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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 준왕의 망명지인가”…2200년전 ‘세형동검 거푸집' 출현했다 1960년대초 한 골동품상이 국립박물관을 찾아와 유물 세트를 내놓으며 “사라”고 제안했다. 그것은 쇳물(청동물)을 부어 청동제품을 제작하는 틀인 ‘청동거푸집’이었다. 골동품상이 내놓은 거푸집 세트는 6쌍으로 된 12점과 한쪽만 남은 1점, 반쪽만 남은 1점 등 모두 14점으로 되어 있었다. 이 거푸집으로 세형단검·꺾창·창·낚시바늘·침·소형도끼·끌 등 8종 24점의 청동제품을 만들 수 있다. ■흠결이 있지만 국보 박물관 관계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일제강점기부터 일본학자들이 뭐라 강변했던가. “한반도에는 청동기시대가 존재하지 않았다, 원시적인 석기시대에 머물고 있다가 중국의 침략을 받아 청동기와 철기 같은 선진문물이 한꺼번에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석기와 금속기가 함께 쓰였다는 ‘금석병용기’ 용어..
‘조선판 전국노래자랑’과 18세기 가왕의 ‘게릴라콘서트’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이 뭔줄 아시죠. 1980년 11월 정규 편성된 KBS ‘전국노래자랑’입니다. ‘전국노래자랑’은 ‘최장수’ 타이틀도 갖고 있지만 이른바 ‘시민 참여형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라 할 수 있다는데요.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오디션 프로그램’의 비조(鼻祖)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557년전 전국노래자랑 1466년(세조 12) 윤3월14일자 을 볼까요. 세조는 이 무렵 중창된 평창 상원사의 낙성식에 참석할 겸 금강산을 비롯한 강원도 지역을 방문하고 있었는데요. 강릉에 거둥한 세조가 특별한 영을 내립니다. “농가를 잘 부르는 농민들을 모아 장막 안에서 노래를 부르도록 했다”는 겁니다. 은 이때의 경연에서 1등을 차지한 자는 강원도 양양의 관노 ‘동구리’였다고 전했습니다...
‘사형수' 들끓고 ‘당뇨합병증’ 시달린 세종이 내민 ‘비장의 카드’는? 세자(문종)는 반드시 나같은 임금이 되어야 한다.’ 세자를 당신 같은 성군으로 키우려 했던 세종대왕의 노심초사가 서려있는 경복궁 전각이 있습니다. 오는 8월31일 마무리를 목표로 복원공사 중인 ‘계조당’입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계조당 복원’을 기념해서 조선의 왕세자가 국왕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강좌를 개설했는데요. 그렇다면 ‘계조당’은 왕세자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맞습니다. ‘계조(繼照)’ 명칭은 ‘사방에 비치는 광명을 계승하여 비춰준다(以繼明照于四方)’는 ‘이괘·삼전’의 구절에서 따왔습니다. 따라서 ‘계조’은 왕위계승을 뜻합니다. ‘계조당’의 복원은 고종 연간에 재건하고(1866), 25년 뒤 보수된(1891) 전각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세종 코스프레한 고종 계조당..
갯벌 속 고려선박 건졌더니 ‘800년 된 붉은색 곶감 꾸러미’가 올라왔다 ‘이거, 배 같은데?’ 2014년 11월23일 경기 안산 대부도의 방아머리 해수욕장 인근 갯벌에서 맨손어업(낙지) 중이던 어민이 옛 선박(배) 한 척을 발견했다. 육지에서 530m 정도 떨어진 갯벌이었다. 2006년 여기서 3.5㎞ 정도 떨어진 갯벌에서도 고려시대(12~14세기) 선박(대부도선)의 조각이 확인된 바 있었다. 시화호 및 주변의 해변도로 건설로 깎여나간 갯벌에서 옛 선박이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듬해(2015) 6월부터 시작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정식발굴에서 고려시대 선박 1척이 노출됐다. 이것이 ‘대부도 2호선’이다. 선체에서는 접시와 주발 등 청자 21점과 청동숫가락 및 그릇 등 선상용기가 확인됐다. ■800년전 곶감의 향이 났다 6월26일이었다. 갯벌에 박힌 선체를 인양하려고 배의..
