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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왕들이 사랑했던 조선의 ‘참 궁궐’- 최종덕 <창덕궁>

▲창덕궁…최종덕|눌와
 
창덕궁은 또하나의 세상이다. 한 나라를 다스렸던 임금과 왕실이 평생동안 백성을 생각하면서 살았던 공간이다. 임금이 의식을 행했던 인정전에서 의상실(상의원), 종합청사격(궐내각사), 집무실(선정전), 임금과 왕비의 생활공간(희정당·대조전) 등등. 어디 그뿐인가.

내일의 조선을 이끌 왕세자에게 자연관찰기록과 각종 볼거리를 제공했던 ‘디즈니랜드(연영합·중희당)’가 있고, 헌종이 마침내 사랑을 쟁취한 낙선재·석복헌·수강재, 그리고 무미건조한 궁궐의 따분한 삶을 씻어줄 후원까지…. 그러나 후원에서조차 그저 놀지 않았다. 군사훈련을 친견하기도 했고, 국가산업의 기틀인 양잠과 농사 권장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렇듯 창덕궁은 골육상쟁의 피로 얼룩진 경복궁을 기피한 태종때부터 역대 임금들의 사랑을 받던 조선의 참 궁궐이다. 2년간 창덕궁 관리소장으로 ‘혼자’ 옛 임금님의 생활공간을 마음껏 만끽한 저자가 갖가지 이야깃거리를 담아 엮어냈다. 마치 스토리텔링이 완벽하게 구비된 3D화면을 보듯 흥미롭게 펼쳐놓았다. ‘혼자만 즐기기’에는 너무 아까웠던 모양이겠지.

 
1만6000원 

〈이기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