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60) 썸네일형 리스트형 문무왕은 왜 망국의 태자 부여융과 취리산 조약을 맺었을까 “665년 8월 문무왕은 당나라 칙사 유인원과 웅진도독 부여융과 취리산에서 회맹했다.” 가 기록한 ‘취리산 회맹’ 기사의 시작이다. 기사가 전하는 취리산 회맹의 전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신라·당나라 연합군이 (무도한) 백제를 평정했다. 그러나 당나라 소정방이 군사를 돌려 귀국하자 남은 백제의 무리가 반란을 일으켰다. 당 고종은 당나라에 끌려간 부여융(백제 의자왕의 아들)에게 “귀국해서 백제의 남은 무리를 다스리며 신라와 사이좋게 지내라”는 명을 내렸다. 이미 4개월전 신라 문무왕에게 계림도독의 관작을 내린 당 고종은 부여융을 웅진도독으로 임명했다. 결국 665년 8월 당나라를 대표한 유인원의 주도아래 계림도독(문무왕)과 웅진도독(부여융)의 회맹이 이뤄진 것이다. 신라 문무왕, 백제 부여융이 당나라 .. ㅈㅇㅎㄱㄷ ㄱㅈㅅㅇㅇㅇ ㅈㄱㅇㅌㅎㄹ ‘ㅇㄷㅇ ㅈㅎㄱ’ ‘ㅇㄷㅇ ㅂㅅㄱㄷㄹㄱㅇㅇ’ ‘ㅃㄹㅇ!!’ 한 2년 전 딸과 재미삼아 나눈 카톡의 초성문자 대화다. ‘어디야 집? 학교?’ ‘연대 앞, 버스 기다리고 있어!’ ‘빨리와!!’까지는 그래도 소통이 가능했다. 그러나 딸이 보낸 다음의 카톡은 해득불능이었다. ‘ㅇㅇㅂㅅㅈㅉㅇㅇㄴ!!’ 도저히 해득할 수 없던 필자가 ‘ㅁㄹ(뭐래)’라 핀잔을 주었더니 ‘응응, 버스진짜안오네!!라는 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딸과의 소통은 거기서 한계를 드러냈다. 그저 시도를 해봤다는 데 만족했을 뿐이다. 그나마 츤데레(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사람)나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 안궁안물(안 궁금해서 안 물어봄) 같은 신조어는 인터넷 사전을 찾아 해득할 수 있다. 하지만 초성문자의 나열은 차원을 달리한.. '섹스심볼' 메릴린 먼로가 읽은 책은 '율리시스'였다 지하철 통풍구 위에서 치마를 펄럭이던 금발미녀, 풍만한 몸매와 뇌쇄적인 입술, 게슴츠레 반쯤 감은 눈…. 메릴린(마릴린) 먼로하면 떠오르는 말이 ‘백치미 섹스심벌’이다. 그러나 ‘섹스심벌’은 맞지만 단언컨대 ‘백치미’는 아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독서광이었으니까 말이다. 굳이 붙인다면 ‘독서광 섹스심볼’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1962년 약물과다 복용 등으로 죽은 먼로의 서재를 둘러본 이들은 심지어 사회주의 금서까지 꽂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독서에 열중한 메릴린 먼로. 먼로는 그 어렵다는 제임스 조이스의 까지도 달달 외울 정도였다고 한다. 먼로의 연기코치였던 나타샤 라이테스는 “먼로는 다른 이의 지적 토대 위에 좋은 것을 취해 자기 것으로 흡수하는 정신적인 비치코머(해변에서 물건을.. 돌리, 스너피, 룽룽…복제시대의 명암 1996년 7월 영국의 이언 윌머트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한 새끼양에게 ‘돌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국의 팝스타 돌리 파튼의 이름에서 땄다. 돌리 이전에도 동물복제는 있었다. 그러나 수정란을 이용한 ‘생식세포 복제’가 고작이었다. 수정란이 분할하면 그 세포를 분리해서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한 뒤 같은 개체를 만드는 기술이었다. 그저 인위적으로 일란성 쌍둥이를 만드는 격이었다. 쌍둥이일지언정 똑같은 인간은 아니지 않은가. 윌마트 연구팀은 양(羊)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탈핵난자를 만들었다. 복제양 돌리. 포유동물 가운데 최초의 체세포 복제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런다음 다른 양의 유선(젖샘) 세포에서 꺼낸 핵을 탈핵난자에 옮겨 심었다. 