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전북 장수군 천천면 삼고리 고분군에서 1600년 전 부부가 나란히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석곽묘 2기가 확인됐다.
부장유물과 무덤배치로 보아 봉분 하나에 남녀의 무덤을 함께 조성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이좋게 조성된 석곽묘 2기(5세기 무렵) 중 1기에는 완형의 금귀고리 1점과 목걸이로 추정되는 곡옥과 채색옥이 보였다. 또 피장자의 왼팔에 착용한 팔찌로 추정되는 소옥류가 출토됐다. 다른 1기에는 다양한 토기류와 함께 철기류와 마구류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환두도(둥근 고리칼)가 눈에 띄었다.  

전북 장수 삼고리에서 확인된 1600년전 부부묘. 부부묘에서는 가야뿐 아니라 백제, 신라, 마한 등과 역동적인 교류를 했다는 증거들이 나왔다.|전주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이 고분군을 발굴한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의 전상학 책임연구원은 9일 순천대박물관에서 열린 ‘2018 가야 문화유산 최신 성과’ 학술대회에서 “남녀 한쌍이 묻인 이 무덤과 주변 3호분의 출토양상으로 보아 이곳 장수의 재지세력은 가야는 물론 백제와 신라, 마한 등과 역동적으로 교류를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삼고리 남편묘에서 확인된 환두도의 오각형 고리와 유사한 것이 신라, 백제, 마한 지역에서도 보인다. |전상학 연구원 발표문 발췌

전상학 연구원은 특히 남성묘에서 출토된 환두도의 고리장식에 주목했다. 오각형을 이루고 있는 이 고리장식은 경주 황남대총 남분과 남원 두락리 4호분, 나주 복암리 정촌고분 1호분, 충남 연기 송원리 고분, 논산 표정리 수습품과 아주 유사했다. 

또한 여성묘에서 나온 채색옥은 나주 복암리 고분군과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군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3호분에서 다양하게 출토된 대가야계, 소가야계, 백제계, 신라계의 굽다리 접시 ‘고배’(高杯·높은 굽을 붙인 접시) 역시 활발한 교류의 흔적을 일러주는 증거들이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올해의 가야유산 조사 성과를 정리하고 방향과 과제를 정리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전상학 책임연구원의 발표외에도 ‘가야문화유산 분포현황조사의 성과와 과제’(민경선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호남 동부지역 가야문화유산 분포현황조사의 성과와 과제’(양숙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호남 동부지역 제철 및 봉수 최신 조사 성과’(조명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 발굴조사 성과’(이춘선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등이 소개됐다. 경향신문 선임기자  

Posted by 이기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