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박물학자…로버트 헉슬리 | 21세기북스
새삼 ‘박물(博物)’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영어로 ‘Wide knowledge’이니 ‘폭넓은 지식’이라 표현하면 될까.
그러나 단순히 박학다식만으로는 ‘Naturalist’, 즉 진정한 의미의 박물학자가 될 수 없다. 자연계는 “모습이 다른 피조물이 관계를 맺고 닮아가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다양성의 통일을 이룬 조화로운 하나”(알렉산더 폰 훔볼트)라 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박물학자는 이 자연계 속에서 모든 생명체를 발견하고 기술하며 분류하고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박물학자들의 넘치는 호기심과 탐구 덕분에 인류는 야만의 세상에서 탈출하여 자연계의 질서를 세웠고 문명을 탄생시켰다.
이 책은 최초의 박물학자 아리스토텔레스부터 19세기 찰스 다윈까지 자연계의 질서 확립에 기여한 박물학자 39명의 분투를 기록했다.
자연계의 위계질서를 세운 칼 폰 린네, 곤충의 변태에 매료된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미생물을 발견한 안톤 판 레이우엔훅, 고생물학의 공주 메리 애닝, 멸종의 개념을 확립한 조르주 퀴비에, 모험적인 탐사여행으로 당대의 통념을 깨뜨린 훔볼트와 찰스 다윈까지.
그런데 왜 19세기로 끊었을까. 이후부터는 ‘폭넓은 지식’을 두루 갖춘 ‘팔방미인’보다 고도로 특수화한 전문가의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박물학자라는 개념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하기야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고 학문의 분야가 너무 세분화한 세상에서 ‘진정한 박물학자’가 되기란 어렵기도 할 것이다. 머리가 터질 수 있으니까.
곽명단 옮김.
5만원
곽명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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