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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년전의 '도자기 외교'…백자와 청자를 주고받은 프랑스 대통령과 고종 임금 백자 꽃병과 청자 대접…. 지금으로부터 132년 전 조선의 고종(재위 1863~1907)과 프랑스의 사디 카르디 대통령(재임 1876~1894년)이 한·프랑스 우호를 위해 주고받은 선물이 바로 백자 꽃병과 청자 대접이다. 양국 정상이 ‘도자기 외교’를 펼친 셈이다.1888년 프랑스 사디 카르노 대통령이 수교 2주년을 맞아 조선의 고종에게 선물한 백자꽃병. 입지름이 53.2㎝, 높이가 62.1㎝의 대형 도자기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1886년(고종 23년) 조선과 수교를 맺은 프랑스가 조선의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빅토르 콜랑 드 플랑시(1863~1922)를 초대 주조공사로 임명한 것이 계기가 됐다. 프랑스 등 유럽사회에서는 당시만 해도 중국 도자에 열광했지만 조선 도자에 대한 관심은 전무했다. 그러나 플랑..
문화재 도난 수사 중 꼬리 잡았다…감쪽같이 사라진 조선 사대부 문집 목판 찾았다 2018년 11월이었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1994년 서울 휘경동에서 발생한 ‘만국전도(보물 제1008호) 도난사건’을 수사 중이었다.‘만국전도’는 다른 함양 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류 필사본(116책)과 함께 7종 46점이 보물로 일괄지정된 바 있는데 이것이 한꺼번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수사결과 ‘만국전도’ 등은 문화재사범 ㄱ씨가 국가지정문화재(보물)인줄 알고도 확보한 뒤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던 식당 벽지에 은닉하고 있다가 적발됐다.2016년 9월 경남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안동 권씨 충강공 종중 장판각에 소장되어 있던 ‘권도 동계문집 목판’ 135점이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문화재사범단속반은 2018년 11월 보물 ‘만국전도’(제 1008호) 수사과정에서 도난당한 ‘권도 목판..
정조의 친여동생 청연군주가 입은 명주저고리 복원됐다 ‘정조의 여동생 청연군주를 아십니까.’ 정조(재위 1776~1800)는 비정한 아버지(영조)의 명에 따라 뒤주에 갇혀 비명횡사한 사도세자(1735~1762)와 동갑내기 부인인 혜경궁 홍씨(1735~1815)의 아들이다. 그런 정조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살, 네 살 터울의 여동생이 둘 있었으니 청연군주(1754~1821)와 청선군주(1756~1802)이다. 할아버지인 영조 임금도 42살이 되어 낳은 아들(사도세자)이 본 손자(정조)와 손녀(청연·청선군주)가 얼마나 귀여웠을까. 정조의 여동생이자 사도세자의 딸인 청연군주가 입은 명주저고리. 국가민속문화재 53호이다.|세종대박물관 소장은 “영조(1694~1776·재위 1724~1776)가 72살 때인 1765년(영조 41년) 4월 가뭄 끝에 내린 단..
'0원에서 1억원까지'…당신이 만약 길가에서 국보유물을 발견했다면? “응? 이게 웬 불상이지?” 1963년 7월 16일 경남 의령 대의면 하촌리 마을밖 도로공사에 품팔이를 나온 마을주민 강갑순씨(당시 40세)와 큰아들 전병철군(17)이 야산 비탈의 돌무더기를 파헤치고 있었다. 얼마쯤 파내려 갔을까. 두사람은 깜짝 놀랐다. 걸리적 거리던 잡석 하나를 곡괭이 끝으로 제치자 폭 30㎝ 길이 40㎝, 깊이 30㎝ 가량의 네모반듯한 공간이 있었고, 그 안에 누워있던 금빛 찬란한 불상을 보았다. 강씨는 발견사실을 대의면 지서에 알렸고, 불상을 친견한 전문가들은 경악했다. ‘금동연가 7년명 7년명 여럐입상’. 이 불상은 제작연대(기미년·539년)가 있는 가장 오래된 금동불이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시어머니에게 고기 한근 사드려야죠” 금동불상은 둥근 연꽃 대좌 위에 중생의 고통을 ..
