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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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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어록과 마오쩌둥 어록 “마오(毛) 주석의 책을 읽고, 마오 주석의 명령에 따르고, 마오 주석의 지시대로 행동하며, 마오 주석의 훌륭한 전사가 되자.” 1960년 9월 14일 린뱌오(林彪) 중국 군사부장은 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마오쩌둥(毛澤東) 개인숭배’를 선동했다. 린뱌오는 “옳은 것은 유물론이고, 마오 사상”이라면서 “마오 동지 저서의 학습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습득하는 지름길”이라고 역설했다. 린뱌오는 1961년 5월부터 인민해방군 기관지(해방군보)에 연재한 마오쩌둥의 어록을 골라 (1964년)을 출판했다. 문화대형멱 당시 홍위병들이 마오쩌둥의 라이벌인 류사오치(유소기) 국가주석을 향해 빨간 마오쩌둥 어록을 흔들며 조롱하고 있다. 1966년 8월 18일 한 여중생이 마오의 팔에 홍위병 완장을 끼워주면서 문화대혁명의 본..
독일 청년 페히터와 북한 병사의 탈출기 “살려주세요!” 1962년 8월 17일 동독의 18살 청년 페테 페히터가 친구 헬무트 쿨바이크와 함께 탈출을 시도하였다. 둘은 장벽 인근의 목공소 건물 속에 숨어있다가 창문을 통해 ‘죽음의 띠(Death Strip·동독이 만들어놓은 무인지대)’로 뛰어내렸다. 두사람은 ‘죽음의 띠’ 구역을 가로질러 철조망이 설치된 2m 벽을 넘어설 찰나였다. 뒤늦게 알아차린 동독 경비병들이 마구 총을 쏘아댔다. 쿨바이크는 철조망을 통과했지만 페히터는 그만 마지막 순간 엉덩이에 총을 맞고 말았다. 서베를린 시민들은 이 탈출 장면을 목격하고 있었다. 페히터는 동독의 ‘죽음의 띠’ 구역으로 떨어져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동독 경비병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서독 경찰이 피를 흘리며 울부짖는 페히터에게 붕대를 던졌다..
유네스코의 고민, '헤브론이냐 알칼릴이냐' 7월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팔레스타인이 신청한 ‘헤브론(알칼릴) 구 시가지’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주 유네스코 이스라엘 대사인 카멜 샤마 하코헨은 위원회의장석까지 달려가 휴대폰을 흔들며 악다구니를 퍼부었다. “파리의 내 아파트에서 ‘화장실 고장났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여러분이 방금 내린 결정은 우리집 화장실 수리보다 사소한 일이다.” 그러나 버스 지난 뒤의 때늦은 분풀이였다. 헤브론(아랍어 알칼릴)은 유대인의 성지이다. 유대인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이삭·야고보의 부부가 묻혀있다는 파트리아크 동굴이 있다. 그러나 무슬림에게도 경배의 장소다. 역시 이브라힘(아브라함)을 숭배하는 무슬림들은 14세기 이 동굴 위에 ‘이브라힘 모스크’를 지었다. 문제는 유네스코가 헤브론을 ‘팔레스타인의 세계유산..
월드컵 로맨스와 출산율 “25~26일 사이 병원 분만실에서 기록적인 수의 경막외 마취제가 사용됐다.” 지난 3월말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의 란드스피탈리 대학병원의 마취과 의사인 아스게이르 페투르 토르발드손이 자신의 트위트 계정에 올린 이 글이 세계적인 화제를 뿌렸다. 출산 때 임산부들이 사용하는 경막외 마취제의 수가 급증했다는 것은 곧 출산율이 치솟았음을 의미한다. 3월 말은 인구 30여만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가 지난해 6월 27일 열린 유로 2016년 16강전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은지 딱 9개월이 지난 때였다. ‘맞아.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꺾고 흥분한 아이슬란드인들이 사랑을 나눈 결과야.’ ‘출산율을 높이려면 역시 월드컵이야.’ 영국의 BBC, 인디펜던트에서부터 러시아의 뉴스채널 RT, 미국의 뉴스위크에 이르기까지 앞다퉈..
