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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 캐스트-흔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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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처럼…' 우리에게도 죽어도 못 내보낼 문화재 있다 1위 부여 외리 문양전(보물 제343호), 2위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국보 제91호), 3위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국보 제83호)….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이 최근 1960~2019년 사이 해외전시를 다녀온 한국문화재 순위를 집계한 자료를 필자에게 보내주었는데, 자못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부여 외리 문양전’(22회·6408일)이라는 유물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59년 동안 22회였으니 그야말로 뻔질나게 해외를 드나든 셈이다. 그 뒤를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8회·2650일)와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7회·2255일)이 따르고 있다. 다소 의외가 아닌가. 1·2위를 달리고 있는 ‘부여 외리 문양전’과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가 어떤 유물이기에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국보 제83호..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한국의 서원'…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이유다 (이 기사는 문화유산 채널 프로그램임 '문롸유산 알려줌'을 위해 다시 게재한 것입니다) “풍기군수 주세붕(1495~1554)이 안향의 옛집터에 사우(祠宇)를 세워 봄·가을에 제사지내고 이름을 백운동 서원이라 했다.” 1541년(중종 36년) 5월 22일 에 사관의 평을 빌려 언급된 ‘서원의 효시’ 기사이다. 주세붕이 성리학을 처음으로 도입한 대학자 안향(1243~1306)을 기리기 위해 안향의 집터에 서원을 세웠다는 것이다. 은 “서원 좌우에 유생들이 거처하며 배우는 학교를 세웠고, 약간의 곡식을 저축하여 밑천은 간직하고 이자를 받아 운영했고, 고을 백성 중에 준수한 자가 모여 먹고 배우게 했다”고 부연설명했다. 이뿐이 아니라 터를 닦다가 우연히 발견한 구리 300근으로 서울에서 유교 경전 뿐 아니라 정..
불에 탄 조선 임금의 초상화는 왜 '전쟁유산' 대접을 받을까 매서운 눈과 귀만 보이고(태조), 왼쪽 뺨과 귀 부분이 없어지고(원종), 귀밑머리와 귀만 보이고(순조), 왼쪽 뺨과 코, 눈이 싹 다 날아가고(순종)…. 불에 타 흠결 투성이인 어진(임금 초상화)인지라 전통적인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그다지 높아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문화재청이 이러한 어진들을 다름 아닌 ‘전쟁유산’으로 평가해 이른바 ‘근대적 문화유산’의 개념으로 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단다. 무슨 연유가 있는 것일까.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란갔다가 불에 탄 원종(인조의 아버지·추존왕)어진. 그나마 원종어진은 얼굴의 반쯤은 남아있다. 그때까지 남아있던 조선 임금의 어진 48점 중 영조 어진과 연잉군 어진 등 극히 일부만 살아남고 나머지 절대다수는 불에 탔다.|국립고궁박물관 제공지금으로부터 66년 전인 1954..
1750년 '조선판 코로나19'로 22만명이 떼죽음 당한 사연 1432년(세종 14년) 4월 21~22일 세종대왕이 화들짝 놀라는 일이 일어났다. 마침 극심한 전염병으로 백성들이 신음하자 “대규모 인력이 동원되는 토목·건설공사를 중단하라”는 명을 내린 터였다. 그것이 그치지 않았다. 세종은 관리들이 제대로 환자들을 구호하는지 혹 생명이 위태로운 자가 있는지 사람을 시켜 알아보았다. 한마디로 감찰단을 파견하여 관리들의 전염병 대책에 잘못이 있는지 낱낱이 파악했던 것이다. 그런데 소격전(도교 주관의 제사 관장 부서)을 살피던 감찰단원의 보고가 세종의 억장을 무너뜨렸다.“소격전 소속 여종 복덕은 시각장애인인데, 굶어죽게 생겼습니다. 복덕은 아이까지 안고 있었습니다.”깜짝 놀란 세종은 소격전과 한성부 북부지역(북부령) 책임자 등 관리 2명을 문책하여 형조에서 심문하도록 하..