엄청난 시행착오 끝에 핵과 난자를 융합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얻.. 아무도 눈치 못챈 세종의 '숨겨진 업적’…그걸 지켜낸 조선의 민초들 “지금 실록을 보관하는 사고(史庫)가 충주에만 있으니 염려스럽습니다.” 만고의 성군이라는 세종대왕의 업적은 필설로 다할 수 없다. 훈민정음 창제와 해시계·물시계·측우기 등 과학기술 장려, 대마도 정벌과 4군6진 개척, 그리고 편찬 등 손으로 꼽을 수 없다. 그런데 세종대왕의 ‘숨겨진 업적’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적다.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책을 보관할 사고(史庫)를 확충한 것이다. 조선 건국 후 사고는 내사고(서울 춘추관)와 외사고(충북 충주) 등 2곳 뿐이었다. 이중 과 , 등이 보관된 곳은 외사고인 충주사고 뿐이었다. 그러니 내내 불안했다. 민가와 섞여있는 사고에 불이라도 나면 끝장이었다. 급기야 1439년(세종 21년) 사헌부가 상소문을 올린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전주사고에서 실록을, 경기.. 후설, 견마지치…인공지능은 승정원일기를 어떻게 번역했나 2005년 네덜란드 출신의 딕 아드보카트(Advocaat)가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되었을 때의 일이다. 네덜란드어로 된 아드보카트 관련기사를 검색해서 번역기를 돌렸더니 ‘Lawyer(변호사)’라는 주어가 계속 보였다. 곧 그 이유를 알아냈다. ‘아드보카트’ 단어에 네덜란드어로 변호사라는 뜻이 있고, 영어에도 ‘Advocate(변호사)’가 있으니 그렇게 번역한 것이다. ‘견마지치’를 ‘미천한 신의 나이’로 정확하게 번역한 인공지능 번역기. 승정원의 별칭인 후설(喉舌)도 목구멍(喉)과 혀(舌)로 번역하지 않고 ‘승정원’이라 표현했다. 그러나 66살을 60살로 기록한다던가 ‘거의 쉬는 날도 없이’를 ‘거의 한 달도 지나지 않아’로 표현한다든가 한 것은 전문가의 다듬질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국고전번역원 .. 뼈대있는 마한출신 가문 5대가 묻힌 백제시대 선산 2003년 12월 충남 공주 수촌리에서 백제 무령왕릉 이후 최대의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불과 300평 남짓한 구릉 한편에서 백제 무덤 6기가 확인됐는데 그 속에서 금동관모 2점과, 금동신발 3켤레, 중국제 흑갈유도자기 3점, 중국제 청자 2점, 금동허리띠 2점, 환두대도 및 대도 2점 등 백제사를 구명할 수 있는 찬란한 유물들이 쏟아졌다. 이렇게 많은 백제의 금동제 유물이 쏟아진 것은 무령왕릉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자지러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청동기 세트의 현현 대체 어찌된 일인가. 시계를 두달 전인 2003년 10월로 돌려보자. 수촌리 현장은 동편 뒤로는 산을 등졌고, 서편 앞쪽으로는 드넓은 정안 뜰이 펼쳐져있는 명당이었다. 예부터 홍수가 나면 정안뜰까지 물이 들었다고 해서 수촌리(水.. 똥!덩!어!리!의 역습 “아줌마 같은 사람들을 세상에서 뭐라 그러는 줄 알아요? 구제불능, 민폐, 걸림돌, 많은 이름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렇게 불러주고 싶어요. 똥!덩!어!리!” 2008년 드라마 에서 천재 지휘자 강마에(김명민)가 첼로 연주자 희연(송옥숙)에게 내뱉은 대사이다. “아무리 연기였지만 ‘똥덩어리’ 소리에 기분이 엄청 나빴다”는 송옥숙씨의 토로처럼 ‘똥’과 관련된 욕설을 들으면 이성을 잃게 된다. 2007년 5월 권정생의 동화 강아지 똥’을 어린이 발레로 공연할 때의 삽화. 춘원 이광수의 소설 ‘흙’(1932년)에도 주인공 허숭이 ‘에라이 똥물에 튀길 녀석!’이라는 욕설을 듣는 대목이 나온다. ‘똥물이나 맞을 지지리도 재수없는 놈’이라는 소리다. 에도 “(순종하지 않은 제사장들에게) 희생 제물의 똥을 너희 얼.. 이전 1 ··· 74 75 76 77 78 79 80 ··· 1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