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167) 썸네일형 리스트형 똥화석, 신라 이모티콘, 조선판 댓글…33번의 역사여행, ‘하이-스토리 한국사’ 1970년대 여성 운동가인 로빈 모건(Robin Morgan)이 ‘herstory’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역사(history)가 남성 중심의 이야기, 즉 ‘his-story’라 규정하면서 여성의 역사를 여성의 관점에서 쓰고 이야기하는 개념인 것이다. 그러나 history는 고대 그리스어인 historia, 즉 ‘탐구로 얻어지는 지식’의 의미로 쓰였다. 따라서 모건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후 historia는 변모되고 확장되어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정리한 기록’으로, 다시 ‘인간 공동체 및 사건의 역사’라는 지금의 의미로 바뀌었다. 동양에서 ‘역사(歷史)’는 ‘지나온 발자취(歷)의 기록(史)’이다(歷의 갑골문은 사람의 발이 숲을 지나가는 모습이다). 따라서 ‘히스토리’는 동양에서도 서양에서.. '일본인의 피가 흐른다'…3·1운동 급소환한 '금동관 고분' “전라도 남부와 제주도는 왜인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다…조선인에게는 일본인의 피가 섞여있다…”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1880~1959)라는 인물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평양의 고구려·낙랑 고분과 부여 능산리 고분은 물론이고 전남 나주 반남 고분을 파헤친 역사·고고학자이다. 그런 그가 1920년 (1월·151호)에 기고한 글(‘상고시대 일·한 관계의 일부·上世に 於ける 日韓關係の 一斑’)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1500년전 금동관 1917년 전남 나주 반남면 신촌리 9호분에서 확인된 금동관(국보). 국내에서 출토된 금(동)관 가운데 가장 먼저 출토된 완형이다. 꽃봉오리와 구슬, 덩굴풀 무늬 등을 장식한 풀꽃형 금동관이다.|사진 국립나주박물관·그림 이한상 대전대 교수 제공 “조선의 남부에는 왜인 고분이 있.. ‘7일의 왕비’, 233년만의 '복위'에 538명중 53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7일의 왕후’ 단경왕후 신씨가 폐위된 지 233년만인 1739년 복위되면서 ‘단경’이라는 시호를 받고 종묘에 신주가 안장되는 과정을 그린 반차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516년 3월28일 (‘세가·명종’)를 읽던 상(중종)이 깊은 한숨을 쉬며…‘멍’하니 있었다.”() 조선조 중종이 를 읽다가 시쳇말로 ‘멍 때렸다’는 기사입니다. 문제의 구절은 ‘고려 무신정권의 핵심인 최충수(?~1197)가 태자(희종·1204~1211)의 조강지처(태자비)를 내쫓고 자신의 딸을 태자비로 삼으려 했던 대목’입니다. 최충수 때문에 쫓겨난 태자비가 흐느껴 울자 궁궐이 눈물바다를 이뤘다는 겁니다. 중종은 서슬퍼런 신하의 겁박에 조강지처를 내쳐야 했던 고려 희종에게서 동병상련을 느낀 겁니다. 의 사관도 중종의 심정을 대변합니.. "뼈가 가루가 되도록 싸웠다’…사료 만으로 따져본 양규의 7전승 신화 “나는 왕명을 받고 왔지, 강조의 명령을 받은 것이 아니다.(我受王命而來 非受兆命)”(양규)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KBS 사극 ‘고려거란전쟁’을 계기로 새삼 부각되는 역사적인 인물 두 분이 계십니다. 한 분은 ‘고려판 세종대왕’으로 통하는 고려 현종(992~1031, 재위 1009~1031)이죠. 1254년 몽골의 잇단 침략에 시달리던 고종(1231~1259)이 종묘에서 ‘국난 극복’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면서 ‘현종=세종대왕’으로 지칭하죠. “세종대왕(世宗大王·현종)께서 큰 난리를 평정하여 중흥과 반정(反正)의 공을 세웠다”고 표현한 겁니다. 본래 ‘세종’이라는 묘호는 나라를 중흥시켰거나 반석 위에 올려놓은 군주에게 사후에 올리는 건데요. 