왼손경례와 무릎경례 축구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튀지니와 평가전을 펼칠 때 해프닝이 일어났다. 경기전 국민의례에서 기성용 선수가 왼손을 오른쪽 가슴에 올린 ‘왼손 경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기 성용 선수는 “경기에 집중할 생각에 빠져 있다가 실수한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설상가상 경기결과(0-1패)까지 좋지 않았던 탓인지 ‘국기에 대한 선수의 무례’를 꾸짖는 이들이 많았다. 대한축구협회는 브라질 월드컵 후 대표선수들의 국민의례법을 자체적으로 재정비했다. 즉 일렬로 어깨동무를 한채 서있고, 맨 오른쪽에 서있는 사람이 대표로 경례하는 방법으로 바꾸었다. 기성용 선수의 예처럼 다양한 동작과 표정이 행여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또 일사분란한 모습으로 애국가와 국기를 향한 예의를 표한다는 취지였다. 축..
카탈루냐 주민투표와 엘 클라시코 ‘엘 클라시코(El Clásico ) 스페인 프로축구(라 리가) 소속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대결을 일컫는다. 그런데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캄프 누)에서 벌어지는 엘 클라시코 경기에서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홈팀 바르셀로나가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상관없다. 경기시작 17분14초만 되면 캄프 누에 모인 9만5000여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 ‘in-inde-independencia(독립)!’을 한 목소리로 외친다. 왜 하필 17분 14초인가.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가 스페인의 필립 4세 군대에게 14개월이나 포위당했다가 패한 때가 바로 1714년이었다. 그만큼 1714년은 독립을 염원하는 카탈루냐 주민들에게는 통한의 해였던 것이다. 지금 바르셀로나 축구팀에는 FC(Futbol Club)..
로켓맨과 惡통령 사이 … “무자비하게 징벌하리라. 날강도 미제와 함께 백년숙적 섬나라 오랑캐 무리… 특대형 매국노 박근혜와 그 가련한 일당….” 2014년 북한 인권문제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채택되자 조선중앙 TV가 내보낸 시 ‘징벌하리라’이다. 핵과 인권문제로 수세에 몰린 북한이 한국·미국·일본을 싸잡아 비난하는 시까지 발표한 것이다. 북한은 수가 틀리면 혈맹이라는 중국도 ‘줏대없는 나라’라 비꼰다. 북한 관리나 매체의 발언에서는 외교적인 수사(레토릭)란 있을 수 없다. 경향신문 박순찬 화백이 그린 트럼프와 김정은 캐릭터. 2015년 당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에게는 “교활한 속궁냥(속궁리)이 가소롭다”면서 “실로 돌미륵도 앙천대소할 일”이라는 기기묘묘한 표현을 썼다. 이것도 ‘양반’이다. 북한은 상대국 국가 지도자들의 ..
AK(아카보) 소총과 칼라시니프 동상 인류가 경험한 가장 가공한 무기는 원자폭탄이었다. 1945년 8월 일본 미군의 원폭 투하로 히로시마(인구 34만명)에서 최고 17만명, 나가사키(인구 24만명)에서 최고 8만명 등 25만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원폭투하는 단 두 번 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 ‘해마다’ 원폭 사망자수와 비슷한 25만명을 쏘아죽이는 무기가 따로 있다. 전세계에 1억정 이상 보급돼있으며, 대당가격도 평균 100~300달러에 불과하다. 모잠비크 국기와 짐바브웨·동티모르의 국장(國章), 그리고 헤즈볼라 깃발에 그려져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모스크바 중심가에 들어선 칼라시니코프의 동상 휴대폰보다도 가격이 싼 이 무기는 바로 1947년 구 소련의 미하일 칼라시니코프(1919~2013)가 개발한 AK-47 돌격소총이다. 러시아어인 ‘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