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자 DNA 사냥을 떠나다…마틴 존스|바다출판사

유적에서 토기가 출토됐다고 치자. 그러면 고고학자들은 부드러운 솔로 항아리에 묻어있는 먼지와 쾨쾨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유기체를 조심스레 털어낼 것이다. 신주 모시듯 하면서…. 그러면서 기왕의 토기편년에 막 나온 유물을 대입시켜 연대가 어떻고, 성격이 어떻고를 설왕설래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고학은 한물 간 시대가 되었으니 세상, 참….

이젠 막 출토된 토기는 거들떠보지 않고 토기에 묻은 생체분자들을 모아 최첨단 실험실로 가져간다. DNA 분석을 위해서다. 이 괴상한 사람들은 생체분자 고고학자들이다. 아닌 게 아니라 고고학자 노릇하기도 힘들어졌다. 고고학자는 고생물학, 분자생물학, 지구화학, 법의학 등 골치아픈 자연과학 공부까지 섭렵해야 행세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DNA와 미토콘트리아의 특성이 자세히 연구되고 극미량의 고대 DNA를 대량으로 복제하여 인류사의 비밀을 속속 밝히고 있으니….

이런 방법으로 2만~2만7000년 전까지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의 직접조상이 아니며, 굳이 말하자면 ‘사촌쯤’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현생인류의 조상이 15만년 전쯤 아프리카에 살던 어떤 여성이라면,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은 상당기간 동안 공존했을 것이다. 이들은 현생인류와 같이 음악을 즐기고 의례를 치렀다. 현생인류와 아이디어와 공예품 같은 것도 교환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

영화 ‘쥐라기공원’은 화석이 된 곤충에서 고대 DNA를 되살릴 가능성을 연구한 학자(포이너 주니어)로부터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그런데 DNA를 쫓는 스반테 파보가 쥐라기 공원과 같은 논리를 취해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배열해냈다. 상상력을 현실로 만든 것이다. 도대체 현생인류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신지영 옮김.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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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기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