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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래자 思來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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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광 김정은과 남북농구경기 남북 체육교류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종목이 바로 축구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부터 서울·평양을 오가며 벌였던 이른바 경평축구전의 역사 덕분이다. 게다가 남북한을 통틀어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이고 선수들의 기량마저 엇비슷하기에 교류의 상징종목으로 꼽혀왔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도 당연히 경평축구전 재개를 염두에 두고 체육교류문제를 꺼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뜻밖에 “축구보다 농구부터 교류하자”고 수정제의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른국제학교 재학시절 사진. 김위원장은 “(세계 최장신이던) 리명훈 선수(2m35)가 있을 때만 해도 강했는데 은퇴하자 마자 약해졌다”고 부연설명했다. 이어 “이제 남한에 상대가 안될 것 같은데 남한에는 2m 넘는 선수들이 많죠”라고 묻기..
자살골과 자책골…전과자 양산하는 축구 실수든 뭐든 자기 골문에 공을 넣는 행위를 영어로 ‘Own Goal’이라 한다. 약자로는 ‘O.G’라고 줄이는데, 가만 보면 ‘Oh! God!’의 축약일 수도 있으니 적절한 표현이다.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자살골(한국)이나 자살점(일본)이라 번역했다. 최악의 자살골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축구대회 때 나왔다. 미국전에서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가 상대방의 크로스에 발을 갖다댄게 그만 자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다른 선수들은 고국팬들의 질책이 무서워 귀국을 꺼렸지만 에스코바르는 ‘쿨’하게 돌아왔다. 하지만 비극이 터졌다. 후반 추가시간에 자책골을 넣고 동료들의 위로를 받고 있는 모로코의 부핫도즈(가운데) 나이트클럽에서 시비가 붙은 끝에 에스코바르는 총격을 받아 사망한다. 총을 쏜 범인..
구르칸 용병과 북미정상회담 2010년 9월 인도-네팔행 기차에서 ‘40대 1’의 격투가 벌어진다. 퇴역 군인(당시 35살)이 총칼로 무장한 떼강도 40명과 활극을 벌인 것이다. 처음엔 그저 푼돈이나 뜯어가는 좀도둑떼이겠거니 하고 참고 지켜보았다. 그러나 강도 두목이 18살 소녀를 부모 앞에서 강간하려고 하자 분연히 일어섰다. 품에서 휘어진 칼 한자루를 뽑아든 퇴역군인은 순식간에 두목을 포함 3명을 죽이고 8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나머지 강도는 줄행랑치고 말았다. 이 퇴역군인은 전설적인 ‘구르카 용병’ 출신이었다. 구르카 용병의 역사는 뿌리깊다. 1816년 영국-네팔 전쟁에서 적군이었던 몽골계 구르카 부족 전사의 용맹을 높이 산 영국이 포로 일부를 동인도회사의 사병으로 편입한 것에서 시작됐다. 넘치는 폐활량 덕분에 지구력이 뛰어나고..
'백제의 미소' 금동관음보살은 귀환할 수 있을까 1907년 충남 부여 규암면 규암리에 살던 농부가 희한한 유물을 하나 발견했다. 뚜껑을 갖춘 쇠솥 안에 7세기대 불상 2점이 들어 있었다. 쇠솥에 불상이라니 이 무슨 뜬금없는 유물조합인가. 먼 훗날의 발굴에서 실마리를 찾아냈다. 즉 1992년 부여 능산리 절터의 수조 유구에서 찾아낸 백제금동대향로와, 2003년 경남 창녕 말흘리 절터의 원형구덩이 속 대형솥에서 발견된 9세기대 불교공예품 500여점…. 1907년 충남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에서 쇠솥에서 발견된 백제금동불상 두 점 중 일본인 이치다 지로가 일본으로 반출했던 한 점(위 사진). 일본인 소장자가 지난해 말 국내학계에 공개했다. |최응천 동국대 교수 제공 백제멸망기(부여)와 후삼국 혼란기(창녕)에 해당 사찰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불교용품들을 솥이..