현종은 비록 ‘세종’의 묘호를 받지는 않았어도 고려시대 내내 .. '고려도경' 서긍은 간첩단 두목이었다…송나라 사신단의 ‘넘버4맨' 쓴다 쓴다 하면서 미뤄뒀다가 해를 넘긴 아이템이 있습니다. 을 쓴 송나라 사신 서긍(1091~1153)이 고려를 방문한 지 900주년 되는 해가 2023년이었는데요. 그러나 그냥 넘길 수 없죠. 음력으로 치면 아직 해가 바뀌지도 않았고요. 고려를 방문하고 귀국한 서긍이 을 써서 송 휘종(1100~1125)에게 바친 것이 1124년(인종2)이었습니다. 따라서 2024년은 편찬 900주년이 되는 해가 됩니다. 그러니 ‘~주년 기념’ 기사는 유효하겠지요. ■비색청자와 세밀가귀 하면 ‘비색청자’가 첫손가락으로 꼽히죠. “도기의 푸른 빛을 고려인은 비색(翡色)이라 하는데, 근래에 더욱 정교해져서 빛깔이 좋아졌다.”( ‘기명3·도준’) 고 했습니다. 나전칠기의 정교함과 세밀함을 일컫는 ‘세밀가귀(細密可貴)’도 빼놓.. 200년전 14살 소녀, 58살 여인, 금강산 여행을 결행하다 ‘와유(臥遊)’라…. 국립춘천박물관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상설전시관 2층 브랜드존에서 관련 작품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요즘 국립박물관의 ‘핫템’인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단발령망금강산’(정선·1676~1759) 등 9건이 특별 출품됐답니다. 저는 전시회 설명 중 ‘누워서 노닌다(즐긴다 혹은 감상한다)’는 뜻인 ‘와유(臥遊)’라는 용어에 이른바 꽂혔습니다. ‘와유’는 중국 남북조 시대 송나라의 종병(375~443)과 관련된 성어인데요. 종병은 벼슬길도 마다하고 산수를 유람했던 은사였습니다. 그러다 늙고 병들어 다닐 수 없게 되자 대안을 마련했는데요. “예전에 다녔던 명승지를 모두 그림으로 그려 벽에 걸어놓고 누워 감상하며 노닐었다(臥以游之)”( ‘열전·종병’)는 겁니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영조는 '어느 개가 짖어!' 했고, 정조는 '탕탕평평평평탕탕!' 외쳤다 탕탕평평…’. 국립중앙박물관이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개최 중인 특별전의 제목이 좀 ‘쨍’ 합니다. 영조(재위 1724~1776)와 손자 정조(1776~1800)가 ‘탕탕’하고 ‘평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펼친 ‘탕평’과 관련된 특별전입니다. 영·정조가 탕평책을 쓰면서 글과 그림을 통해 소통했던 방식을 한번 들여다보자는 것이라 합니다. 이 특별전을 보면서 두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삽살개’가 등장하는 특별전 포스터가 그것입니다. 또 하나는 특별전 제목인 ‘탕탕평평’인데요. 이 대목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탕탕평평’도 모자라 ‘탕탕평평평평탕탕(蕩蕩平平平平蕩蕩)’이라고 새긴 정조의 장서인(규장각 소장)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김두량의 ‘삽살개’ 그림(개인소장·국립중앙박물관 제공)에 쓴 영조.. ‘죽어도 못보내!", "원한다면 보내!"…문화재 수출논쟁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남성 4인조 그룹인 2AM이 2010년 발표했으니 벌써 13년 된 곡입니다. 뜬금없이 웬 노래로 시작하느냐고 할테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 문화유산의 해외 전시 및 수출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이 노래가 떠오르기 때문이죠. ■‘죽어도 못보낼 문화재’ 단적인 예가 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기념하는 ‘한·일 문화재상호 국보전’이 개최될 예정이었는데요. 그때 문화재위원회가 출품 예정이었던 ‘백제 금동대향로’(국보)와 ‘영조 어진’(보물)의 반출을 불허했습니다. “백제 예술의 정수인 금동대향로를 내보낼 필요가 없고, 일왕의 유물이 해외에 나가지 않는데 굳이 영조의 초상화가 해외에, 그것도 일본에 출품될 이유도 없다”고.. 이전 1 2 3 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