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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전 신라 '애기부처' 보물되는 사연 얼굴이 둥글고, 살은 통통하고…. 일제강점기인 1925년 무렵 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에 흥미로운 불상이 전시되고 있었다. 돌로 만들었고, 앉아있는 형상의 미륵불이었다. 이름하여 석조미륵불의자상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경주남산고적보고서인 (1940)에는 “이 불상은 1924년 10월10일 경주 남산의 장창곡의 고분에서 출토된 것”이라고 소개했다.경주 남산 장창곡에서 확인된 석조여래미륵삼존상. 동안의 모습이어서 ‘애기부처’라는 별명을 얻었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하지만 왜 이런 불상이 고분에서 출토됐겠는가. 발견된 불상 주변에 고분이 5~6구 흩어져있는데다 무너져내린 돌방(석실)에서 발견되었기에 ‘고분(돌방무덤) 출토’라 잘못 판단한 것이다.그런데 불상은 한 구가 아니었다. 은 “이미 원래 자리에서 벗어..
해인사 폭격멍령을 거역한 김영환 장군 유품이 문화재된다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6·25전쟁 당시 공군 초대 10전투비행전대장이던 김영환 장군(1920~1957)은 공군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영환 장군은 제1차 세계대전 때 붉은 색으로 도색한 전투기를 타고 80여 대의 연합군 항공기를 격추한 독일 공군의 에이스 만프레도 폰 리히토벤을 흠모했다. 그러던 김영환 장군이 형수가 만들어준 자주색 마후라를 두르고 다니면서 ‘빨간 마후라’가 일약 한국 공군에서 유명해졌다. 공군 창설과 발전의 중심인물이면서 해인사 폭격명령을 거부해서 해인시와 고려대장경을 구해낸 김영환 장군의 명패. 이 명패는 해안사 폭격명령을 거부했을 당시의 명패이다.|문화재청 제공 여기에 1964년 전투조종사를 소재로 한 ‘빨간 마후라’ 영화가 상영됨으로서 영화주제..
"합시다. 을노브(love)!"…조선의 영어열풍, 일제가 어떻게 망쳤나 “‘모던뽀이’는 ‘시크’해야 하고 ‘모던껄’은 ‘잇트’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1931년식 첨단인의 마땅히 가져야 할 현대성이다. ‘스마트’한 것을 자랑하는 ‘모던’이…신감각파적 ‘에로’ ‘그로’를 이해치 못해서야 될뻔한 일이냐”.잡지 1931년 6월1일자에 실린 이 글은 1920~30년대 불어닥친 영어열풍의 단면을 보여준다. 일상대화나 잡지·신문 등에 글을 쓸 때 영어를 섞어 쓰지 않으면 행세하지 못했다. 그런 판국이니 당시 신문에서는 거의 날마다 등장하는 영어신조어를 소개하는 ‘신어해설’란을 만들기도 했다.(동아일보 1931년 3월9일)지석영이 1908년 다산 정약용의 아동 학습교재인 에 한자를 중심으로 한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발음을 표기해놓은 새로운 교재를 만들었다. ‘love’는 ‘을러브’..
1990년대 제작된 '가짜 총통'이 지금도 버젓이…조선 화기 800여점 분석해보니 1992년 8월 한산도 앞바다에서 인양했다는 ‘총통’(발사무기)이 일사천리로 국보(제274호)로 지정됐다. 이름하여 ‘귀함별황자총통’이었다. ‘만력 병신년(1596년·선조 29년) 6월 제작된 귀함(거북선)의 황자총통은 적선을 놀라게 하고, 한 발을 쏘면 반드시 적선을 수장시킨다(龜艦黃字 驚敵船 一射敵船 必水葬)’는 명문이 새겨져 있었다. 거북선에 장착한 화포가 발견됐다는 것이니 국보 중 국보로 평가받을 만했다. 그러나 이 총통은 어이없게도 4년 만(1996년)에 국보에서 전격 해제된다. 조선시대 총통은 휘어질지언정 깨지지는 않게 주석함유량을 5~10wt%(중량퍼센트·weight percent) 정도로 맞추었다. 발사 때의 충격으로 총통이 깨지면 인명이 다칠 수 있기에 최악의 경우에는 휘어지도록 만든 것..