무허가 판자촌 지하의 고분…임나일본부의 허구를 밝혔다 “눈보라가 휘날리던 바람 찬 흥남 부두에~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국민가수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는 한국전쟁으로 피란길에 오른 이들의 애환이 담긴 노래다. 노래가사에서 절절이 담겨있듯 부산은 전쟁의 참화를 피해 내려온 피란민들의 최종 목적지였다. 갈곳없던 피란민들은 1평의 땅이라도 빈곳이라면 무작정 터를 잡고 판잣집을 지었다. 당시엔 그것을 일본말로 ‘하꼬방’이라 했다. 하꼬(箱), 즉 동래 중심지 북쪽에 반달모양으로 뻗어있던, 수풀로 무성한 야트막한 구릉도 금세 피란민들로 가득 찼다. 그러나 피란민들의 애환이 담긴 바로 그곳이 기원후 2~기원후 7세기 사이 500년 동안 터전을 잡고 살았던 선인들의 공동묘지일 줄이야. 1969년, 부산시는 동래..
가야 500년 공동묘지서 발견된 40년전 그릇받침은 왜 보물이 되었나 ‘말머리 장식 뿔잔(보물 제598호), 금동관(보물 제 1922호), 청동 칠두령(보물 제2019호), 철제갑옷 일괄(보물 제2020호)….’ 한국전쟁 당시 전국 피란민들의 판자집으로 가득찬 부산 복천동 구릉지역은 1969년 발굴 이후 기원후 2~7세기 사이 500년간 살았던 선조들의 공동묘지였다는 사실이 발굴결과 드러났다.1980~81년 사이 복천동 11호고분에서 출토된 도기 거북장식 그릇받침과 목짧은 항아리. 문화재청은 이 유물을 보물(제 2059호)로 지정했다.|국립김해박물관 소장복천동고분은 곧 사적(제 273호)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에서는 1970년 고대 그리스·페르시아 등에서 확인된 리톤(Rhyton·뿔잔)을 연상시키는 ‘말머리 장식 뿔잔’이 출토된데 이어 1980~81년에는 나뭇가지 장식, 즉..
원숭이도 포기한 ‘오랑캐’ 땅 오명 씻은 ‘삼성퇴’…촉 문명의 정체는?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준비하고 있는 전시 중 볼만한 것이 뭐지요?” “아무래도 삼성퇴 특별전이 아닐까요.” 얼마전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와 올해 열리는 특별전 이야기를 나누던 기자의 귀가 번뜩 뜨였다.말로만 듣던 ‘삼성퇴’ 특별전이라. 필자는 오래전에 읽었던 삼성퇴 관련 단행본을 다시 들춰보았다. 삼성퇴 특별전은 올해 7월21일부터 10월2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삼성퇴와 삼성퇴 관련 유물이 120점 오는데, 이중 24점이 한국의 국보에 해당되는 ‘1급 유물’이란다. 해외에 대여되는 중국유물의 경우 국보가 20%를 넘을 수 없다는 대여 규정이 있다고 한다. 1990년대에서 삼성퇴 특별전을 개최하려고 중국측과 접촉했지만, 중국측이 대여료로 1억5000만원을 요구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
문화재 도난 수사 중 꼬리 잡았다…감쪽같이 사라진 조선 사대부 문집 목판 찾았다 2018년 11월이었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1994년 서울 휘경동에서 발생한 ‘만국전도(보물 제1008호) 도난사건’을 수사 중이었다.‘만국전도’는 다른 함양 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류 필사본(116책)과 함께 7종 46점이 보물로 일괄지정된 바 있는데 이것이 한꺼번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수사결과 ‘만국전도’ 등은 문화재사범 ㄱ씨가 국가지정문화재(보물)인줄 알고도 확보한 뒤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던 식당 벽지에 은닉하고 있다가 적발됐다.2016년 9월 경남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안동 권씨 충강공 종중 장판각에 소장되어 있던 ‘권도 동계문집 목판’ 135점이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문화재사범단속반은 2018년 11월 보물 ‘만국전도’(제 1008호) 수사과정에서 도난당한 ‘권도 목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