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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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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대 인공지능, 누가 이길까 바둑의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한대다. 한번 놓을 수 있는 가짓수만 361개(19X19)에 달한다. 흑과 백이 첫수를 주고 받는 경우의 수만 12만9960(361X360)가지에 이른다. 두 번 씩만 주고받아도 167억 가지(361X360X359X358)가 되고, 모든 경우의 수를 굳이 계산하면 ‘10의 170제곱’에 이른다. 우주의 원자수 10의 80~100제곱 보다 훨씬 많다. 요순시대부터 시작됐다는 바둑의 5000년 역사에서 똑같은 판이 나왔을 리 없다. 옛 사람들이 바둑을 우주에 견줘 바둑판의 한가운데 점을 하늘의 중심인 ‘천원(天元)’이라 한 것은 천고의 혜안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수학의 ‘경우의 수’니 확률로 계산할 수 없는 ‘패’나 ‘먹여치기’ ‘되따기’ 등의 요지경 같은 바둑룰까지 있다..
소록도 할매수녀의 귀향 어린 사슴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소록도(小鹿島)’란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1916년부터는 한센병 환자들이 강제로 격리된 ‘버림받은 섬’이다. 손발이 잘려나가고 얼굴이 문드러지는 한센병은 하늘이 내리는 가장 가혹한 전염병으로 치부됐다. 남성환자에게 정관수술을 시키는 ‘단종법(斷種法)’까지 공포했다. 사후엔 환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시신해부를 자행했고, 칼로 난도질된 시신은 화장장으로 보냈다. 천형(天刑)의 씨를 말려야 한다는 명목 아래 자행된 반인권의 행태들이었다. 소록도 시절 환자의 아이들을 돌보는 마리안느 수녀 1962년과 66년 이 버림받은 섬에 금발의 수녀 둘이 찾아왔다. 당시 소록도병원장이던 조창원씨는 ‘백로 두마리가 사뿐히 섬에 내려 앉았다’고 표현했다. 오스트리아 교구청 소속의 마리안느 스..
최초의 만평에 실린 이완용의 '불륜설' “李■를 잡고 조개(趙개)를 구어라. 고걸(高乞)을 쳐서 모(모)로 박(朴)어도 윷에는 죽는다.” 1910년 2월 15일 에 통감부에 의해 부분 삭제된 만평이 실린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일을 윷놀이에 비유한 풍자만평이었다. 이도영의 만평인 '자부상피. 당대 이완용과 이완용 며느리간 파다하게 돌았던 망측스러운 불륜설을 풍자했다.(위 사진)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 직후 이토 히로부미와 친일파 일파의 처단을 윷놀이로 풍자한 이도영의 만평(가운데 사진) 1909년 6월2일 1면에 게재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사만화.(아래 사진) 삭제된 ‘이■’는 누가봐도 ‘이도(토)’를 가리킨 것이었다. 만평은 이토 뿐 아니라 대표적인 친일파인 조(조중응 혹은 조민희), 고(고영희), 박(박제순..
나치 문양과 불교 卍자는 같은 문양이다 卍 문양의 뜻은 심오하다. 고대인들은 卍을 태양의 빛, 혹은 우주의 순환 및 윤회를 형상화한 것으로 여겼다. 특히 卍은 석가모니 부처 이전부터 인도의 태양신인 비슈누의 상징 문양이었다. 비슈누의 가슴에 있는 소용돌이 모양의 털에서 발하는 서광을 가리켰다. 불교에서 卍은 좋은 징조를 가리키는 길상(吉祥)의 상징으로 여겼다. 석가모니의 가슴과 발바닥에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卍 문양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저 문양에 지나지 않았던 卍은 측천무후 시대인 693년 정식글자로 거듭났다. 즉 卍자를 ‘길상과 만덕(萬德)이 모였다’는 뜻을 새겨 만(萬)으로 읽었다. 부처님은 물론 중생의 마음 속에 잠재한 불성(佛性)을 상징하고, 상서로운 조짐을 안겨주는 글자로 사랑받았다. 이렇게 동양에서는 만덕(萬德)의 조짐인 卍문양을 ..
