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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안평대군·안중근 유물…돌아오지 않는 국보 보물들 지난주에는 우체국 국제특송과 공항검색대 등을 이용해서 해외로 문화재 밀반출을 시도하던 피의자들이 적발됐습니다. 덕분에 문화재 4종 92점을 찾아냈는데요. 울산에서는 보덕사에서 도난된 불상 한 구를 회수했습니다. 결국 지난 한 주에 문화재 관련 회수사건이 두 건이나 있었네요. 이번 주엔 이 도난문화재의 회수 건을 계기로 지금까지 감쪽같이 사라져 돌아오지 않는 국보와 보물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진품명품의 명암 1995년 시작되어 지금까지 방영되는 장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KBS의 ‘TV쇼 진품명품’입니다. 문화재의 가치를 대중에게 쉽게 알려주기 위해 재미삼아 감정가를 붙인, 이름 그대로 ‘문화재 쇼’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1996년 방영된 45회에서 아주 흥미로운 숫자가 전광판에 찍혔습니다. 중종반..
설탕, 그 달콤한 맛 속에 녹아있는 인간의 살 며칠 전에 탄산음료·과일 주스 등 설탕이 든 음료를 주 3회 이상 마시는 남성은 주 2회 이하 마시는 남성보다 10년간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는데요. 손정식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4∼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성(30∼64세) 3705명을 대상으로 분석해서 나온 결과라는데요. 이번 주는 설탕의 역사와 설탕 때문에 병을 얻은 사람들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1문=지나치게 설탕을 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것은 다 아는 얘기죠? 답=제가 본격적으로 말씀 드리기에 앞서 몇 분을 거론할 텐데 이 분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세종대왕과,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 전설적인 프로야구 스타 재키 로빈슨? 노인과 바다의 어니스트 허밍웨이, 발명왕 ..
‘청와대 미남불상’에서 왜 조선총독 데라우치의 망령이 떠오를까 1993~94년은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각종 대형 사건 사고들이 터진 때였습니다, 구포역 열차전복(1993년 3월28일),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7월26일), 서해 페리호 침몰(10월10일), 성수대교 붕괴(1994년 10월21일), 충주호 유람선 화재(10월24일) 등 온갖 참사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러자 흉흉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기독교 신자인 김영삼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 뒤편에 있던 불상을 치워버려서 각종 사고가 줄을 잇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급기야 호주 신문인 ‘파이낸셜 리뷰’가 “사고가 잇따르자 김영삼 대통령이 치워버린 불상을 제자리로 갖다놓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자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게 이 불상을 공개하는 자리까지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이 불..
세종은 원래 '문종'이 될 뻔 했다…영·정조도 원래는 영·정종이었다 (이 꼭지에서는 매우 화요일 밤 11시30분부터 20분간 제가 출연하는 'KBS 시사야' 프로그램에서 방송했던 내용을 동영상과 함께 게재합니다. '시사야'는 시사평론가 김성완씨가 진행하는 정통 시사프로그램입니다.) 조선시대 임금을 말할 때 평소 드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조라 하고, 또 어떤 분은 종이라 하는데요. 왜 이렇게 달리 부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이번 주에 평소의 궁금증을 풀 기회가 되었군요. 조와 종 사이에도 어떤 법칙이 있다는데 이야기합니다. 1문=그렇지 않아도 궁금했어요. 왜 세종은 종자가 붙고, 세조는 조자가 붙는지? 답=그렇죠. 곧잘 받는 질문인데요. 그래서 예전에 한번 공부해봤거든요. 엄청 흥미롭더라구요. 조와 종을 붙이는 것을 묘호라 하는데요. ..
