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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강은 ‘자연의 뜻’대로 흘러가야 한다-<생명의 강>

▲생명의 강…샌드라 포스텔·브라이언 릭터 | 뿌리와 이파리
 
1901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이후 ‘홍수대책과 물 수요, 전력 수요’를 이유로 대규모 저수사업을 벌였던 미국. 그런데 97년 콜로라도 강에 글렌캐년 댐 건설을 강력하게 옹호한 바 있던 배리 골드워터는 “만약 지금이라면 (댐 건설에) 반대하겠습니까. 찬성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한다. 

“이젠 반대할 겁니다. 댐을 세우면 잃을 게 너무 많아요.”

무슨 말인가. 인간은 그동안 관개와 홍수 조절, 수력 발전, 생활 용수 공급을 위해 댐과 저수지를 만들고,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강바닥을 준설하고 제방을 쌓았다. 현재 전 세계 강바닥 가운데 60%가 각종 구조물에 의해 잘려있다. 저수 상태의 물은 바다로 자연스레 흘러가지 못한다. 때문에 멕시코만과 아랄해에서는 죽음의 수역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하천 개조가 가져다 줄 이익만을 열심히 계산할 뿐 자연상태의 건강한 강이 안겨줄 ‘생태계 서비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놀라지 마라. 자연상태의 범람원 이용에 따른 순수익이 관개사업에 의한 순수익의 60배를 넘어선다는 사실을 아는가. 자연습지의 가치만 해도 ㏊당 연간 2만달러의 경제가치가 있다는 사실도…. 

이명박 정부는 무려 22조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을 펼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사업이 결국 강, 즉 자연의 뜻이 아니라 순전히 사람의 이기심만이 반영된 것이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숨쉬는 ‘생명의 강’ 만들기가 결코 아님을 웅변해준다. 최동진 옮김.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