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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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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3…대원군이 불태웠다던 대동여지도는 왜 박물관 수장고에 있었나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는 ‘K93’라는 임시번호(가·假)가 붙은 목판 유물(11매)이 있었습니다. 이 목판은 일제강점기에 작성한 유물목록에 ‘본관 9739’(조선총독부 소장품)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총독부박물관은 어찌된 일인지 유물 자체에는 번호를 표시하지 않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 목판은 해방 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다른 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부산-경주 등지로 피란했다가 1970년대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유물번호가 표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온 목판’의 정체를 알 수 없었습니다. 박물관측은 이 목판에 임시번호인 ‘K93’을 부여하고 목제품 수장고에 보관해놓았습니다. ■K93 유물의 정체는? 1995년 전국의 고지도 목록을 작성중이던 한국역사문화지리학회 회원들이 국..
'문화재 독립투사'가 모은 간송컬렉션…이젠 국가가 맡아야 하나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다윗과 골리앗간 ‘문화재 전쟁’을 아십니까. 그것도 한번도 아니라 3차례 전쟁을 벌였는데요. 골리앗은 일본 야마나카(山中) 상회라는 고미술 무역상이었습니다. 19세기 이후 미국 뉴욕·보스턴·시카고와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北京) 등에 지사를 둔 세계적인 골동품 거상이었는데요. 도자기류와 온갖 석물 등 엄청난 조선 문화재를 서구와 일본에 반출하기도 했죠. 상회를 이끈 이는 야마나카 사다지로(山中定次郞·1866~1936)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야마나카는 야마토(大和) 민족의 문화적 진출에 발군의 성적을 세운 걸물”로 인정받고 있었는데요. 그런 골리앗에게 도전장을 내민 다윗은 간송 전형필(1906~1962)선생이었습니다. 간송 역시 당대 한국에서 알아주는 부자였지만 세계적인 골동품상인 야..
‘99818972’…백제 '구구단' 목간의 8가지 패턴 2011년 6월 충남 부여 쌍북리 주택 신축공사장에서 수수께끼 같은 목간이 확인됐습니다. 숫자가 잔뜩 기록된 명문목간(6~7세기 백제)이었습니다. 발굴단인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적외선 촬영으로 목간의 정체를 분석했지만 확실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관청에서 문서나 물건 등을 운송하면서 사용한 것으로 짐작했을 뿐이죠. 목간 중에는 운송할 물품의 포장이나 문서꾸러미 윗부분에 올려놓거나 목간의 구멍에 끈을 꿰어 고정시킨 상태로 사용한 것들이 제법 되거든요. 그러던 5년 뒤인 2016년 1월 16일이었습니다. ■구구단 목간의 출현 정훈진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조사연구팀장이 한국목간학회가 주최한 ‘최신 목간자료 발표회’에서 이 목간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목간 사진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던 발표회장이 술렁거렸습니다..
“세밀가귀!”…0.3㎜ 극초정밀 예술에 중국이 열광했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칠-아시아를 칠하다’ 특별전(~3월20일)에 출품된 ‘나전칠 국화넝쿨 무늬합’을 보고 유명한 사자성어를 떠올렸습니다. ‘세밀가귀(細密可貴)’입니다. 그것은 1123년(인종 원년) 고려를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의 나전솜씨는 세밀하여 귀하다(螺鈿之工 細密可貴)”()고 찬사를 보낸 것에서 비롯된 성어입니다. ‘나전’이란 무엇일까요. 조개와 전복, 소라 등의 속껍데기를 다양한 모양으로 얇게 가공한 뒤 그릇 등에 붙여 장식하는 공예기술입니다. 보통 칠을 한 기물 위에 나전을 붙이므로 ‘나전칠기’라는 용어가 사용됩니다. 서긍은 대국의 자존심을 지킨 탓인지 “옻을 칠하는 기술은 그리 잘하지는 못한다(漆作不甚工)”고 전제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고려 나전의 정밀한 기술을..