김홍도, 신윤복과는 또 다른, 조선이 낳은 세계적인 풍속화 스타…'기산 김준근'을 아십니까 풍속화가라면 역시 단원 김홍도(1745~?)나 혜원 신윤복(1758~?) 등이 유명하다. 19세기 말 활약한 풍속화가 기산(箕山) 김준근의 존재를 아는 이는 드물다. 그 당시의 자료 어디를 찾아봐도 김준근 관련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서예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오세창(1864~1953)이 1917~1928년 역대 서화가의 사적과 평전을 모아 간행한 에조차 김준근의 행적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후대에 기산의 풍속도를 본 이들은 ‘삼류화가’라며 깎아내리기도 했다.19세기말 신부와 신랑이 초례하는 모습을 그린 기산 김준근의 풍속도. |독일 MARKK(옛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 소장■풍속화백과사전그러나 기산에게는 ‘우리만 몰랐던 팩트’가 있다. 바로 19세기 말 외국인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았던 세계적인 화가였다는..
북한군 군홧발이 찍힌 지도, 국군 소각명령에 불탄 동종…6·25와 박물관 전쟁 북한군의 군홧발이 찍힌 지도와, 한국군의 초토화 작전으로 불탄 동종…. 국립중앙박물관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테마전(‘6·25 전쟁과 국립박물관-지키고 이어가다’)을 25일부터 9월13일 개최한다. 6·25전쟁 중 북한군의 군홧발이 여럿 찍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요계관방지도’. 해방 이후 경복궁의 각 전각에는 각종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이때 오가던 북한군에 의해 짓밟힌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물론 아직 코로나 19 확산 우려에 따라 박물관이 휴관중이므로 테마전은 누리집과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전시로 우선 개막된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테마전은 6·25전쟁으로 사라질 위기에 빠진 문화재를 지키고 문화의 맥을 잇고자 했던 국립박물관을 조명하며, 국난 극복과 평화의 교훈을..
'미남자' 헌종과의 사랑 야사로 유명한 경빈 김씨 무덤의 원자리 71년만에 찾았다 창덕궁 인정전의 동남쪽, 창경궁과 경계를 이루는 곳에 자리 잡은 건물이 있다. 1847년(헌종 13년) 건립된 낙선재이다. 그 낙선재 오른쪽으로 헌종(재위 1834~1848)의 후궁인 경빈 김씨(1837~1907)의 처소인 석복헌과, 대왕대비인 순원왕후(헌종의 할머니·1789~1857)의 거처힌 수강재가 나란히 서있다. 서삼릉 내 경빈 김씨 무덤. 조선의 손꼽히는 미남자였다는 헌종과의 짧은 사랑으로 알려져 있다. |궁능유적본부 제공 후궁과 대왕대비의 초소가 나란히 서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후궁인 경빈 김씨가 그만큼 헌종의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다. ‘외모가 준수하고 명랑하며 금석(金石)같은 큰 목소리를 자랑했다’()는 조선의 손꼽히는 미남자 헌종과 ‘예쁘고 순진하며 온순 검소했다’(경빈김씨 묘비문..
어? 풍속화네…김홍도 동갑내기 맞수의 8m 산수화엔 19세기 삶의 현장이 녹아있다 “선왕(정조)을 모시던 화원 가운데 묘수는 ‘그대’와 ‘늙은 단원’을 꼽았더니…‘단원’은 보이지 않고 ‘도인’만 화실에 퍼질러 앉아 여전히 세상에 있네”. 문인·화가·서예가인 신위(1769~1845)가 시집()에서 ‘묘수 화원’으로 꼽은 두 사람 중 ‘단원’은 두말할 것없이 김홍도(1745~1806?)를 가리킨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는 스승인 심사정의 ‘촉잔도’를 모티브로 삼았다. 그러나 이 그림은 아슬아슬한 험준한 산악길을 통해 촉지방으로 피란가는 행렬도, 속세를 피한 은자들의이상향인 무릉도원의 모습을 그리지 않았다. 삶의 터전에서 저마다의 임무에 전념하는 현실속 이상향을 그렸다는 평을 듣는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김홍도는 조선의 ‘만찢남’ 그도 그럴 것이 단원 김홍도는 18~19세기 조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