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7월 영국의 이언 윌머트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한 새끼양에게 ‘돌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국의 팝스타 돌리 파튼의 이름에서 땄다.

돌리 이전에도 동물복제는 있었다.

그러나 수정란을 이용한 ‘생식세포 복제’가 고작이었다. 수정란이 분할하면 그 세포를 분리해서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한 뒤 같은 개체를 만드는 기술이었다.

그저 인위적으로 일란성 쌍둥이를 만드는 격이었다. 쌍둥이일지언정 똑같은 인간은 아니지 않은가.
윌마트 연구팀은 양(羊)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탈핵난자를 만들었다. 

복제양 돌리. 포유동물 가운데 최초의 체세포 복제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런다음 다른 양의 유선(젖샘) 세포에서 꺼낸 핵을 탈핵난자에 옮겨 심었다. 엄청난 시행착오 끝에 핵과 난자를 융합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얻은 수정란을 277번째 만에 대리모 역할의 암양 자궁에 착상시켰다. 마침내 맨처음 핵을 얻은 양과 똑같은 새끼양이 태어났다.

복제에 쓰인 ‘양의 젖샘세포’에서 풍만한 가슴의 소유자인 돌리 파튼의 이름을 연상했다니 요즘이라면 ‘여혐’의 딱지가 붙었을 게 분명하다.

성장이 끝난 몸에서 떼어낸 세포를 복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사람의 피부, 머리카락 등에서 세포를 추출해서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소와 쥐, 돼지의 체세포 복제가 이어졌다.

복제양 돌리가 만들어진 이후 아돌프 히틀러와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복제될 수 있음을 알린 독일 슈피겔지의 표지. 

2005년 황우석 이병천 서울대 교수팀이 세계 최초의 복제개인 ‘스너피’를 탄생시켰다. 서울대(Seoul National University)와 강아지(puppy)에서 딴 이름이다.

개는 난자가 제대로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란이 일어난다. 때문에 동물복제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단계로 여겨지고 있었다.

사람과 같은 유전병을 많이 갖고 있는 개의 복제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당뇨병이나 파킨슨병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사이 마약탐지견이나 인명구조견, 경비견은 물론 반려견까지 복제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최초의 복제견 스너피는 10년을 살고 암으로 죽었다. 최근에는 이병천 교수팀이 스너피를 다시 복제한 재복제견 4마리를 생산했다.

중국에서는 동맥경화증에 걸리기 쉽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개를 한번 더 복제한 개(룽룽·龍龍)를 탄생시켰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람의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고자 복제했다고 하지만 ‘동맥경화 복제견’이라니 기분이 영 언짢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Posted by 이기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