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적

(165)
경주의 지하수위 상승과 지진 징후 일본에서는 ‘진흙속 메기가 준동하면 지진이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1592년 교토의 후시미에 성을 쌓을 때 “반드시 메기를 막을 대책을 세우라”는 특명을 내린 이유였다.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운위되는 일본의 지진운. 솜사탕 같은 구름이 지진의 전조라는 이야기다. 이후 지진을 일으킨 메기에게 벌을 내리고, 무거운 돌로 짓누르는 조형물이나 그림이 쏟아졌다. 메기, 즉 동물의 이상행동을 지진의 전조 현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지진의 전조를 허투루 넘기지 않고 대지진의 참사를 막아낸 사례가 있다. 1975년 2월4일 중국에서 일어난 규모 7.3의 하이청(海城) 대지진이다. 중국 지진국이 동물이상행동 정보를 수집한 것이 주효했다. 즉 1974년 12월부터 겨울인데도 뱀이 도로에 나..
진시황릉 왜 발굴을 포기했나 “무덤조성에 죄인 70만명을 동원했다. 구리물을 부어 틈새를 메워 외관을 놓았다. 모형으로 만든 궁궐과 백관, 그리고 온갖 기기묘묘한 형상의 물건들을 설치했다. 자동발사되는 활을 장치했고, 수은을 주입하여 강과 바다를 조성했다. 풀과 나무를 심은 묘지는 마치 산과 같았다.”( ‘진시황 본기’) 기원전 246년 등극한 진시황은 불멸을 꿈꾸며 37년 동안 자신의 무덤을 조성했다. 시황제의 뒤를 이은 진2세는 아버지의 장례가 끝난 뒤 무덤문을 닫아버렸다. 1974년 여름, 우물을 파려던 농부들에게 발견된 병마용 군단.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이를 두고 세계 8대 불가사의라 극찬했다. 무덤의 구조를 알고 있던 노예들과 기술자들의 비밀누설이 두려워 모조리 질식사시킨 것이다. 이후 진시황릉 관련 기록들은 처..
귀뚜라미 소리에 얽힌 가을 이야기 ‘귀뚜라미가 울면 게으른 아낙이 놀란다’는 말이 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여름철에 부지런히 길쌈해야 할 아낙네가 실컷 게으름을 피우다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에 ‘아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촉직(促織)’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겨울나기용 베를 빨리 짜라(織)고 재촉하기 위해(促) 우는 벌레’라는 뜻이다. 귀뚜라미는 예부터 가을의 전령사이자 외로운 사람들의 벗으로 알려져 있었다. ‘실솔편’은 “귀뚜라미가 마루에 있으니 한 해가 저물어간다”고 했고, ‘빈풍편’은 “가을(음력 8월) 귀뚜라미가 우리 집 상 밑으로 들어온다”고 했다. ‘왕포전’은 “귀뚜라미는 가을을 기다려 울고, 하루살이는 어두운 때에 나온다”고 했다. 정조 임금은 “귀뚜라미가 집에 들어오는 계절이 되면 농사일은 그제야 휴식을 취한다.(..
개그맨 마라토너와 한국 마라톤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자 만큼이나 박수를 받은 선수가 있었다. 캄보디아 대표인 다키자키 구니아키(39·瀧崎邦明)였다. 다키자키는 155명 중 140명이 완주한 이날 레이스에서 요르단의 메스컬 드라이스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꼴찌를 간신히 면했다. 139위. 147㎝의 초단신인 다키자키의 원래 직업은 전문 마라토너가 아니다. 일본 개그맨이다. 2005년 일본 TBC 방송 프로그램 ‘올스타 감사제’ 중 ‘미니 마라톤’ 코너에 출연해서 3시간48분57초를 기록했다. 이것이 마라톤 입문의 계기였다. 남다른 재능을 발견한 다키자키는 개그와 마라톤을 겸업했다. 그러던 2009년 한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일본에서는 안되는 실력인데, 국적을 바꿔 도전하면 어떠냐”는 농담을 들었다. 2011..
