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0월26일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저격사건이 일어난 지 한달여 뒤 안 의사의 저격장면을 새긴 판화가 공개됐다.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하얼빈 의거 후 37일이 지난 1909년 12월
2일 일본 출판사인 도쿄(東京) 박화관(博畵館)이 안 의사의 이토 저격장면을 표현한 석판화를 공개했다.
한선학 박물관장은 “18일~9월23일 73주년 광복절을 맞아 ‘판화로 본 근대한국의 사건과 풍경’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당대에 새겨진 가로 39.3×세로 53.8㎝의 대형석판화를 첫 공개한다”고 밝혔다.
한 관장은 “당시 박화관이라는 출판사가 시사용 혹은 감상용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당대 최첨단 기법인 석판화로 하얼빈 의거 장면을 새겼을 것”이라 추정했다.
석판화는 러시아 재상 코코흐체프의 초청으로 하얼빈을 방문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생생한 장면을 그렸다.
‘이토공 조난지도(伊藤公 遭難之圖)’라는 제목의 석판화는 안중근 의사를 ‘흉한(兇漢)’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인 흉한이 나타나 총을 쐈다…”는 것이다.
떨어진 총알에서 연기가 나고, 러시아 장교에 의해 제압당해 모자와 총이 땅에 떨어졌지만 이토 히로부미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안중근 의사의 저항정신이 잘 묘사돼 있다.
화면 옆면에는 사건의 요지를 알 수 있는 보도기사도 실려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동학혁명 때 납북접을 화해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던 ‘양호도찰 오지영’의 이름이 새겨진 동학의 태극기를 찍었던 목판도 출품된다.
또 대한제국을 선포한 고종황제가 포함된 ‘세계 10대 황제 초상’ 석판화와 을사늑약 후 순절한 민영환의 혈죽도 목판화, 최익현의 의병봉기가 기록된 ‘일성록’ 목활자본 등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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