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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안중근', '안사람 의병대장'…꽃이로되 불꽃으로 살았다 재방, 삼방, 사방, 아니 십수방을 봐도 눈물이 나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미스터 션샤인’인데요. 그 중 기억에 남는 대사가 몇 줄 있습니다. 그중 유진 초이(이병헌)가 의병인 고애신(김태리)과 나누는 대화가 있죠. “…(당신은) 수나 놓으며 꽃으로만 살 수 있을텐데…조선 사대부 여인들은 그렇게 살던데….”(유진 초이) “나도…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불꽃이오. 그렇게 환하게 뜨거웠다 지려하오.”(고애신) 고애신이 일본군의 무차별 구타에 위험에 빠진 조선 여성을 구하려고 “총을 빌려달라”고 하자 유진초이가 말리는 장면은 또 어떻구요. “저 여인 하나 구한다고 조선이 구해지는 것이 아니오.”(유진 초이) “구해야 하오. 저 여인이 언젠가 내가 될 수도 있으니까….”(고애신) ■61살 할머니 독립투사 ..
1500년전 몽촌토성 '로터리' 연못…'고구려 남침'의 블랙박스 열리나 “이건 로타리(회전교차로) 같은데….” 지난 2016년 몽촌토성의 북문터를 발굴하던 조사단(한성백제박물관)은 재미있는 도로유구를 확인하게 된다. ‘평평한’ 대지를 가운데 두고 삼국시대에 조성된 포장도로(노면 폭 10m)가 빙 둘러 돌아가고 있었다. 이 도로는 북쪽으로 700m 떨어진 풍납토성과 이어지고 있었다. 는 “475년, 장수왕이 이끄는 고구려군이 백제의 도성(북성)을 7일 만에 빼앗고 (개로왕이 몸을 피한) ‘남성’을 공격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에 등장하는 북성이 풍납토성이고, 남성이 몽촌토성임을 암시하는 자료가 바로 몽촌-풍납을 잇는 도로였던 것이다. ■1500년전 회전교차로(로터리) 확인 조사단은 처음 보는 로터리형 도로가 신기했다. 한가운데 조성된 평탄지는 요즘 로터리에 조성해놓은 잔디밭 ..
K93…대원군이 불태웠다던 대동여지도는 왜 박물관 수장고에 있었나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는 ‘K93’라는 임시번호(가·假)가 붙은 목판 유물(11매)이 있었습니다. 이 목판은 일제강점기에 작성한 유물목록에 ‘본관 9739’(조선총독부 소장품)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총독부박물관은 어찌된 일인지 유물 자체에는 번호를 표시하지 않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 목판은 해방 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다른 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부산-경주 등지로 피란했다가 1970년대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유물번호가 표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온 목판’의 정체를 알 수 없었습니다. 박물관측은 이 목판에 임시번호인 ‘K93’을 부여하고 목제품 수장고에 보관해놓았습니다. ■K93 유물의 정체는? 1995년 전국의 고지도 목록을 작성중이던 한국역사문화지리학회 회원들이 국..
'문화재 독립투사'가 모은 간송컬렉션…이젠 국가가 맡아야 하나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다윗과 골리앗간 ‘문화재 전쟁’을 아십니까. 그것도 한번도 아니라 3차례 전쟁을 벌였는데요. 골리앗은 일본 야마나카(山中) 상회라는 고미술 무역상이었습니다. 19세기 이후 미국 뉴욕·보스턴·시카고와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北京) 등에 지사를 둔 세계적인 골동품 거상이었는데요. 도자기류와 온갖 석물 등 엄청난 조선 문화재를 서구와 일본에 반출하기도 했죠. 상회를 이끈 이는 야마나카 사다지로(山中定次郞·1866~1936)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야마나카는 야마토(大和) 민족의 문화적 진출에 발군의 성적을 세운 걸물”로 인정받고 있었는데요. 그런 골리앗에게 도전장을 내민 다윗은 간송 전형필(1906~1962)선생이었습니다. 간송 역시 당대 한국에서 알아주는 부자였지만 세계적인 골동품상인 야..
