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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쉬쉬'하며 감췄던 일본식 고분…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아니 이건….” 1991년 3월 26일 전남 함평 신덕고분을 찾은 국립광주박물관 조사팀이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고분의 원형부 서쪽에 드러난 도굴구덩이가 보인 것이다. 더욱이 이 도굴구덩이는 불과 며칠 전에 판 흔적이 분명했다. “팠다가 다시 메운 구멍에는 부러뜨린 소나무 가지가 채 마르지도 않은 상태로 들어있었습니다. 주변에서 갓 베어진 소나무가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도굴 구덩이 주변에는 약간의 철기 부스러기와 도자(刀子·작은 칼)편이 흩어져 있었습니다.”(성낙준 당시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의 회고) ■생생한 도굴 흔적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도굴 흔적이었다. 당시 이어령 문화부장관이 직접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강도높은 검찰 수사가 계속되던 어느 날이..
몽골 쿠빌라이는 왜 “고려만큼은 특별대우하라!”고 명했을까 2018년 강화 옥림리 주택신축부지를 조사하던 한백문화재연구원 발굴단은 의미심장한 유구를 확인했습니다. 이곳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강화중성(길이 8.1㎞)의 한 지점이었는데, 그곳에서 9기의 목책구덩이가 보인 겁니다. 열을 이룬 목책구덩이는 성벽 외부로 돌출된 능선에서 치(雉)와 마른 도랑을 조성한 흔적이었는데요. 치와 마른도랑은 아시다시피 외부의 침입을 막는 방어시설이죠. ■울부짖으며 성을 헐었던 강화백성들 그런데 목책구덩이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목책에 사용된 나무기둥을 뽑아내려고 인위적으로 기둥자리를 파내고 흙을 다시 메운 흔적이었는데요. 한마디로 인위적으로 성을 헐어버렸다는 얘기죠. 이 대목에서 를 한번 들춰볼까요. “1259년(고종 49) 6월 18일 강도(강화도)의 내성을 헐었다. 몽골 사신(주고..
1000년 전 지독한 여혐 발언의 장본인은 다름아닌 김부식이었다 올림픽 와중에 양궁 대표팀 안산 선수의 숏컷을 두고 페미니시트라고 공격하는 등 젠더 논쟁을 부추기는 현상이 있었는데요. 참 쓸데없는 논쟁이 아닌가 여겨져요. 그냥 무시해도 좋을 이야기를 굳이 기사로 다뤄서 논쟁을 부추겨서 방문자수 장사하는 황색 저널리즘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 주는 역사 속에서도 지금 이 순간 읽어보면 참으로 기막힌 여혐발언을 한 김부식의 사례를 들어 역사속 젠더논쟁(주로 여혐발언)을 살펴봅니다. 문=안산 선수 이야기는 외국언론에서도 크게 다뤘다죠? 답=3관왕을 차지한 안산 선수의 선전 모습을 다룬게 아니라 숏컷머리를 했다고 해서 온라인 상에서 페미니스트라고 공격받고 있는 안산 선수를 다룬 거죠. 2문=역사적으로 젠더 논쟁을 부추긴 사례가 있다면서 어떤 사례입니까? 답=를 편찬..
“국왕은 절대 출입금지 지역”···‘화장실 고고학’의 은밀한 세계 혹시 ‘화장실 고고학’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셨습니까. 1970년대초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개념인데요. 옛 사람들의 배설물(기생충알 혹은 씨앗)로 당대의 식생활 및 건강상태 등을 복원하는 고고학의 한 방법론이죠. 1980년대부터 일본에서도 각지에서 확인되는 화장실유적과 기생충알을 활발하게 연구해왔죠. 얼마전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에서도 대형 화장실 유구가 확인됐는데요. 1991년 경복궁의 복원 정비가 시작된 이후 꼭 30년 만에 처음으로 화장실터가 나왔다는 게 좀 재미있습니다. ■경복궁에서 확인된 첫번째 화장실 그럼 화장실이 왜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까요.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복원 정비한 곳은 아무래도 궁궐의 중심축, 즉 왕과 왕비가 정사를 돌보고 생활했던 공간이었거든요. 생각해보면 왕과 왕비는 화장실을..
