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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금관은 왜 순금(24K)이 아니라 19~21K일까…발굴 100년 맞아 분석해보니 올해는 한국고고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유적과 유물이 출토된지 50년과 100년 되는 해다. 먼저 1971년 공주 송산리에서 “내가 무령왕이요”하고 손들고 나타난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되는 해다. 이 무령왕릉 50주년 관련 행사는 비교적 다채롭게 펼쳐졌다. 여기에 국립공주박물관이 특별전(~2022년 3월20일)까지 열고 있으니 세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발굴 100주년을 맞았는데도 별다른 행사없이 지나치는 유적과 유물이 있다. 1921년 경주에서 최초로 발굴된 금관총 금관이다. 상식적으로 금관 같은 중요 유물이 발굴된 지 100주년이 되었다면 기념식을 연다, 학술대회를 연다, 특별전을 연다 하고 떠들썩했을텐데 그렇지 않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무령왕릉의 경우도 하룻밤 사이에 유물을 쓸어담..
통째로 삭제된 이완용 부음기사…사망, 별세, 서거의 차이 얼마 전 노태우 전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죠. 저는 기자 시각에서 각 언론이 노 전대통령의 죽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눈여겨 보았는데요.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사망’으로,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은 ‘별세’라 했더군요. 조선일보는 작은 제목에서 ‘서거’라는 표현을 썼구요. 국립국어원의 표준대사전에서 검색해보니 ‘사망’은 그냥 ‘사람의 죽음’이고, ‘별세’는 ‘윗사람이 세상을 떠남’이라고 풀이했더라구요. ‘서거(逝去)’는 ‘사거(死去·죽어서 세상을 떠남)’의 높임말이라고 했구요. 왕조시대에는 ‘붕(崩·천자), 훙(薨·제후), 졸(卒·대부), 불록(不祿·선비), 사(死·백성)’( 곡례)라 했습니다. 사실 기자 입장에서 부음만큼 쓰기 까다로운 기사가 없습니다. 죽음을 맞이한 어떤 인물의 삶을, 그것도 그 사람..
무자비하게 도굴된 신라고분 속에서 고구려벽화가 현현했다 1960년대부터 대구 경북 지역 골동품상 사이에서 심상치않은 소문이 돌았다. “(영주) 순흥면의 어느 곳에 벽화고분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소문을 허투루 듣지않은 이가 있었다. 당시 진홍섭 이화여대 박물관장이었다. 틈나는대로 순흥 지역을 답사하던 진관장은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에 따라 도굴 구덩이가 있는 무덤을 들어가 벽화의 유무를 확인했다. 지금으로부터 꼭 50년 전인 1971년 마침내 바로 그 순흥 태장리에서 벽화고분을 찾아냈다. 여러차례 도굴의 화를 입은 벽화 묘는 철저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도굴이 시작된 후 “무덤 내부의 벽에 칠해진 회를 삶아먹으면 만병통치”라는 헛소문까지 퍼졌다고 한다. 그 때문에 무덤 벽과 천정에는 채색화의 흔적만 겨우 남아있었다. 그나마 널길 천정에서 커다란 ..
중국은 휴전선에 지하만리장성을 뚫었다…반미영화의 원조는 '상감령' 최근 중국 애국주의 영화인 ‘장진호’가 중국 대륙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개마고원 장진호 부근까지 진격했던 미군이 중국군에게 포위된 뒤 천신만고 끝에 철수한 ‘장진호 전투’를 중국의 시각에서 다룬 작품입니다. 웨이보 등 중국 SNS에는 영화가 끝난 뒤 자리에서 일어서 거수 경례를 하는 관객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는데요. 영화에서는 한국군과 북한군이 등장하지 않고 중국과 미국의 전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군요. 지난해 10월 개봉된 이후 국내 수입허가로 논란을 빚은 영화 ‘금강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휴전 협정을 앞둔 1953년 7월 강원도 화천 북쪽에서 벌어진 금성 전투를 배경으로 다룬 작품인데요. 역시 미군-중국군의 대결이..