‘99818972’…백제 '구구단' 목간의 8가지 패턴 2011년 6월 충남 부여 쌍북리 주택 신축공사장에서 수수께끼 같은 목간이 확인됐습니다. 숫자가 잔뜩 기록된 명문목간(6~7세기 백제)이었습니다. 발굴단인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적외선 촬영으로 목간의 정체를 분석했지만 확실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관청에서 문서나 물건 등을 운송하면서 사용한 것으로 짐작했을 뿐이죠. 목간 중에는 운송할 물품의 포장이나 문서꾸러미 윗부분에 올려놓거나 목간의 구멍에 끈을 꿰어 고정시킨 상태로 사용한 것들이 제법 되거든요. 그러던 5년 뒤인 2016년 1월 16일이었습니다. ■구구단 목간의 출현 정훈진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조사연구팀장이 한국목간학회가 주최한 ‘최신 목간자료 발표회’에서 이 목간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목간 사진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던 발표회장이 술렁거렸습니다..
설날 광화문에 황금갑옷 장군 그림을 붙인 이유는? 설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문배도가 걸렸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이 지난 26일 광화문에서 2022년 경복궁 광화문 문배도 공개행사를 열었다. “황금 갑옷의 두 장군의 길이가 한 길이 넘는데, 하나는 도끼를 들었고, 하나는 절을 들었다. 그것을 궁문의 양쪽에 붙인다. 이것을 문배(門排)라고 한다.”() 이 문배도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1881~82년(고종 18~19년) 무렵 경복궁 대문인 광화문에 붙였던 ‘황금 갑옷 장군(금갑장군) 문배도’를 찍은 사진을 토대로 미국에서 발굴했다. 140년 전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내부를 찍은 사진 속 사진을 단서로 끈질기에 추적한 결과 찾아낸 것이다. ‘문배’(門排)는 정월 초하루 궁궐 정문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의미로 그림을 붙이는 ..
사형수가 넘쳐났던 세종 시대의 감옥…성군의 치세에 무슨 일이? ‘3m 가량의 높은 담장에 남녀가 구분되어 있는 옥사….’ 얼마 전에 조선시대 감옥을 주제로 한 논문이 발표됐다. 이은석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장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펴내는 학술지( 54호 4권)에 발표한 논문(‘조선시대 지방 옥 구조에 관한 고찰’)이다. 발굴유적과 고지도를 비교분석한 논문인데, 그중 감옥의 형태가 원형이고, 남녀 옥사가 구분된 구조라는 것이 필자의 눈길이 쏠렸다. 우선 ‘원형감옥’ 이야기를 해보자. ■감옥은 왜 원형으로 지었을까 지금까지의 발굴과 고지도, 사진 등을 통해 분석한 조선시대 감옥은 모두 원형 감옥이었다. 조선시대 원형 감옥이 표시된 고지도는 109곳 146매에 달한다. 1914년까지 유지된 공주옥의 옛사진을 봐도 원형감옥이다. 또 1997년 발굴된 경주옥도, 2003~2004..
“세밀가귀!”…0.3㎜ 극초정밀 예술에 중국이 열광했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칠-아시아를 칠하다’ 특별전(~3월20일)에 출품된 ‘나전칠 국화넝쿨 무늬합’을 보고 유명한 사자성어를 떠올렸습니다. ‘세밀가귀(細密可貴)’입니다. 그것은 1123년(인종 원년) 고려를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의 나전솜씨는 세밀하여 귀하다(螺鈿之工 細密可貴)”()고 찬사를 보낸 것에서 비롯된 성어입니다. ‘나전’이란 무엇일까요. 조개와 전복, 소라 등의 속껍데기를 다양한 모양으로 얇게 가공한 뒤 그릇 등에 붙여 장식하는 공예기술입니다. 보통 칠을 한 기물 위에 나전을 붙이므로 ‘나전칠기’라는 용어가 사용됩니다. 서긍은 대국의 자존심을 지킨 탓인지 “옻을 칠하는 기술은 그리 잘하지는 못한다(漆作不甚工)”고 전제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고려 나전의 정밀한 기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