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미국 국립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팀은 다이아몬드에 열광하는 인류의 이목을 사로잡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천왕성과 해왕성이 다이아몬드 별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었다. 다른 행성에 비해 메탄이 월등한 두 별의 내부에서 높은 온도와 강력한 압력이 메탄을 수소와 탄소로 분해시킨다는 것.
그 중 탄소가 다이아몬드 결정으로 압축된다는 이론이었다. 덕분에 두 행성의 내부에 수 천㎞에 이르는 다이아몬드띠가 형성돼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두 별의 표면이 ‘액체 다이아몬드’로 덮여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메탄이 풍부한 두 행성의 환경이 고체 다이아몬드가 액체로 녹는 순간의 온도·압력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천왕성·해왕성이 ‘다이아몬드 바다’로 뒤덮였다니 얼마나 매혹적인 가설인가.
1998년 켄타우루스 별자리에서 또다른 ‘다이아몬드 행성’이 관측됐다. 탄소결정체인 직경 1만2800㎞인 행성에 ‘청록빛이 영롱한 다이아몬드별’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2011년에도 40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55 켄크리(게자리)e’가 확인됐다. 지구보다 크기는 2배 크고, 질량은 8배 무겁지만 지구처럼 암석질로 이뤄져서 ‘슈퍼 지구’라는 소리를 들었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이 별의 표면이 다이아몬드로 덮여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궁금증이 남는다. 우리가 사는 지구별엔 왜 다이아몬드가 귀한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려면 고온·고압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산소가 유입되면 다이아몬드커녕 이산화탄소로 변하고 만다. 산소가 풍부한 지구에서 고온·고압 상태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다량의 다이아몬드를 만들기는 언감생심이다.
그렇지만 절대 부러워하면 안된다. ‘55켄크리e’는 공전주기가 18시간에 불과할만큼 항성(태양)에 바싹 붙어있다. 이번에 영·미국 공동연구진이 발표했듯이 이 별의 표면온도는 1100~2400도에 이르며, 일교차는 무려 1300도에 이른다. 아름다운 가면을 쓴 지옥별인 셈이다.
태양계가 속한 은하계에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만 400억개 이상이다.
그 중에 생명체가 숨쉴 수 있는 지구 같은 푸른별을 찾을 수 있을까.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새삼 지구에 산다는 것을 고마워해야 한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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