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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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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찾기? 도민준만 찾으면 어쩌려고 “강원 양양 하늘에 갑자기 ‘세숫대야 같은(如盤)’ 둥글고 빛나는 것이 나타나…공중에서 온통 적색이 되어…하늘 가운데서 약간 북쪽으로 올라가니….” 1609년 9월25일(광해군 1년), 강원감사 이형욱은 딱 한 달 전(8월 25일) 강원도 일원에서 동시다발로 관측된 기이한 자연현상을 생생한 필치로 보고한다. “원주에서는 ‘붉은 색 베’(紅色如布)’, 강릉에서는 ‘큰 호리병(大壺)’, 춘천에서는 ‘큰 동이(大盆)’ 같은 물체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형욱은 “천지가 진동하는 우레소리가 들렸지만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었다”고 경이로운 순간을 전했다.() 러시아 아무르강 하류 보즈네세노프카 유적 출토 ‘외계인’ 문양 토기. 신석기시대 후기에 제작된 토기에 사람 얼굴을 형상화했다. 붉은 두 눈이 강렬하다.|국립..
'행성X'를 찾아라 ‘행성 X를 찾아라!’ 20세기에 막 들어선 천문학계의 뜨거운 화두는 ‘행성 X’였다. 이미 해왕성·천왕성의 궤도운동 때 흔들거리는 심상치않은 현상을 포착한 터였다. 천문학계는 이것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9번째 행성이 잡아끄는 중력 때문이라고 여겼다. 미국의 외교관이자 천문가였던 퍼시벌 로웰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해발 2110m)에 천문대를 세워 ‘행성 X’ 찾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비록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지만(1916년) 천문대는 로웰이 그린 행성 X의 가상위치를 끈질기게 추적했다. 톰보의 영역으로 명명된 곳은 명왕성 중에서도 하트 모양의 지형이다. 급기야 1930년 2월18일 로웰 천문대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보조연구원이던 클라이드 톰보(1906~1997)가 수많은..
휴대폰 때문에 꿀벌이 멸종한다? 식물도 짝짓기를 해야 열매를 맞는다. 꿀벌과 같은 곤충은 1억5000만 년 동안 바로 그런 식물의 짝짓기를 돕는 배달부였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식물은 꽃 속의 단물(꽃꿀)을 뇌물로 써서 곤충을 유혹해왔다. 꾐에 빠져 정신없이 단물을 빨아먹는 곤충의 몸에 꽃가루 알갱이를 붙이려는 작전이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곤충이 다른 꽃에 날아가 몸에 붙어있던 꽃가루를 새로운 꽃의 암술머리에 옮기면 식물의 짝짓기는 성공리에 끝난다. 수천종의 곤충 가운데 유독 꽃물을 좋아한 종이 있으니 바로 꿀벌이다. 벌 덕분에 사과와 배, 복숭아 등 과일과 아몬드·땅콩과 같은 견과류, 오이, 고추 등의 채소는 물론 커피까지 100여 가지의 작물이 결실을 맺는다. 식탁에 오르는 식물의 3분의2에 이른다. 그러니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5개의 태양과 동이족 신화 영화 에는 태양이 두 개, 즉 쌍성이 뜨는 타투인이라는 행성이 등장한다.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자랐던 곳이다. 그러나 ‘2개의 태양’은 첨단 시대의 상상력 치고는 좀 박약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무려 10개의 태양이 뜨는 드라마 같은 신화가 이미 4500년 전 동양에서 탄생했으니 말이다. 즉 , , 등 중국문헌에 나온 이야기를 종합한 재미있는 전설이야기가 하나 나온다. 각저총 주실 천정에 그려진 일중삼족오. 삼족오의 전형적인 모양이다. 오회분 삼족오와 함께 대표 문양으로 평가된다. 태양 가운데 삼족오가 있다. 이것은 동양신화에 등장하는 예와 '10개의 태양'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태평성대의 시절이라는 요임금 때의 일이다. 산동지방으로부터 바다 동쪽, 태양이 솟는 곳에 양곡(暘谷)이 있었다. 이..