다이빙 골인과 날 들이밀기 신공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 출전한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 꿈은 신기루 같았다. 결승선 직전까지 중국의 리자쥔(李佳軍)에 뒤져 있었기 때문이다. 리자쥔이 환호하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뒤에서 파고들던 김동성 선수가 사력을 다해 왼발을 쭉 뻗었다. 사진판독결과 김동성의 스케이트날이 간발의 차로 먼저 결승선을 지났다. 우승을 확신했던 리자쥔의 그 황망한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골인 직전까지 펠릭스에게 뒤져있다가 다이빙 하는 바람에 역전 우승한 샤우내 밀러. 몸통(가슴)이 먼저 결승선에 닿으면 된다는 육상 규정 덕분에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특유의 필살기였던 ‘스케이트 날 들이밀기’는 이후 쇼트트랙 피니시 전법의 기본이 되었다. 한가지 ‘들이밀기’에서 주의할 점은 날을 들지 않아야..
남북선수 셀카? 그것이 무슨 뉴스인가 “(조)남풍이 형하고 나란히 소변을 보면서 감독(윤상문)을 세게 뒷담화했어요. 감독이 화장실 안에 있는 지도 모르고….”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코리아’ 단일팀으로 참가했던 당시 이유성 코치의 회고담이다. 북측 조남풍 코치와 ‘짝짜궁’이 되어 남측 윤상문 감독을 험담하다가 혼쭐이 났다는 것이다. 리우 올림픽에서 남측 이은주(오른쪽)와 북측 홍은정이 다정하게 셀카를 찍고 있다. 정치학자인 이안 브레머는 트위터에 “이것이 바로 올림픽을 하는 이유”라 했다. 이후 두 사람이 ‘우리 남풍이형’, ‘우리 유성이’하는 통에 얼굴도 모르는 양쪽 코치의 부인들도 마치 친동서간처럼 지냈다. “통일되면 내가 남풍이 형 노후를 책임진다고 했는데….”(이유성씨) 1991년 3~4월은 남북 탁구선수들이 ‘46일간..
‘백제계’ 아키히토 일왕의 '양위' 승부수 “내 모계에 한국계 인물이 있는 것 같다…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음을 느낀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1990년 일본을 방문한 노태우 대통령에게 속삭인 말이다. 일왕이 “내 조상은 한국계”라고 직접 인정한 폭탄발언이었지만 당시엔 부각되지 않았다. 통역을 맡았던 김상배씨는 2010년 아사이신문에 “당시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통석(痛惜)의 염(念)을 금할 수 없다’는 일왕의 사죄발언에 묻혔다”고 전한바 있다.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 한국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살펴보고 있다. 2001년 68회 생일을 맞이한 일왕은 공개 기자회견장에서 “간무(桓武) 천황(재위 781~806년)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는 사실이 에 기록돼있다”면서 “한국과 깊은 연을 느낀다”고 선..
양궁의 비결은 역시 '피와 땀' 4500년 전 태양이 10개나 한꺼번에 떠올랐다. 산천초목이 불타기 시작하자 동이족의 군장인 예가 나섰다. 동방의 신궁이던 예는 시위를 당겨 태양 9개를 차례로 떨어뜨렸다. 떨어진 태양은 세발달린 까마귀, 즉 여자양궁은 1984년 LA올림픽 이후 32년간 단체전 금메달 행진을 이었다. 장혜진, 최미선, 기보배 선수 역시 리우올림픽에서 단체금메달을 땄다. 삼족오로 변한다. 하나 남은 태양은 비로소 지상세계를 정상으로 운행한다. 2500년 후 고구려 창업주 주몽이 등장한다. 주몽은 비류국 임금(송양)과 영토를 걸고 활쏘기 경쟁을 펼친다. 주몽은 100보(70~100m) 앞에서 화살을 쏘아 지름 3㎝의 옥반지를 산산조각낸다. 신궁의 전통은 조선 창업주 이성계로 이어진다. 이성계는 100m 앞에 둔 은거울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