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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성에 서린 조선의 한 최근 규수지방을 강타한 지진으로 40여명이 사망하는 가하면 구마모토성(熊本城) 일부도 무너졌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특히나 규슈 지방과, 특히 이 구마모토 지역, 그것도 이 구마모토성이 우리 역사와 친연관계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규수지방은 옛날 백제인들이 이주 혹은 망명해서 터전을 잡고 살았던 곳입니다. 지금도 직역하면 ‘백제(くだら) 없다(なぃ)’는 ‘구다라 나이(くだら なぃ)’는 ‘쓸모없다’ ‘재미없다’ ‘시시하다’는 뜻을 갖고 있는 말입니다. ‘백제없다’는 말이 ‘시시하다, 쓸모없다, 재미없다’는 뜻이면 ‘백제있다’는 말은 얼마나 근사하고 멋지고 재미있다는 뜻이었을까요. 일본열도에 도착한 백제인들이 얼마나 근사했는지 짐작할 수도 있겠습니다. 비단 백제인들 ..
'떠나볼까' 여행을 결행한 조선의 여인들 꽃피운 봄이 왔습니다. 싱숭생숭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겠죠. 그러나 과거의 여성들에게 담장 밖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에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부녀자는 장 100대에 처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몇몇 여성들은 훌훌 떠났습니다. 제주 출신 김만덕은 임금의 허락까지 얻고 임금이 내린 특전까지 누리며 나름 호화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또 한 분이 계십니다. 김금원이라는 원주 여인입니다. 기녀출신은 김금원은 불과 14살의 나이에 남장차림으로 호서지방-금강산-관동8경-설악산-한양 등을 유람한 전문여행가였습니다. 여행만 다니지 않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음풍농월했고 훗날엔 그렇게 지은 시까지 묶어 기행문까지 썼습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7..
그녀, 최초의 여성시단을 이끈 김금원 꽃피운 봄이 왔습니다. 싱숭생숭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겠죠. 그러나 과거의 여성들에게 담장 밖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에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부녀자는 장 100대에 처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몇몇 여성들은 훌훌 떠났습니다. 제주 출신 김만덕은 임금의 허락까지 얻고 임금이 내린 특전까지 누리며 나름 호화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또 한 분이 계십니다. 김금원이라는 원주 여인입니다. 기녀출신은 김금원은 불과 14살의 나이에 남장차림으로 호서지방-금강산-관동8경-설악산-한양 등을 유람한 전문여행가였습니다. 여행만 다니지 않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음풍농월했고 훗날엔 그렇게 지은 시까지 묶어 기행문까지 썼습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7..
세계7대명품군함으로 뽑힌 불멸의 거북선 사서에 거북선이 등장한 것은 조선 초였다. 1413년 태종이 “임진도에서 거북선과 왜선의 전투를 구경했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당시에도 거북선의 위력은 대단했다. 좌대언 탁신은 태종에게 “적선이 거북선과 충돌하면 견뎌내지 못한다”면서 “거북선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무적의 도구로 삼아야 한다”고 아뢴다. 그러나 새롭게 개조·창안한 거북선으로 조선을 구한 이는 이순신 장군이었다. 이 장군이 4곳의 해전에서 연전연승을 거두고 올린 장계에 거북선의 위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왜적의 침입을 예측하고 거북선을 만들었는데…용머리 입에서 총통을 쏘고, 등에 송곳과 칼을 꽂았습니다. 밖에선 안을 볼 수 없으니 적선 수백척을 향해 쉽게 돌진해서 포를 쏠 수 있습니다.” 거북선의 모양은 1795년(정조 19) 편찬된 ..
설탕 한스푼에 담긴 흑인의 역사 6~7세기 인도 동부 벵골인들은 찐 사탕수수에서 채취한 당즙을 조려내어 결정체를 만들었다. 이 정제 설탕은 삽시간에 세계각지로 퍼졌다. 조선의 실학자 이규경(1788~1856)까지 ‘점입가경의 맛’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였다. 설탕은 만병통치약으로도 여겨졌다. 13세기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단식 중에 설탕을 먹는 것이 율법이냐 아니냐는 논쟁이 벌어지자 “설탕은 식품이 아니라 소화촉진용 약품”이라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차와 커피, 담배 같은 유럽 대륙에 유입된 다른 식품들은 건강상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설탕만큼은 아퀴나스의 ‘보증’ 덕분에 아무 걸림돌없이 세계상품으로 발돋움했다. 설탕은 값비싸고 맛좋은 건강식품으로서 왕후장상의 신분과시용 상품이 됐다. 11세기 이집트 술탄은 7만㎏의 설탕으로 거..
과거 4수생 이규보의 궁색한 변명 ‘주필(走筆) 이당백(李唐白)’은 당나라 천재시인 이태백에 빗댄 고려 문인 이규보(1168~1241)의 별명입니다. 고려를 대표하는 천재문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규보를 상징하는 이미지도 많습니다. 천재, 결벽, 대쪽, 주당, 풍류, 방랑, 광기, 운둔, 거사…. 대서사시인 동명왕편을 짓는 등 평생 8000수의 시를 지은 인물이니 뭐 어떤 수식어라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규보는 당대 최고명문사학인 최충의 문헌공도를 다녔던 영재였습니다. 학창시절엔 문헌공도가 실시한 일종의 과거모의고사에서 거푸 1등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랬던 이규보도 생원·진사를 뽑는 과거시험(국자감시)에서 3번이나 거푸 떨어진 끝에 4번째 기회에 겨우 합격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뭅니다. 3전4기 끝에 국자감시에 장원급제로..
고구려와 신라가 지하에서 만난 사연 “(경북 영풍군) 순흥면 어딘가에 새로운 벽화고분이 있다던데….” 1960년대 초반부터 대구·경북지역 골동품상 사이에 이런 말이 파다하게 돌았다. 그러나 이 말을 발설한 사람이 정확한 지점을 잊었고, 그마저 몇 해가 지나는 사이 이 발설자가 타계하는 바람에 그 벽화고분을 찾는 일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 격이 되고 말았다. 진홍섭(당시 이화여대 박물관장)은 암중모색을 계속했다. “동네 사람들의 말을 참고하면서 도굴 갱이 있는 무덤이 있으면 무덤 속에 들어가 벽화의 유무를 확인하곤 했어요. 그러던 73년 영풍 순흥 태장리에서 어숙술간묘(於宿述干墓)를 발굴한 것입니다.” 이 벽화 묘는 철저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 1930년대만 해도 온전한 이 벽화 묘를 구경하기 위해 각지에서 200여명이나 몰려들었다는 마을 ..
다이아몬드 별에 살겠습니까. 1981년 미국 국립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팀은 다이아몬드에 열광하는 인류의 이목을 사로잡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천왕성과 해왕성이 다이아몬드 별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었다. 다른 행성에 비해 메탄이 월등한 두 별의 내부에서 높은 온도와 강력한 압력이 메탄을 수소와 탄소로 분해시킨다는 것. 그 중 탄소가 다이아몬드 결정으로 압축된다는 이론이었다. 덕분에 두 행성의 내부에 수 천㎞에 이르는 다이아몬드띠가 형성돼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두 별의 표면이 ‘액체 다이아몬드’로 덮여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메탄이 풍부한 두 행성의 환경이 고체 다이아몬드가 액체로 녹는 순간의 온도·압력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천왕성·해왕성이 ‘다이아몬드 바다’로 뒤덮였다니 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