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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 캐스트-흔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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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나타난 백제 무령왕, 그 분은 누구인가 숱한 이야깃거리를 남긴 무령왕릉 발굴로 수수께끼 같은 한국 고대사의 블랙박스가 열렸습니다. 108종 3000여 점에 이르는 유물이 쏟아졌습니다. 백제 25대 왕 무령왕은 그렇게 1450년 만에 현현했습니다.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무령왕은 헌헌장부의 미남자였습니다. “이름은 사마 혹은 융이라 했으며 키가 8척이고 눈매가 그림 같았으며 인자하고 너그러워 민심이 따랐다”는 것입니다. 무령왕이 즉위할 당시 백제는 존망의 위기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습니다. 한성백제 멸망 후 공주로 도읍지를 옮긴 지 불과 30년도 안된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무령왕은 불구대천의 원수국인 고구려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왜와 신라 등과도 나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 양나라에 국서를 보내 “이제 민심을 수습해서 다시 강국이 ..
황금보검의 주인공은 금수저가 아니었다 1973년 경주 계림로에서 발굴된 무덤(계림로 14호분)은 희한했습니다. 적석목곽분치고는 상당히 작았는데, 그 안에 성인 남자 두 명이 누워있던 흔적이 있었습니다. 오른쪽 남자는 대도를 찬 흔적이 있었는데, 왼쪽 남자가 달고 있던 유물이 군계일학이었습니다. 길이 36㎝에 불과했지만 눈부신 황금보검이었습니다. 분명 신라 고유의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1928년 옛 소련 카자흐스탄 보로보에에서 확인된 검의 파편과 비슷했습니다. 이밖에도 비슷한 양식의 벽화 그림들이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깁니다. 무덤의 주인공은 왜 외국산 황금보검을 차고 있었을까요. 서역인이 이역만리 신라의 수도 경주에 묻힌 것일까요. 아니면 신라인일까요. 신라인이라면 당시로서는 해외명품이었던 황금보검을 찰만큼 금..
훈족-흉노-신라가 황금보검의 계보인가 1973년 경주 계림로에서 발굴된 무덤(계림로 14호분)은 희한했습니다. 적석목곽분치고는 상당히 작았는데, 그 안에 성인 남자 두 명이 누워있던 흔적이 있었습니다. 오른쪽 남자는 대도를 찬 흔적이 있었는데, 왼쪽 남자가 달고 있던 유물이 군계일학이었습니다. 길이 36㎝에 불과했지만 눈부신 황금보검이었습니다. 분명 신라 고유의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1928년 옛 소련 카자흐스탄 보로보에에서 확인된 검의 파편과 비슷했습니다. 이밖에도 비슷한 양식의 벽화 그림들이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깁니다. 무덤의 주인공은 왜 외국산 황금보검을 차고 있었을까요. 서역인이 이역만리 신라의 수도 경주에 묻힌 것일까요. 아니면 신라인일까요. 신라인이라면 당시로서는 해외명품이었던 황금보검을 찰만큼 금..
세종시대 장애인 시위사건의 전말 지금 대한민국 한복판 광화문 광장 지하도에 가면 4년 넘게 이어진 농성장이 있습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등의 철폐를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농성입니다. 장애인들은 온갖 참지못할 야유를 들어가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그래서 제가 역사서를 들춰봤습니다. 왕조시대 조정의 장애인 정책은 어땠는지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2000년 전부터 장애인은 물론 환과고독이라 해서 홀아비와 홀어미, 독거노인, 고아 등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신라 유리왕 때였다니 할 말이 없을 지경입니다. 유리왕은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의 모든 책임이 바로 임금에게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다른 임금들도 한결같았습니다.그렇다면 조선의 장애인 정책은 어땠을까요. 역시 만고의 성군이라는 세종의 ..
신안 보물선 800만개 동전의 비밀 지금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바로 '신안 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을 주제로 한 특별전입니다. 신안 해저선이란 어떤 배일까요. 1975년 한 어부가 전남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중국제 청자와 백자 6점을 인양했습니다. 그물에 우연히 걸린 거지요. 바로 신안 해저선, 혹은 신안 보물선, 혹은 그냥 신안선이라 일컬어지는 14세기 중국의 무역선에서 인양된 것이었습니다. 1984년까지 9차례 수중발굴결과는 경이적이었습니다. 도자기 2만여점과 자단목 1000여본, 그밖에 진귀한 생활용품들이 줄줄이 인양되었습니다. 이 배는 1323년 엄청난 상품을 싣고 중국 닝보를 떠나 일본 하카다항으로 가는 국제무역선이었습니다. 특히 이 배의 밑바닥에는 무려 800만개에 달하는 동전..
작은 공(탁구공)이 큰 공(지구)를 흔들었다 올림픽 탁구경기를 관전하다보면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니폼은 분명 유럽선수이고, 아메리카 대륙 선수인데 얼굴은 동양인 일색인 것입니다. 선수 대부분이 중국계이기 때문이다. 그도그럴 것이 중국대륙에는 등록선수만 5000만명에 달합니다. 중국에서 대표선수가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겟지요. 그러니 다른 대륙, 다른 나라의 대표선수가 되겠다는 겁니다. 한국 대표선수 가운데도 전지희가 중국계 귀화선수입니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중국에서 탁구가 국기의 대접을 받고 있을까요.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왜 핑퐁외교라는 말이 생겼을까요. 정리하자면 탁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닙니다. 탁구공의 무게는 불과 2.5g에 지나지 않지만 그 작은 공이 지구라는 엄청난 큰 공을 뒤흔들었습니다. 탁구가 바꿔놓..
'전하! 사면은 소인의 다행이오, 군자의 불행이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을 맞아 사면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맞습니다. 대통령은 헌법 79조에 따라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면권은 대통령이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권한일까요. 아닙니다. 헌법 11조를 보면 대통령의 사면권 보다 더 중요한 대목이 나옵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왕조시대에도 사면권은 임금의 절대권한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역대 군주들은 사면권을 되도록이면 신중하게 처리하려 했습니다. 물론 만백성의 어버이로서 용서해주고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역대 군주와 신하들의 뜻은 분명했습니다. ‘잘못된 사면은 임금과 백성 모두를 해치는 행위’라는 구양수의 지적과 ‘사면은 소인의 다행이며, 군자의 불행’이라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은 3000년도 넘은 속담입니다. ‘여자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는 핑계입니다. 를 쓴 김부식은 어땠습니까. 최초의 여성지도자인 선덕여왕을 두고 “아녀자가 정치를 하다니,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라고 비난했습니다. 지금 같으면 당장 파면당해도 시원치않을 지독한 ‘여혐발언’입니다. 그러나 김부식은 옛날 남자라 칩시다. 요즘도 걸핏하면 ‘여자탓’하고, 툭하면 ‘여자가~’하는 못난 남자들이 곧잘 보입니다. 최근들어 브렉시트 후유증과 글로벌 경제 침체, 테러 다발 등 혼란에 빠진 지구촌을 지켜낼 구원투수들이 등장했다는 기사가 봇물을 이룹니다. 그 구원투수들은 바로 여성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자가 어지럽힌 쓰레기는 여자나 나서서 치운다”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