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146)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름 얼룩 흠뻑’, ‘산산조각’ 달항아리는 왜 ‘백자 베스트 42’에 뽑혔나 “너희 중에 뉘에 ‘군자의 기개’가 담겼느냐”(경향신문) “‘백자’쟁명 청화-철화-동화…조선백자 대표 다 모인 챔피언스리그”(동아일보) “불멍·물멍 이어 자기멍…눈 뗄 수 없는 조선백자”(서울신문) “어둠을 몰아내는 ‘조선백자의 스펙터클’”(조선일보)…. 요 며칠 사이 각 언론이 편집자의 감각을 마음껏 뽐낸 온갖 수식어와 함께 앞다퉈 소개한 특별전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리움 미술관의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특별전(2월28~5월28일)입니다. 국가지정문화재 59점(국보18점, 보물 41점) 중 절반이 넘는 31점(국보 10점·보물 21점)과 일본 소재 34점 등 총 185점의 백자가 총출동한 특별전이랍니다. ■군자와 백자 특별전이 조선 백자의 매력을 ‘군자’의 덕목과 연결시켜 해석한 것이 눈에 띄더.. 측우기는 장영실 아닌 문종의 작품…3단 조립에 담긴 임금의 노심초사 해마다 5월19일은 정부가 정한 ‘발명의 날’인데요. 왜 하필 이날일까요. 세계 최초로 측우기를 고안·실험한 날이 1441년(세종 23) 음력 4월29일인데요. 이것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5월19일’이라 이 날을 ‘발명의 날’로 삼은 겁니다. 이상하죠. 훈민정음·거북선·앙부일구·자격루·금속활자 등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최초·최고의 발명품이 많은데 왜 굳이 ‘측우기 고안·실험 일자’를 ‘발명의 날’로 삼았을까요. 이유가 있답니다. 1957년 ‘발명의 날’ 제정 때 이병도(1896~1989) 등 심의위원들이 “발명 날짜와 발명자(세자 이향·문종)가 분명히 기록된 측우기가 가장 적당하다”고 주장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금도 포털사이트의 각종 지식백과에서 거의 대부분이 ‘측우기 발명=장영실’로 검색.. 춤을 사랑한 '국왕대리' 효명세자는 궁중예술의 총감독이었다 같은 주제의 그림이 사이좋게 대한민국의 국보로 지정된 2점이 있습니다. 경복궁의 동쪽 궁궐인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가로 576㎝, 세로 273㎝)입니다. 1828~1830년 사이에 그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림에 1828년 건립된 연경당이 보이는데, 1830년 소실된 환경전, 경춘전, 함허정 등도 함께 들어 있거든요. 동궐도를 보면 마치 드론으로 찍은 사진처럼 한 눈에 두 궁궐의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천·지·인’ 도장을 찍은 3점을 1세트로 제작했습니다. 그 중 16개 화첩으로 된 고려대박물관 소장본에는 ‘인(人)’자가 찍혀있구요. 재작 후 16개 화첩을 16폭 병풍으로 꾸민 동아대 석당박물관본은 ‘천(天)’이나 ‘지(地)’ 중 하나에 해당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궐도에 숨겨.. 이토 히로부미 괴롭히고, 항일의병 사진 남긴 '영국신사'들 “이 이토의 백마디 말보다 신문의 일필(기사)이 한국인을 감통(느낌이나 생각이 통함)시키는 힘이 크다. 그중 일개 외국인의 는 일본 시책을 반대하고 한국인을 선동함이 계속되니 통감으로서 가장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초대통감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의 언급입니다. 대한제국을 집어삼킬 야욕을 거리낌없이 펼쳐가던 이토를 괴롭힌 ‘일개 외국인’이 누구일까요. 바로 대한매일신보의 발행인인 영국인 어니스트 베델(872~1909)이었습니다.