙지집이 도시 직장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서울 종로 뒷골목을 피맛골이라 했다. 그런데 지금 가보라. 이젠 포클레인이 푹푹 건물을 해체하는 살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도심재개발 사업을 벌인다나 어쩐다나. 다시 발길을 돌려 서울 삼청동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아보라. 박물관 앞마당에는 ‘추억의 거리’라 해서 1960~70년대 거리를 재현해놓았다. 약속다방과 소격이발소, 그리고 노라노양장점과 만화가게, 레코드점, 사진관 등 어릴 적 시절의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세상 참 무슨 조화인지…. 같은 서울 도심인데 어디는 깨부수고, 또 어디는 옛것을 추억한다며 다시 세우는 꼴이라니. 오래되어 더럽고, 불편하다 해서 깨부쉈지만, ..
‘사나이 책무’에 시달리는 한국남자들- 박노자 <씩씩한 남자 만들기> ▲씩씩한 남자 만들기…박노자 | 푸른역사 대한민국 남자들은 “행정서류가 잘못됐으니 다시 입대하라”는 악몽에 이따금 시달린다. 재입대해서 ‘진짜사나이’라는 군가를 부르며 훈련 받는 꿈을 꾼다. 그러면서 꿈에서도 “이것이 정녕 꿈이기를…”하고 간절히 바라다 깨는 일도 있다. 이렇게 악몽을 꿀 정도인데도 늘 “사나이는 군대 갔다와야 철이 든다”는 소리를 듣고 산다. 게다가 ‘태극전사’, ‘수출전사’라는 갑옷을 입고 나라와 가정을 책임져야 했다. 이렇게 ‘애국’과 ‘효’, ‘가족부양’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던 ‘대한민국 남성성’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1900년대 후반을 중심으로 ‘씩씩한 남자’의 ‘계보’를 캐냈다. 그에 따르면 구한말 양반과 평민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남성성은 사뭇 달랐다. 금욕..
자연계 질서 세운 39명 박물학자들의 분투 -<위대한 박물학자> ▲위대한 박물학자…로버트 헉슬리 | 21세기북스 새삼 ‘박물(博物)’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영어로 ‘Wide knowledge’이니 ‘폭넓은 지식’이라 표현하면 될까. 그러나 단순히 박학다식만으로는 ‘Naturalist’, 즉 진정한 의미의 박물학자가 될 수 없다. 자연계는 “모습이 다른 피조물이 관계를 맺고 닮아가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다양성의 통일을 이룬 조화로운 하나”(알렉산더 폰 훔볼트)라 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박물학자는 이 자연계 속에서 모든 생명체를 발견하고 기술하며 분류하고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박물학자들의 넘치는 호기심과 탐구 덕분에 인류는 야만의 세상에서 탈출하여 자연계의 질서를 세웠고 문명을 탄생시켰다. 이 책은 최초의 박물학자 아리스토텔레스부터 19세기 찰스 다..
해방전까지 신문 1면을 장식한 사건들-<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김성희 해설 | 서해문집 생명을 봉헌함은 지사의 본분이거늘~이렇게 학대를 가하는 일은 부당한 일이라~내 무리를 대신(大臣)으로 대우하라 하여~.”(대한매일신보 1909년 11월20일) “신천리(信川里)와 잠실리(蠶室里) 두 동리는 약 1000호에 약 4000명이 물 속에서 모두 절명상태에 있다는데~살려달라는 애호성(哀號聲)이 차마 들을 수 없이….”(1925년 7월18일 조선일보 호외) 실시간 정보홍수에 빠져있는 요즘이지만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에서만 오로지 시대를 읽고 역사를 읽었던 때가 있었다. 이 책은 바로 우리 백성이 미증유의 질곡에서 헤매던 바로 구한말~일제강점기~해방 때까지의 신문기사 141건을 통해 당대의 하루하루 역사를 읽어냈다. 기실 우리는 ‘한일합방’, ‘3·1운..
광개토태왕 경험·지혜 배워라- 윤명철 <생각의 지도를 넓혀라> ▲생각의 지도를 넓혀라…윤명철|마젤란 광개토태왕’은 391년 18살의 나이로 고구려 태왕이 되었고 불과 39살의 젊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생각해보라. 독자 여러분이라면 39살에 무엇을 해놓고 죽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태왕은 누란에 빠진 조국을 일으켜 한민족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얻었다.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백성들에게 천손의 나라임을 고취시켰고, 마침내 동아시아 지중해의 중핵으로 고구려의 위상을 높였다. 저자는 바로 그 ‘태왕’이 그렸던 ‘특별한 지도’를 거울삼아 미래를 개척하자고 제안한다. 광개토태왕의 지혜와 경험을 창조, 개방, 조화 등 3가지 측면으로 나누고 이를 27개의 코드로 세분화시켰다. 유목민의 특성을 바탕으로 농경민의 안정성과 수렵민의 민첩성을 접목시킨 태왕. 다민족·다문화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