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개라니…. 안될 말이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가 ‘핫도그(hotdog)’ 이름을 ‘핫소시지’로 바꿀 것 같다. 이슬람 문화권은 (犬)를 부정한 동물로 여긴다.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는 “도그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음식메뉴는 ‘할랄(이슬람 음식)’ 인증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기야 이상하기는 하다. 언제, 어디서부터 소시지를 끼워 먹는 빵 음식을 ‘핫도그’라 했을까.
설이 난무하다보니 딱 이거다 할 주장을 찾기 어렵다.
다만 1600년대 말 독일 바이에른주 코르부크의 정육업자인 요한 게오르그 라너가 독일산 개인 ‘닥스훈트’를 닮은 소시지를 만들었다는 설이 그나마 그럴 듯 하다.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은 독일개와 비슷한 소시지라는 의미에서 ‘닥스훈트 소시지’ 혹은 ‘작은 개 소시지’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물론 확실치는 않다.
‘핫’의 유래도 분명치 않으나 유력한 설이 있기는 하다.
1901년 쌀쌀한 4월 장사꾼들이 미국 뉴욕의 폴로 운동장에서 열린 야구 경기 도중 뜨거운 소시지를 끼운 빵을 팔면서 외쳤다.
“자! 따끈따끈한 닥스훈트 소시지 사세요. 따뜻할 때 드세요.”
이 모습을 눈여겨 본 이가 있었다.
<뉴욕저널>의 스포츠 만평가인 태드 돌건이었다.
돌건은 빵 사이에 소시지 대신 닥스훈트가 짖는 모습을 그렸다.
그러나 그만 ‘닥스훈트(dachshund)’의 철자를 잊었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고 그냥 붙인 이름이 ‘뜨거운 개’, 즉 핫도그였다.
이 만평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핫도그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가들은 엄청난 화제를 뿌린 이 만평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빵 사이에 쇠고기가 아니라 진짜 개고기를 넣었을 가능성은 없을까.
배제할 수 없다. 독일에서는 1800년대만 해도 도그가 소시지의 동의어였다.
소시지를 만들 때 정육업자들이 개고기를 사용하지는 않았을까.
1926년 1월8일 동아일보는 “독일 작센 지방에서는 해마다 5만두의 개가 식용으로 팔린다”는 해외토픽을 실었다.
독일의 개고기 식용이 이 정도로 일상화했다면 ‘개고기 소시지 빵’도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아닐지 모른다. 이슬람권의 정명(正命)운동이 전세계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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