고환사낭꾼과 식인어 레드파쿠라는 물고기는 사람의 이빨과 흡사한 구강구조 때문에 인치어(人齒魚)로도 일컬어진다. 그런데 이 물고기에게 ‘고환사냥꾼(Ball cutter)’이라는 악명높은 별명이 붙어있다. 실제 레드파쿠가 파푸아뉴기니에서 벌거벗고 목욕하던 남성 2명의 고환을 홀랑 따먹고 달아났다는 해외토픽이 화제를 뿌린 바 있다. 고환사냥꾼 혹은 고환절단기라는 별명(Ball cutter)이 붙은 파쿠 . 피라니아는 1978년(‘피라냐’)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개봉된 영화에서 끔찍한 식인어로 연속 등장한다. 영화 속 피라니아들은 베트남전에 투입될 살인무기로 사육되다가 실수로 방류되거나, 혹은 200만 년 전 사라졌다가 물속 지진으로 깨어나 빅토리아 호수로 유입된다. 그런 피라니아들이 몇 초 안에 사람들을 먹어치워 ‘피의 잔치상’으..
'동물의 왕국'과 '인간의 왕국' 속된 말로 ‘꼰대’냐 아니냐를 가르는 TV프로그램이 있다. 리모콘을 돌리다가 어느새 ‘동물의 왕국’이나 ‘가요무대’ 프로그램에 채널을 고정하면 당신은 ‘꼰대’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재미있는 건 ‘그 연세 또래’가 되면 이념이나 정치적인 견해 차이에 관계없이 이들 프로그램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물의 왕국’의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생전의 김 전대통령 소파엔 6·15남북정상회담 공동성명 합의문 및 노벨평화상 인증서와 함께 ‘동물의 왕국’ 비디오 테이프가 비치돼 있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물의 왕국'을 즐겨 시청했다. 방영시간에 맞춰 회의를 일찍 끝난 적도 있었다 하니 얼마나 광팬이었는지 알 수 있다. 2010년 타계한 고 리영희 교수는 평소 방송..
'콩가루 집안'을 욕하지 마라 콩(豆)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청빈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두반곽갱(豆飯藿羹·콩잎과 콩잎국)은 본디 변변치 못한 음식을 가리키는 사자성어다. ‘콩밥 먹는다’는 표현은 감옥살이를 뜻하는 말로 통용된다. 특히 일제 시대(1936년) 형무소 식단을 보면 콩이 40%나 들어가 있었다. 식감이 좋지 않은 콩을 씹느라 얼마나 고생스러웠을까. 재소자들의 건강을 위해 단백질을 먹인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과연 그런 기특한 생각 때문이었을까. 콩과 관련된 최악의 표현은 역시 ‘콩가루’일 것이다. 8·15 해방 이후 쌀 부족 때문에 ‘콩가루’를 배급받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콩가루가 좋은 인상을 줄 리 없었다. 당시 언론까지 나서 ‘우리네 습관에 익숙지 않은 콩가루 먹는 법’, 즉 콩가루 레시피를 소개했다.(경향신문 ..
골프와 목민(牧民) 사이 다산 정약용은 “군자의 학문은 수신(修身)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목민(牧民)”이라 했다. 덧붙여 “다른 벼슬이라면 몰라도 목민관만은 자청할 수 없는 자리”( ‘부임’)라 했다. 임금을 대신해 백성을 다스리는 목민의 책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설파한 것이다. “도백(道伯·도지사)의 몸은 화살이 집중하는 과녁과 같은 존재”라는 표현도 있다. 어디 호소할 곳도 없는 백성들이 오로지 목민관만 바라보며 산다는 것이다. 1491년 성종은 부임지로 떠나는 목민관들에게 “제발 욕심없이 백성을 다스리라”고 신신당부했다. “조정에 있을 때는 백성 사랑의 뜻을 품고 있다가 막상 지방에 부임하면 욕심이 생겨 공무를 망칠 수 있다”고 걱정한 것이다. 성종은 ‘백성을 구휼하는 것’을 목민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