달의 두 얼굴과 오작교 위성 달(月)은 두 얼굴이다. 루나틱(lunatic·광기)의 단어가 보여주듯 불운의 별로 알려져왔다. 반면 낭만적인 이야기의 소재이기도 했다. 서왕모에게서 빼앗은 남편(예)의 불사약을 훔친 부인(상아)이 달로 도망쳐 토끼(혹은 두꺼비)로 변했다는 설화가 있다. 훗날 이 설화는 계수나무와 토끼의 떡방아 이야기 등으로 변했다. 한국에서는 호랑이에 쫓긴 남매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 오빠는 해가 되고, 동생은 달이 됐다는 ‘해님 오 빠, 달님 동생’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두 얼굴의 달’은 관념속, 신화속 이야기가 아니다. 천지개벽 이래 인류는 달의 한쪽 면, 즉 앞면만 줄기차게 보았지 뒷면은 절대 볼 수 없었다. 달의 자전주기(27.32일)와 지구에 대한 공전주기(27.32일)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왜 이럴..
천사표 음이온의 가면 음이온은 중성의 입자가 전자를 얻어 만들어지는 음전하를 띠는 물질이다. 물론 반대는 양이온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시중에서 ‘유익한 음이온’, ‘해로운 양이온’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즉 양이온이 체내에 들어가면 혈액 흐름이 나빠지며 신진대사가 둔화되어 질병에 잘 노출되고, 노화도 빨라진다는 것이다. 반면 음이온이 들어가면 혈액을 맑게 해줌으로써 상쾌한 느낌을 안기고, 질병 억제력도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음이온이 풍부한 산림·폭포 부근에서 기분이 상쾌해지고 마음도 안정되지만, 양이온이 많은 대도시에서는 기분도 나빠지고 쉬이 피곤해진다는 것이다. 16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의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른바 ‘라돈 침대’의 리콜확대와 취약계층 이용자의 건강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
버킨백 총리부인을 위한 '일말의 변명' 1981년 비행기 여행 중이던 영국의 배우·모델인 제인 버킨이 실수로 가방 속 물건을 다 쏟아버리고는 불평을 터뜨렸다. “가죽으로 된 작은 여행가방을 찾을 수 없어!” 때마침 옆에 있던 에르메스의 회장 장 루이 뒤마가 “수납이 잘되는 가방을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가방 에르메스 버킨백이다. 그런데 2015년 7월 제인 버킨이 “제품명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가방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악어 2~3마리의 가죽을 산채로 벗기는 잔인한 관행이 부각되자 질색한 것이다. 그렇다고 에르메스를 향한 상류사회 여성의 허영이 진정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개당 1800만~2억원을 호가하는 버킨백을 구입하려면 4~5년은 족히 기다려야 한단다. 부패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
‘에어포스 은(Air Force One)’ 참매 1호 “참매는 몸통은 크지 않다. 그렇지만 균형있는 외모와, 빠르고 영리하며 결패(결기와 패기)있는 기질을 갖고 있다.” 2009년 1월10일 북한 주간지 는 참매를 북한의 나라새, 즉 국조(國鳥)로 소개하고 있다. 는 “매로 꿩을 사냥하는 장면은 안악 3호분과 삼실총 등 고구려 고분 벽화에 예외없이 그려져 있고, 고려 시기에는 매를 기르는 관청(응방·鷹房)을 둘만큼 우리 민족의 생활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구려 고분벽화인 삼실총 벽화에 그려진 매사냥 그림. 특히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참매는 용맹스러운 새이며, 조선사람의 기질을 닮은 새”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빠른 속도로 하강해서 우물쭈물하지 않고 한순간에 먹잇감을 확 낚아채는 참매의 기질을 일컬은 것이리라. 비단 북한 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