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손동철 경북대 교수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이 우주의 비밀을 풀어줄 ‘암흑물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암흑물질의 존재를 가정한 모형과 측정결과가 일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의 입장에서 암흑물질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넘사벽’이라 할 수 있다.
대체 암흑물질이란 무엇인가.
우리 몸의 세균 세포는 사람 세포보다 10배나 많은 100조개에 이른다. 그러나 사람은 자기 몸에 살면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혹은 해를 끼치는 세균의 존재를 깨닫지 못한다.
우주는 어떨까. 빛과 전파, 자외선 등으로 관찰할 수 있는 ‘보통물질’만 있을까. 아니다. 우주 물질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것은 ‘암흑물질’이다.
빛과 상호 작용하지 않기에 전파나 적·자외선, X선, 감마선으로도 전혀 관측되지 않는 물질이다. 마치 몸속의 세균처럼…. 암흑물질은 이론적으로 중력을 통해서만 측정될 수 있다.
1933년 스위스의 괴짜 천문학자인 프리츠 츠비키가 ‘암흑물질’의 존재를 추론해냈다.
은하에는 태양 같은 별이 2000억개 정도 포함돼있고, 이런 은하는 적어도 수천억개 존재한다.
그런데 은하들은 아무렇게 흩어져 있는게 아니다. 은하단은 중력으로 한데 묶인 거대한 은하집단을 일컫는다. 은하단은 중력의 상호작용으로 밀고 당김에 따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공전한다.
그런데 츠비키는 머리털자리 은하단 속 은하들의 공전속도를 관측하다가 이상한 현상을 목격했다. 은하들의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는 것이었다.
즉 사람이 관측할 수 있는 보통물질이 속도를 내는데 기여하는 양보다 무려 400배나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빛을 내는 물질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물질의 힘이었다.
츠비키는 관측할 수 없지만 은하의 공전속도에 기여하는 무언가를 ‘암흑물질(독일어 dunkle materie·영어 dark matter)’이라 명명했다.
1970년대 천문학자인 베라 루빈과 켄트 포드는 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은하의 중심을 공전하는 별들이 중심부로부터 얼마나 떨어져있든 회전속도가 거의 다 같다는 사실을 관측한 것이다.
보통물질이 포함된 지역보다 한참 벗어난 별인데도 그랬다. 무엇때문인가.
결국 정체불명의 ‘암흑물질’이 별들이 은하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지 않도록 고삐를 바싹 당겨준 것이다. 보통물질은 별들을 궤도에 잡아두는데 필요한 질량의 6분의 1만 기여할 뿐이었다. 암흑물질이 무려 6분의 5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최근 6600만 년 전의 공룡 멸종이 바로 이 암흑물질 때문일지 모른다는 가설까지 등장했다.
은하의 중간을 공전하는 태양계가 두터운 암흑물질 띠의 중력 때문에 균형을 잃었다는 것. 그래서 태양계 외곽의 혜성이 제 궤도를 이탈해서 지구에 곤두박칠 쳤다는 것이다.
그 결과 공룡을 포함, 지구 생명체의 75%가 멸종됐다는 것이다. 아직 존재가 100% 증명되지 않은 암흑물질처럼 이 주장 또한 가설이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 기사는 마침 최근에 나온 ‘리사 랜들의 <우주를 지배하는 제5의 힘-암흑물질과 공룡>, 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6’을 주로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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