‘경배하라! 남근' 19금 장면…조각난 1600년전 신라토우 붙였더니 ‘경배하라 남근’. 첫마디부터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고 할 겁니다. 10월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중인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특별전을 살펴보던 저의 시선을 잡아끈 유물이 셋이나 되었습니다. 모두 1926년 경주 황남동에서 출토된 토우(흙인형) 장식 뚜껑(5세기)이었는데요. 그중 하나는 지름이 10.5㎝ 정도되는 뚜껑이었는데요. 글쎄 그 위에 남근이 떡하니 서있고, 주변 사람들이 그 남근을 향해 엎드려 절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 점은 적나라하게 사랑을 나누는 남녀를 향해 역시 ‘예(禮)’를 표하는 사람들을 표현한 도기 뚜껑이었습니다. 마치 ‘경배하라! 남근’, ‘경배하라! 사랑’을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두 토우 옆에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도드라지게 강조한 뚜껑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사랑을 ..
‘1413년 코끼리 유배사건’의 비극…단식투쟁과 눈물로 호소했지만 요즘들어 부쩍 ‘판다’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며칠전 중국이 태국에 외교선물로 보낸 판다(린후이·林惠)가 돌연사했다는 소식이 들렸는데요. 그런데 이 판다의 죽음 때문에 태국이 중국측에 보상금 6억원 가량을 지불해야 한다는 군요. 얼마전에는 일본 도쿄(東京) 우에노(上野) 동물원에서 태어난 암컷 판다 샹샹(香香)이 5살이 되자 중국으로 되돌아갔답니다. 지난달(4월)에는 2003년 미국 멤피스 동물원으로 대여된 판다 ‘야야(아아)’ 역시 중국에 반환되었습니다. 남의 일이 아니죠. 국내에도 2016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방한 때 외교선물로 받은 판다 부부가 있죠. 러바오(樂寶·수컷)와 아이바오(愛寶·암컷)입니다. 그 부부 사이가 낳은 판다가 푸바오(福寶)이구요. 그런데 푸바오는 4살이 되는 내년(..
40년만에 공개된 몽촌토성 '곰발바닥'…백제판 '강남개발'의 증거? 가지런히 놓인 말머리뼈, 사람 손과 너무 닮은 발톱 잘린 곰발바닥뼈의 정체는 무얼까. 1983~89년 조사된 몽촌토성의 미정리유물 일부가 40년 만에 공개됐다. 서울대박물관은 ‘왕도한성:몽촌토성 1983~2023’ 특별전(5월23~8월31일)에서 나무상자 속에 보관해왔던 동물유체 등 유물 일부를 꺼내 정리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그 가운데 최초로 정리·공개되는 제사의 흔적 유구와 유물이 특히 눈길을 끈다. 특히 40년 동안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동·식물유체 400여점을 분석한 결과가 흥미롭다. 즉 소·사슴과·멧돼지·말·곰·개·꿩 등 포유류 및 조류와 대구, 숭어·백합 등의 어·패류 등으로 분류됐다. ■사람 손뼈와 똑같은 곰발바닥뼈 이중 순서대로 가지런히 놓인 치아가 보이는 말의 머리뼈가 도드라진다. 대략..
‘순종을 사육 동물로 전시하라’…이토 히로부미의 ‘창경원’ 프로젝트 최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창경궁 명칭 환원 40주년’을 맞아 올 연말까지 다채로운 행사를 벌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마도 50대 이상의 세대에게는 이 소식이 색다른 감회로 다가왔을 겁니다. 저만 해도 20대 초반까지는 ‘창경원’이었구요.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소풍 가서 사자며, 호랑이며, 하마며, 기린같은 여러 진귀한 동물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동·식물을 서울대공원에 옮긴 뒤인 1983년 12월 비로소 ‘창경궁’의 명칭을 되찾게 되었죠. 원래는 ‘궁’이었는데, 일제강점 초창기(1911년) ‘동식물을 키우는 동산’인 ‘원(苑)’으로 명칭이 바뀌었죠. 그러나 해방 이후 40년 가까이 ‘창경원’ 이름을 답습했던 것도 퍽이나 기막힌 일입니다. %3C/p|CDM|1.3|{"originWid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