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허용된 이들만 살 수 있는 마을이지만…. 남북 분단과 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파주 대성동 마을에서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인 ‘뗀석기’ 등 다양한 유물이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연구소 중심으로 구성된 비무장지대 실태조사단이 5월26~29일 대성동 마을을 대상으로 첫 실태조사를 벌인 끝에 구석기 시대 석기를 비롯해 다양한 유물을 수습했다”고 9일 밝혔다.

대성동 마을에서 수습한 구석기 시대 뗀석기. 석기가 수습된 지역은 주변보다 지대가 높은 구릉정상부인데 이것에서는 석기제작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규암석재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구석기 유물은 마을 남쪽 구릉일대에서 확인된 뗀석기(규암 석기) 2점이다. 찌르개와 찍개류의 깨진 조각으로 추정된다. 큰 몸돌에서 떼어낸 격지를 이용해서 만든 찌르개는 석기의 길이 축을 중심으로 양쪽 가장자리 날 부분을 잔손질하여 대칭을 이룬 날을 조성했다. 전체 둘레 형태는 마름모꼴이다. 지병목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주변보다 지대가 높은 구릉 정상부에서 구석기와 함께 석기제작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규암 석재가 다수 출토되고 있다”면서 “이곳이 구석기시대 고인류가 터전을 잡고 살았던 마을임을 짐작케 한다”고 밝혔다. 이한용 전곡 선사박물관장은 “땐석기의 형태로 보아 10만년 이전의 전기구석기 유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은경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은 “이와 비슷한 구석기 시대 뗀석기 유물은 2004년 개성공업지구 문화유적 남북공동조사 당시에도 1점이 발견된 바 있다”면서 “그것이 북한의 대표 고고학 학술지인 <조선고고연구>(2005년 2호)에 사진이 수록된 바 있다”고 전했다.

유물이 확인된 대성동 마을의 서쪽에는 임진강 지류인 사천이 흐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도로가 발달하지 않은 선사시대에는 강이 문명의 젖줄 노릇을 했다. 임진강·한탄강 유역에서 다수 확인되는 구석기 유적들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구석기 유물 뿐이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400m 정도 거리에 있는 태성(台城)이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태성의 동서방향에 문의 흔적(문지·門址)이 보였으며, 주변에서는 고려~조선 시대의 토기 및 기와 조각 등이 수습됐다.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마을 남쪽 구릉 일대에서는 고려 시대의 일휘문(日暉文·평평한 면에 새긴 원형돌기 문양) 막새, 상감청자조각, 전돌, 용두(龍頭) 장식 조각 등을 비롯하여 통일신라~조선 시대까지의 유물이 확인됐다. 

경기 파주 군내면 조산리에 조성된 대성동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비무장지대 남측 구역에서 주민이 거주할 수 있는 유일한 마을로 선정된 마을이다. 대성동마을은 유엔사의 민사규정과 대한민국 법률이 공동으로 적용되는 특수 지역이다. 행정구역은 파주시에 속하지만 민사 행정 및 구제 사업은 유엔군 사령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 마을의 주민은 국방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를 면제 받는 등 혜택을 누리고 있다. 

대성동 마을과 기정동 마을의 모습. 강(사천)을 사이에 두고 조성된 비무장지대 마을이다. 1.8㎞ 떨어져있다. |연합뉴스  

대성동 마을은 강(사천)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마주보고 있다. 기정동 마을 또한 북한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에 자리잡고 있는 민간인 거주지이다. 대성동·기정동마을은 한반도의 분단과 대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마을로 잘 알려져 있다.

대성동 마을은 1972년과 1980년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종합개발계획에 의해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과 전혀 다른 경관이 조성돼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주택은 모두 서향을 하고 있다. 정면에 해당하는 서측면을 강조하는 디자인,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에 따라 층수를 높게 하는 주택 배치, 격자형의 택지 분할 등이 특징이다. 

이종규 국립문화재연구소 사무관은 “실태조사단은 대성동마을의 경관적 특징도 조사했다”면서 “강을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는 기정동 마을까지 포함한 남북공동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더 큰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번 조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사전조사 차원에서 진행됐다”면서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와 태봉국 철원성, 고성 최동북단 감시초소(GP) 등과 대암산·대우산 천연보호구역, 건봉산·향로봉 천연보호구역 등 40여곳을 대상으로 내년 5월까지 조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선임기자 

Posted by 이기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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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mduhan 2020.06.17 1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북한의 도발로 군사 분계선 인근에서의 발굴 등은 당분간 불가능할 것 같네요.아쉽습니다

  2. Abe 2020.06.17 2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전형적인 악어의 눈물...

    왜국의 극우 군국주의 혐한론자가 대한민국의 발굴 상항을 염려해? 왜국이 강탈한 문화재 반환건 부터
    노력해 보시지요....

    "왜는 간사스럽기 짝이 없어 신의를 지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이순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