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 브랑카치 예배당에 마사치오(1401~1428)의 ‘성전세(聖殿稅)’ 벽화가 있다.

‘세금내는 예수’(마태복음 17장)를 그린 작품이다. 성전세는 성전을 관리하는 자들이 받는 일종의 인두세였다. 물론 세속의 왕과 왕자들은 성전세를 내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예수 일행을 시험하려고 “너희 선생은 성전세를 내지 않느냐”고 도발했다.

 

하나님의 아들이자 성전의 주인인 예수더러 세금을 내라 하다니…. 예수에게 모욕감을 안겨주려고 시비를 건 것이다.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마리아 델 카르미네 성당의 브랑카치 예배당에 있는 마사치오의 ‘성전세’ 벽화. 세금을 내는  예수님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예수의 반응은 뜻밖에도 ‘쿨’했다.

 

 “베드로야. 바다에 낚시를 던져 먼저 잡힌 고기의 입을 열면 동전이 나온다. 그 동전으로 세금을 내라.”

어느 날 바리새인과 헤롯당이 몇 사람을 보내 예수를 시험에 빠뜨렸다.(마가복음 12장)

 

“선생님은 진리만을 말씀하십니다. 가르쳐주십시오. 가이사(로마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게 옳습니까 옳지않습니까.”

 

이는 분명 예수에게 올가미를 씌우려는 질문이었다.

만약 “세금을 바치는게 옳다”고 하면 그것은 로마의 식민지배를 용인하는 꼴이고, 반대로 “옳지 않다”고 하면 조세저항을 부추기는 반란세력의 수괴로 지목될 것이 뻔했다.

예수는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데나리온(로마동전)에 새겨진 초상과 글은 누구의 것이냐”고 물었다. 그들이 “가이사의 것”이라 답하자 예수는 유명한 한마디를 남긴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쳐라.”

비록 하나님이 창조한 이 세상이지만, 그래도 세상의 법과 질서 안에서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일러주었다.


예수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를 강조한 인간의 법이 있다.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한 바에 의해 납세의 의무를 진다”는 헌법 제38조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세속이 정해놓은 공평과세의 원칙도 있다.

 

예수까지도 지켰던 이 세속의 법과 원칙을 일부 기독교계가 왜 앞장서서 무너뜨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50년 헛된 논쟁 끝에 겨우 마련한 ‘종교인 과세’에 사사건건 딴죽을 걸고 있다. 집착에 가까운 몽니다.

김의원이 제출한 종교인 과세 유예법안에 서명한 국회의원 28명 중 3명이 뒤늦게 발의를 철회했다.

 

당장 짜증을 유발하는 훼방을 그만두고 ‘가이사의 것’을 강조한 예수님을 따르는 기독교인이 되기를 바란다. 자칫하면 기독교계 전체가 욕를 먹는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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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기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