짝퉁? 창조적 모방?…고구려풍 베낀 신라귀족 귀고리 포항서 발견 단순한 짝퉁인가, 아니면 창조적 모방인가. 5세기 후반 신라에서는 고구려 기법을 모방한 금귀고리를 제작했고, 이 귀고리를 포항지역 귀족이 달았던 증거가 나왔다.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진입도로 구간을 조사중인 화랑문화재연구원은 최근 포항 흥해읍 대련리 유적에서 황금으로 만든 금제굵은고리귀고리(金製太環耳飾) 1쌍을 비롯하여 금제가는고리귀고리(金製細環耳飾) 2쌍, 은제팔찌 1쌍 등의 장신구류와 다수의 토기를 발굴했다고 밝혔다.포항 대련리에서 확인된 금제 귀고리. 고구려 기법을 모방한 신라산으로 추정된다. |화랑문화재연구원 제공확인된 7기의 무덤 중에서 6기는 모두 도굴되었다. 그러나 가장 규모가 크고. 귀고리 등이 확인된 4호 무덤은 무너진 천장 덮개돌이 부장 유물들을 덮고 있는 바람에 천만다행으로 도굴을 피했다..
한성·웅진·사비 잇는 '익산 백제'…무왕과 선화공주의 설화 여전히 지난 10일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을 찾는 이들은 헷갈리기 쉽다. 미륵사지 서탑 옆에 서있는 큰 건물이 박물관인줄 알지만 그게 아니다. 신설된 박물관은 요즘 서울시내 대학 건물처럼 지하를 파고 들어가 조성돼있다. 최흥선 국립익산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미륵사지 전체가 사적(제150호)구역이어서 층고 12m 이상의 건물을 세울 수 없는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에 주변 경관을 해칠 수 없어 지하에 조성한 것”이라 설명했다. 지난 10일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 상설전시실 전경. 상설전시실에는 국보·보물 3건 11점을 포함한 3000여점의 전시품을 선보이고 있다. ■무왕의 나무관 첫 복원공개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맨먼저 보이는 유물은 2009년 미륵사지 서석탑 사리공에서 출토된 금제사리내함이다. 높이 5.9㎝, 최..
"1500년전 마을별 세금 할당량"…경산 소월리 출토 목간의 정체 ‘감말곡 논 7결(?), 둑 위 1결, 구미곡 3결, 둑 아래 40부, 하지시곡 논 2결, 구리곡 ○부, 곡문미진 상급의 밭(上田)….’ 지난해 12월 초 경산 소월리 유적의 구덩이에서 수수께끼와 같은 유물들이 나왔다. 3면을 사람 얼굴 모양으로 뚫은 토기 항아리와 함께 의도적으로 바닥을 제거한 시루가 보였다. 시루와 사람 모양 항아리를 맞춰보니 꼭 들어 맞았다. 관심의 초점이 된 유물들이 더 나왔다. 바로 5~6면에 알쏭달쏭한 글씨를 잔뜩 새겨놓은 목간과 싸리나무 다발과 자귀로 추정되는 목제유물이었다. 목간은 다발 및 자귀 아래에서 나란히 늘어선 형태로 발견됐다.1차 판독과 달리 2차판독에서 E면 판독이 많이 바뀌었다. ‘답중삼결(畓中三結·논 중 3결)’이 ‘답십삼결(畓十三結·논 13결)’로, 판독불가..
세종도 불만 터뜨린 조선의 인사검증시스템…'서경' '역사'를 아시나요 하직이물래(下直吏勿來·관리들의 하직인사 사절), 물래(勿來·인사를 사양), 입직(入直·직무실로 가서 인사), 미견(未見·만나지 못함), 입직미견(入直未見·직무실로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함)….고문서를 다수 소장하고 있는 교지연구가 김문웅씨(80)가 얼마전 아주 희귀한 자료를 기자에게 공개했다. 이름하여 ‘역사기(歷辭記)’라는 아주 생소한 문서이다. ‘역사’는 새로 임명된 신임관리(당하관·정 3품 이하)가 의정부 소속 정승들과 인사 관련 부서인 이조 및 병조 등을 돌아다니며 부임인사 하는 절차를 가리킨다. ‘역(歷)’자에 ‘다니다’ ‘두루’라는 뜻이 있으며, ‘사(辭)’자에는 ‘알리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고전번역원의 고전DB에서 검색해봤더니 ‘역사’라는 용어는 숙종 시대인 1700년 이후의 실록에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