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영국 브리스톨시에 ‘베델(한국명 배설) 동상’의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저는 “일제 강점기 영국 출신의 독립운동가가 베델을 비롯해 6명에 이른다”는 보훈처장의 언급에 관심을 갖게 되.. 1982년 ‘아즈텍 달력 도난’ vs 2012년 ‘고려불상 절도 사건’의 전모 1982년 6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방문한 36살의 멕시코 변호사 호세 루이스 카스타냐가 멕시코 고문서의 열람을 신청했습니다. 도서관 측은 복잡한 신원확인을 끝낸 뒤 문서가 담긴 나무상자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자료를 열람한 카스타냐가 상자를 반납하고 떠난 저녁 무렵, 도서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나무상자에 들어있던 고문서 중 14~15세기의 아즈텍 달력인 ‘오뱅 토날라마틀(Tonalamatl de Aubin)’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아즈텍 달력 도난사건의 전모 경찰이 즉각 출동했지만 카스타냐가 유유히 공항을 빠져나가 멕시코로 출국한 뒤였습니다. 두달 뒤인 8월 체포된 카스타냐는 이 고문서를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에 기증하면서 “멕시코 약탈 고문서의 첫번째 환수”라고 선언했.. 부처의 가슴을 난도질하고 훔쳐간 불화…미군 사진속에 범인이 있었다 2006년 3월이었습니다. 미국 LA카운티미술관 아시아 미술실에 부임한 김현정 큐레이터는 미술관 소장품 중 한국 유물 파악에 나섰습니다. 소장품 목록을 살펴보던 김현정 큐레이터의 눈에 밟힌 불화가 한 점 있었습니다. 그것은 ‘석가여래설법도(Buddha Shakyamuni Preaching to the Assembly on Vulture Peak)’라 기록된 불화였습니다. 미술관 데이타베이스에는 없고, 흑백폴라로이드 사진만 달랑 목록에 올라있는 작품이 궁금해졌습니다. 수장고를 샅샅이 뒤져가던 김현정 큐레이터는 마침내 한쪽 구석에서 동그랗게 말려있던 ‘설법도’를 찾아냈습니다. 이역만리 미술관 수장고 한편에 놓여있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영조, 정성왕후, 사도세자를 기린 .. 1500년전 신라에서도 '이모티콘', '인터넷 줄임말' 유행했다 ‘무표정인듯, 심각한듯, 말하는 듯…. 어찌보면 뾰루퉁한 듯, 잔뜩 화낸 듯….’ 문화재청이 얼마전 경북 경산에서 출토된 ‘사람 얼굴 모양 도기(토기) 항아리’를 활용한 그림말(이모니콘) 24종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 등에서 쓸 수 있답니다. 이 ‘얼굴 항아리’는 각기 다른 표정의 세 얼굴을 드러낸 독특한 모습으로 출토되었는데요. 문화재청 공식 SNS는 유물이 출토된 2019년 말부터 프로필 이미지로 활용해왔답니다. ‘문화유산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 관념을 없애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이 ‘얼굴 항아리’는 세 얼굴로만 볼 수 없습니다. 항아리를 살살 돌리면 얼굴과 얼굴 사이에도 ‘또 다른 표정의 얼굴’이 보입니다... 이것이 1500년전 신라판 ‘이모티콘’…‘인터넷 줄임말’도 유행했었다 ‘무표정인듯, 심각한듯, 말하는 듯…. 어찌보면 뾰루퉁한 듯, 잔뜩 화낸 듯….’ 문화재청이 얼마전 경북 경산에서 출토된 ‘사람 얼굴 모양 도기(토기) 항아리’를 활용한 그림말(이모니콘) 24종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 등에서 쓸 수 있답니다. 이 ‘얼굴 항아리’는 각기 다른 표정의 세 얼굴을 드러낸 독특한 모습으로 출토되었는데요. 문화재청 공식 SNS는 유물이 출토된 2019년 말부터 프로필 이미지로 활용해왔답니다. ‘문화유산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 관념을 없애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이 ‘얼굴 항아리’는 세 얼굴로만 볼 수 없습니다. 항아리를 살살 돌리면 얼굴과 얼굴 사이에도 ‘또 다른 표정의 얼굴’이 보입니다... 이전 1 2 3 4 5 6 7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