조선의 화약은 왜 '똥천지' 길가의 흙에서 뽑아냈을까 ‘화약(火藥)은 원래 약(藥)이었다’는 말은 그렇다칩시다. ‘화약이 똥에서 나왔다’는 게 무슨 소리일까요. 국립진주박물관이 3월 22일까지 ‘화력조선’을 주제로 조선무기 특별전을 열고 있는데요. 그런데 발간을 앞두고 있는 특별전 도록 원고를 받아본 제 눈길을 끈 소재가 몇 있었습니다. 먼저 ‘화약(火藥)’이 당초에는 ‘약(藥)’으로 쓰였다는 게 눈에 띄더라구요. 화약은 9~10세기 무렵부터 중국 송나라 때부터 무기로 활용되었는데요. 그러나 그 이전에도 화약은 제조되었답니다. 화약은 염초(초석 혹은 질산칼륨·KNO3)와 숯, 유황을 혼합해서 만들죠. ■약재로 쓰인 화약 화약은 도교사상이 유행한 중국 한나라와 위진남북조 시대에 연단술(煉丹術)의 하나로 사용되었는데요. 연단술은 금단(광물로 만든 약)을 조제·..
동굴 속 한줄기 빛을 따라갔더니 신라 진흥왕의 낙서가 보였네 2015년 12월 6일 일요일 오전 11시 무렵이었습니다. 모처럼 가족여행 중이던 박홍국 위덕대 박물관장은 울진 성류굴에 잠시 들렀습니다. 목적지인 봉화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기에는 너무 일러서 따뜻한 동굴에서 시간을 보내려 했던 겁니다. 그런데 동굴로 막 들어서려던 박관장의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동굴의 왼쪽 벽면에서 심상치않은 글자들이 보인겁니다. ‘癸亥(계해)’로 시작되는 명문이었는데요. 박관장은 울진군 학예연구사인 심현용씨에게 발견사실을 신고했습니다. 곧 본격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동굴 입구의 벽면에서는 이미 조선 후기(1857년)에 새겨놓은 명문이 발견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명문과 불과 1m도 채 안되는 곳에 ‘삼국시대 명문’이 새겨져 있다는 것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박홍국 관장의 ..
조선이 '고요한 아침, 은자의 나라'라고?…분통 터진 미국인 독립투사 서양에서는 ‘조선’을 어떻게 알고 있었습니까. ‘고요한 아침의 나라’니, ‘은자(은둔)의 나라’니 하는 표현이 유명하죠. 그러나 지금부터 120~130년 전에 이런 표현들이 조선(대한제국)을 왜곡하고 비하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한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이 바로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입니다. 헐버트가 힘을 주어 비판한 인물이 바로 (1882년)의 저자 윌리엄 그리피스(1843~1928)였습니다. 그리피스라면 조선을 서양에 알린 아주 유명한 동양학자이고, 국내에서도 서양인의 눈에 비친 조선 이야기를 할 때마다 단골로 인용되는 인물이죠. ■조선이 왜 은둔의 나라인가 그러나 1886년(고종 23) 육영공원(왕립영어학교) 교수로 입국한 이래 조선을 제2의 조국으로 삼았던 헐버트가 보기에 그리피스는 문외..
조선 호랑이 멸종의 원흉…임진왜란 출병 '가토 기요마사'였다 최근 국립민속박물관이 ‘호랑이 사전’을 발간했습니다. 이름하여 인데요. 단군신화에서부터 2018년 평창올림픽 마스코트까지 호랑이 관련 내용을 전부 수록하고 있습니다. 흐르는 세월에 둔감한 편인 저는 왜 뜬금없는 ‘호랑이 사전’이냐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돌아오는 새해가 임인년 호랑이해더군요. 그래서 ‘호랑이 사전’이 출간된 김에 호랑이 이야기를 해보려구요. ■“우리나라는 호담국” 호랑이는 예부터 힘과 용맹을 겸비한 영험한 동물로 사랑받았죠. 때로는 친근하고, 때로는 해학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죠. 육당 최남선(1890~1957)은 “우리나라는 호담국(虎談國)”이라면서 “호랑이 이야기로만 나 같은 책을 꾸밀 수 있고, 안데르센이나 그림(야콥·빌헬름) 형제가 될 수 있다”고 평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