아무도 눈치못챈 세종의 ‘숨겨진 업적’…‘신의 한수’ 될 줄이야 실물로 보이지 않았던 세종대왕 업적의 편린이 얼마전 서울 도심 공평동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금속활자 ‘갑인자’는 물론, 종합 자동 물시계인 옥루(자격루)와 해시계·별시계 겸용인 일성정시의 등 세종이 심혈을 기울인 국책사업의 결과물이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따지고 보면 세종대왕의 업적이 한둘입니까. 훈민정음 창제와 해시계·물시계·측우기 등 과학기술 장려, 대마도 정벌과 4군6진 개척, 그리고 편찬 등 손으로 꼽을 수 없죠. 더 있죠. 요즘 주목받고 있는 금속활자(경자자·갑인자)의 개발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그런데 ‘숨겨진 세종대왕의 업적’이 한가지 더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만약 세종의 이 업적이 없었다면 아마 고려·조선의 역사는 송두리째 사라졌을 겁니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신의 한수가 ..
2.5g의 작은 공(탁구공)이 큰 공(지구)를 흔들었다…중국 탁구의 비밀 2020 도쿄 올림픽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요. 그런데 올림픽 탁구경기를 바라보면 한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미국이나 유럽 국적의 선수들인데 동양인 얼굴의 선수들이 많다는 겁니다. 이 선수들이 바로 중국계라는 건데요. 중국이 2.5그램에 불과한 탁구공으로 세계를 제패한 이야기와 함께 핑퐁외교가 상징하듯 미국과의 수교를 끌어낸 역사까지 일러줍니다. 답=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탁구선수가 161명인데 중국계가 20명입니다. 비율로 보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지만 문제는 이 선수들이 실력이 강해서 화면에 자주 비춘다는거죠. 2문=우리 신유빈 선수하고 싸운 룩셈부르크 선수는 58살 중국계 선수잖아요? 답=니시아렌(예하련·倪夏莲) 선수인데요. 1963년생인데 1982년 도쿄세계탁구선수권에서..
그리스제 투구, 동유럽제 칼은 왜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됐나 ‘그리스제 청동투구’, ‘동유럽제 황금보검’, ‘중국제(낙랑) 황금 띠고리’…. 거론한 문화재들은 외국산이 분명하죠. 그런데 셋 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국보(띠고리)와 보물(청동투구·황금보검)입니다. 좀 이상하다는 분도 있을 겁니다. 아니 한국의 국보·보물이라면 국내산이거나 한국인이 제작한 문화재라야 자격이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러나 문화재보호법이 규정한 ‘국보·유물’의 개념은 그렇지 않습니다. 문화재보호법 23조는 ‘유형문화재 중 중요한 것을 보물로 지정할 수 있다’면서 ‘보물 중에서 인류 문화의 관점에서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국보로 지정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어떻습니까. ‘한국산’이라는 단서가 없죠. 한마디로 당대의 해외명품이거나, 혹은 그 유물의 특별한 상징성이 인정되면 외제라도..
‘한국 28, 중국 5, 일본 0’…백성 위해 ‘천기누설’한 세종의 성적표 “아니 저건….” 2016년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 연구원 등 6개국 공동연구진은 칠레의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서 전갈자리의 한 별을 둘러싼 가스 구름을 관측하다가 깜짝 놀랐다. 이 별의 움직인 방향과 속도를 계산하다가 지구 반대편, 그것도 579년 전인 조선의 1437년(세종 19) 2월 5일(음력) 기록을 떠올린 것이다. ■네이처가 주목한 세종의 ‘객성’ 관측 “객성(客星·신성)이 미성(尾星·전갈자리)의 둘째 별과 셋째 별 사이에 나타났는데, 셋째 별에 가깝기가 반 자 간격쯤 되었다.”() 은 “특히 객성이 14일간이나 나타났다”고 기록했다. 그런데 579년 후인 2016년 칠레 천문대에서 6개국 연구진이 관측한 별이 바로 조선의 천문관이 1437년 묘사한 바로 그 객성과 동일한 별임을 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