'이혼도장 찍고' 출가 해볼까 카필라바스투의 왕자로 태어난 석가모니 부처가 출가한 것은 29살 때였다. 어느 날 궁궐 밖에서 밭갈이하는 농부, 새에게 잡혀먹는 벌레, 쇠약한 노인을 보고 큰 충격에 빠진 게 계기가 됐다. 아버지는 아들의 고뇌를 눈치채고 혼인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자식까지 낳은 석가는 생로병사라는 인간의 고뇌에서 결국 빠져나오지 못해 출가의 길을 택했다. 속세와의 인연을 끊은 석가는 불면과 단식, 결가부좌 등 처절한 고행으로 깨달음을 구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출가장면을 새긴 조각유물. 석가의 출가는 세상의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를 깨우치려는 혹독한 수행의 과정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출가의 의미는 퇴색한다. 자발적인 출가가 아니라 의지할 곳이 없거나, 세금과 징집을 모면하거나, 살 길이 없는 자들의 도피수..
'우주식물' 백일홍의 반전매력 흔히 백일홍이라는 일컬어지는 식물은 두가지다. 중국 원산인 목백일홍과, 멕시코 원산인 꽃백일홍이다. 꽃백일홍은 원래 잡초에 불과했지만 독일인인 진(Zinn)이 발견한 이후 화훼가들이 개량해서 관상용으로 재배했다. 반면 동양의 문헌에 다수 등장하는 목백일홍은 배롱나무를 가리킨다. 이 ‘목백일홍’의 이름은 가슴 찡한 전설을 담고 있다. 우주인 스콧 켈리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핀 백일홍 사진을 트위터에 올럈다.|스콧 켈리 트위터 캡처 옛날 어떤 남자가 제물로 낙점된 처녀를 구한다며 괴물과 싸우려고 떠났다. 남자는 처녀에게 ‘성공하면 흰 깃발을, 실패하면 붉은 깃발을 달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100일 후 괴물과 한판 승부를 펼치고 돌아오던 남자의 깃발은 붉은 색이었다. 처녀는 남자가 죽은 줄 알고 크..
어느 마에스트로의 퇴장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고 듣는 음악의 문외한들이 한번쯤 갖게 되는 궁금증이 있다. 작곡자도 아닌데다 악기도, 연주도, 소리도 내지 않은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향한 박수갈채를 독차지한다는 것은 일종의 사기가 아닐까. 아닌게 아니라 영국의 음악학자 한스 켈러는 “음악만 들으면 되지 지휘자는 불필요한 존재”라 주장했다. 헝가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칼 플레시도 “지휘자처럼 사기꾼이 진입하기에 좋은 직종이 없다”고 했다. 물론 음악이 단순했던 시절에는 수석 연주자의 신호에 따라 무난히 박자를 맞췄다. 17세기 베니스에서는 오페라의 아버지로 일컫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1567~1643)를 위해 ‘마에스트로 디 카펠라’(maestro di cappella·교회 음악감독)라는 자리를 만들었다. 최고의 음악가를 고용해서..
올해의 단어와 혼용무도 1999년 일본 통신사 NTT 도코모의 구리타 시게타카(栗田穰崇)가 200여개의 그림문자를 만들었다. 그림(え·繪)과 문자(もじ·文字)를 합성한 ‘이(에)모지’라 했다. 이모지는 컴퓨터 자판의 글자 및 부호로 감정을 표현한 이모티콘과 달랐다. 유니코드 시스템을 이용한 실제 그림이었다. 이모지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기 등에 도입되면서 삽시간에 퍼졌다. 최근 영국의 옥스포드 사전은 ‘이모지’ 가운데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face with tears of joy)’을 ‘2015년의 단어’로 선정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난민(refugee) 등 쟁쟁한 후보를 제쳤다. 캐스퍼 그래스워홀(Grathwohl) 옥스포드 회장은 “알파벳 같은 기존문자가 강렬한 시각 효과와 빠른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