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세기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세상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같은 강이라도 같은 물 속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참의 실제는 변하지 않기에 변화를 과학으로 취급하기는 불가능하다’는 플라톤의 철학은 오랫동안 인간의 관념을 지배해왔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만물의 이치를 왜 설명할 수 없는가. 가령 허공에 던진 공이나 발사된 로켓은 시시각각으로 속도가 변하며 난다.
1666년 무렵 영국의 아이작 뉴턴(사진)과 1674년 독일의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가 거의 동시에 인류사를 바꾼 사건을 일으킨다. ‘미적분학의 발견’이다.
이후 100여 년 간 영국과 대륙의 학파가 가세, 뜨거운 원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논쟁은 무의미했다. 물리학자인 뉴턴은 스스로 알아낸 운동법칙으로, 라이프니츠는 순수한 수학으로 각각 독립적으로 미적분학을 찾아냈기 때문이었다.
미적분학은 인간의 삶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수학의 언어로 계량하는 이론이다. 미분(微分)은 말 그대로 대상을 잘게 분해하고, 적분(積分)은 잘게 자른 부분을 하나로 합치는 과정이다.
공을 던질 때의 경우를 가정해보자. 시간에 따라 공의 속도와 궤적은 바뀐다. 그런데 시간을 계속 잘라서 순간 마다의 속도를 계산하고(미분), 그 계산한 공의 순간 속도들을 합하면(적분) 공이 진행한 거리를 알아낼 수 있다.
‘미적분학’은 인류에게 남겨준 최고의 유산 중 하나다. 각 분야마다 고유의 변수들을 적용한 미분 방정식 덕분에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온도와 습도, 풍속과 풍향 등의 변수를 넣은 ‘나비에-스톡스 방정식’은 일기예보에 쓰인다. 또 주식시세 등 금융시장의 변동을 체계적으로 예견하는 ‘블랙-숄스 방정식’도 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도 미분방정식에 기초했다.
하지만 아무리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 해도 미적분 배우기는 ‘넘사벽’인 걸 어찌하나. ‘수포자(수학포기자)’의 원흉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니 말이다. 쉽게 배우는 방법을 찾는 것 역시 수학의 역사를 바꿀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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