고려 금속활자는 왜 8점 뿐일까…13세기 청자접시 속 활자의 비밀 얼마전 고려 금속활자 관련 공부를 하다가 한가지 흥미로운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2016~2018년 사이에 개성 만월대에서 출토된 고려금속활자와 관련해서 북한학계가 낸 공식자료와, 그것을 보도한 기사 등이었는데요. 그중 청자접시에 박힌 금속활자가 특히 눈에 띄는데요. 이 활자의 발굴기사는 제가 최초로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활자를 찾아낸 북한측의 상세 자료를 보게되니까 더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그 자료를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 중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야기가 있죠. ‘고려=금속활자의 최초발명국’이라는 소리죠.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죠. 자료를 들춰보면 지금까지 남은 고려금속활자가 10점 미만이라는겁니다. 왜 그렇게 됐을까요. 북한 자료..
돌아오지못한 1500년 전 부부총 금동관…왜 한일협정서 빠졌나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금관이 출토된지 꼭 100년 되는 해다. 때는 바야흐로 1921년 9월이었다. 경주 노서리에서 주막집 증축을 위한 터파기 작업을 하다가 우연히 유리옥 등 유물들이 수습됐다. 그렇게 시작된 발굴조사는 어수선했다. 긴급상황인데도 당시 김해 패총 발굴에 전력을 다하던 조선총독부가 전문인력의 파견을 늦췄다. 그 사이 발굴경험이 없는 지역의 비전문가들이 4일간 졸속으로 파헤쳤다. 그럼에도 금관을 비롯한 팔찌와 관모, 귀고리, 허리띠와 허리띠 장식 등 온갖 황금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제는 금관이 나온 이 무덤을 ‘금관총’이라 이름 붙였다. 그러나 금관총 유물과 거의 흡사한 금동관을 비롯한 유물세트가 출토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15년 만에 현현한 부부 그보다 10개월 전인 192..
'십자가형'에서 시작된 '개고기 문화'…2700년 역사 끝나려나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아닌가요.” “개고기송은 이제 그만 불러주세요.” 최근 개고기와 관련된 뉴스가 두 건 올라왔네요. 첫번째는 애견인으로 알려진 문재인 대통령이 김부겸 국무총리로부터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아니냐’고 언급한 건데요. 또하나는 축구스타 박지성씨가 “개고기송은 이제 그만 불러 달라”고 간청했다는 소식입니다. ‘개고기송’은 박지성씨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활약 당시(2005~2011) 맨유팬들이 부른 ‘박지성 응원가’를 일컫는데요. ■“리버풀 애들은 임대주택에서 쥐를 잡아먹거든…” “Park~ Park~ (박지성~ 박지성~) where ever you may be (네가 어디에 있든) you eat dogs in y..
중국인이 벌벌 떨며 조공까지 바친 흉노…신라 김씨의 조상일까 요즘 하늘을 보면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말이 절로 나옵니다. 문자 그대로 ‘하늘이 높고(천고) 말이 살찌는(마비)’ 계절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천고마비’라는 성어는 원래 족보에는 없는 말입니다. 중국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에서 ‘천고마비’를 치면 ‘한국 성어’ 혹은 ‘일본 속담’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그런데 ‘천고마비’라는 말의 출전이 ‘흉노열전’이라는 설명이 있던데요. 그러나 아무리 나 혹은 의 흉노열전을 찾아봐도 그 인용문은 보이지 않더군요. 두 사서의 ‘흉노열전’에는 “흉노는 가을에 말이 살찌면(秋馬肥)…사람과 가축의 수를 헤아린다”는 내용만이 나옵니다. 다만 전한의 장수인 조충국(기원전 137~52)이 기원전 62년 한 선제(기원전 73~48)에게 올린 상소문에 “가을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