‘이란판 단군신화’ 속 페르시아 왕자·신라 공주의 ‘사랑’과 ‘결혼’ 벌써 13년이 훌쩍 흘렀네요. 2008년 초에 이란을 답사하고 있었는데 테헤란에서 이주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란 젊은이들이 답사단 멤버인 한국 여성들을 보고 ‘양곰이 양곰이’하고 몰려들었던 겁니다. ‘양곰이가 누구야’ 했더니 글쎄, 드라마 대장금의 ‘장금이(Janggumi)’의 이란식 발음이었습니다. ■이란과 한국의 공통적인 역사 2006~2007년 사이 이란 국영 채널 2에서 방영된 ‘대장금’이 평균 시청률 85~90%에 달할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는데요. ‘대장금’ 외에도 ‘주몽’과 ‘동이’도 6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할만큼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는데요. 왜 그렇게 한국의 사극이 이란에서 인기냐고 물었더니 그러더라구요. 한국 사극의 서술이 이란 역사와 비슷하다는 겁니다. 인류이동..
신미양요 때 빼앗긴 ‘수자기’…“반환 불가능한 미군의 전리품” 임진왜란 등에서 벌어진 전투를 그린 그림을 보면 예사롭지 않은 깃발이 보인다. ‘부산진순절도’(보물 391호)와 ‘동래부순절도’(보물 392호), ‘평양성탈환도’ 등을 보라. 성루에 큼지막한 깃발이 걸려있다. 그 깃발에는 ‘지휘관’을 뜻하는 ‘수(帥)’자가 대문짝만하게 쓰여있다. 그래서 이 깃발을 ‘수자기’라 한다. 그렇지만 ‘수자기’의 실물은 강화역사박물관에 딱 한 점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 깃발의 소유권은 미국이 갖고 있다. ■미군의 전리품이 된 장군 깃발 1871년(고종 8년) 벌어진 신미양요 때 어재연(1823~1871)의 장군기였지만 미군이 빼앗아 갔다. 미국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소장한 것을 2007년 10년 장기임대로 빌려왔다. 2017년 임대기간이 끝났지만 2년 단..
“이것이 조선 최초의 패션리더·키스신”…‘여성해방’ 그린 혜원 신윤복 조선시대 여인을 그린 그림은 고작 남성들의 눈요깃거리였습니다. 원래는 유교의 도덕을 선양하기 위한 그림이었고, 당나라 고종의 후비인 양귀비(719~756), 요임금의 두 딸인 아황·어영 등을 상상의 모델로 그렸습니다. 그런데 여인 그림을 그린 이도 남성이요, 그것을 감상한 이도 남성이었으니 아무리 유교의 교훈용이었다지만 한낱 남성들의 눈요깃거리로도 쓰였을 것이 분명합니다. ■밤잠을 설치기 십상… 단적인 예로 풍운아 허균(1569~1618)은 화가 이징(1581~?)이 그려준 ‘아이를 씻기는 두 여성’ 그림을 보고 다음과 같이 촌평합니다. “풍성한 살결이며, 아양부리는 웃음이 그 요염함을 한껏 발산하여~아아! 아리따운 자태가 너무도 사실적이어서…오래 펴놓으면 밤잠을 설칠까(공부를 설칠까) 두렵다.”() 1..
엿장수 마음대로 탄생한 국보 11점…화순 대곡리 청동세트 발굴담 2400년 전 어느날. 전남 화순 대곡리에 큰 일이 터졌다. 이 일대를 다스리던 소국의 왕이 서거한 것이다. 제정일치의 시대, 즉 세상을 다스리면서 천지를 농단하여 사람과 하늘을 이어준 일인독존의 왕이 거한 것이다. 제사장이자 왕이 돌아가시자 나라 사람들이 장례를 의논한다. 왕은 본향, 즉 천신이 되어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슬픔보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돌로 파서 무덤을 만드는 한편 그 안에는 굴피나무로 통나무관을 만들기로 한다. ■제사장 겸 임금이 서거하시다 우선 통나무 관 밑에는 청동으로 만든 칼 두 자루를 깐다. 액막이용이다. 그런 다음 통나무관에 시신을 누이고 청동신기(神器)들 즉, 청동검과 거울, 방울, 도끼, 새기개 등을 넣고 뚜껑을 덮는다. 이 모두 생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