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씽씽 달리고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 한복판에 왜 왜가리가 서있는 걸까요?
지난 6월15일 2시35분쯤 제2자유로 경기 파주~일산 구간을 지나던 중 1차로와 2차로를 구분하는 흰색 실선 위에 백로인지, 두루미인지, 혹은 다른 새인지 알지 못하는 큰 새 한마리가 서 있었습니다. 운전하며 지나치다가 보았는데,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새는 무심한듯, 혹은 얼어붙은 듯 서있었습니다.
1차선과 2차선 사이에 절묘하게 서 있었기 때문에 사고없이 지나쳤는데, 그 뒤에는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마치 꿈을 꾼듯 해서 블랙박스를 확인했더니 그림이 찍혔네요.
어떤 새인가 신용운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주무관에게 물어봤더니 ‘왜가리’라 하더군요. 신용운 주무관 이야기로는 요즘이 왜가리 번식기인데, 태어난지 얼마 안되거나 덜 자린 왜가리의 경우엔 제대로 날지 못해 걸어다니거나 서있는 경우가 았다고 하네요. 지쳐서 날지 못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네요. 신용운 주무관은 “블랙박스 영상으로 봐서는 왜가리가 성조인지, 유조인지는 구별하기 힘들다”고 하네요.
왜가리는 전장 93㎝까지 자라는 대형조류랍니다. 논·습초지·하천·하구·해안·간석지 등지에서 개구리, 물고기, 작은 포유류와 뱀 등을 잡아먹는다는데요. 높은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고 한배에 3∼5개의 알을 낳구요. 암수 함께 25∼28일간 포란하고, 50∼55일간 육추(育雛·새끼를 기름)하면 둥지를 떠난답니다.
여름새인데요. 일부의 적은 무리는 남쪽지방과 도서지방에서 월동하는 텃새구요. 번식은 대개 집단을 이루어 백조류(주로 중대백로)와 함께 군집번식을 하나 왜가리만의 집단번식지도 드물지 않답니다.
근래에는 농약과 공장폐수 등으로 오염된 먹이를 먹고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어 점차 그 수가 줄어들고 있데요. 따라서 정부에서는 대표적인 백로 및 왜가리 번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신용운 주무관은 “여주 신접리, 무안 용월리, 양양 포매리, 횡성 압곡리, 진천 노원리 등 5곳의 번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나저나 자동차 전용도로인 제2자유로에 서있던 저 왜가리는 어찌 되었을까요. 제 차는 승용차여서 사고없이 지나쳤지만 트럭이나 버스와 같은 큰 차가 지나갔다면…. 제발 무사했기 바랍니다. 경향신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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