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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역겨운 간디, 굶어죽었으면 좋겠다"

 “간디씨를 보니 놀랍고, 역겹다. 탁발승 모습으로 총독 관저의 계단 위를 반나체로 올라가는 꼴이라니….”
 윈스턴 처칠은 1930년대 초 비폭력 자치·독립 운동을 펼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를 입버릇처럼 ‘반나체의 거렁뱅이’로 표현하며 증오했다. 그는 ‘불멸의 대영제국’을 외쳤던 제국주의자로서 ‘영국의 나치’로까지 일컬어지던 극우파였다. 이 때문에 영국이 유럽보다도 큰 대륙의 3억 인구를 통치해온 그 엄청난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처칠은 당시 영국 내의 ‘인도 자치’ 움직임에 분노했고, 비폭력 저항운동을 벌이고 있던 간디에게 극도의 분노감을 표한 것이다. 심지어 단식투쟁을 펼치던 간디를 향해 “굶어죽었으면 좋겠다”는 악담을 퍼부었단다. 처칠에게 간디는 ‘악의 축’이었던 것이다. 당시 인도 총독이었던 에드워드 어윈 경은 “처칠의 태도는 시대착오적이다. 영국 식민지 사람들이 상실감 속에서 살아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꼬집었다. 처칠의 지독한 백인우월주의는 악명이 높았다. 예컨대 그는 “앵글로 색슨족이 우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식민차관 시절) 인도인이 백인과 동등하게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처칠의 악담에 간디는 “나의 육체를 깔아뭉갤 수는 있지만 영혼은 결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죽기 전에도 간디는 “나를 험담한 사람에게 결코 분노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영국 런던 템스 강변의 의회 광장에서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생전에 그토록 간디와 인도의 독립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처칠의 동상도 그 광장 한편에 서있다고 한다. “간디에게 ‘런던의 영원한 집’을 선물한다”고 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축사가 심금을 울린다. ‘인도의 기업을 끌어들이려는 정치적 의도’라며 의미를 축소하는 이들도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 해도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본을 생각해보라.
 일본 땅에 ‘유관순 동상’이 서는 날…. 그런 날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너 자신부터 변하라’는 간디의 가르침을 일본인들에게 바꿔 전하고 싶다. ‘역사를 바꾸고 싶다면 일본 스스로 변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