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 캐스트-흔적의 역사 (312)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색의 굴욕과 이순신 가문의 중국어 교육법 예나 지금이나 외국어는 ‘통곡의 벽’입니다. 천부적인 언어능력을 자랑하면 모르되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옛날의 기록을 살펴보면 외국어 때문에 절명하고 망신당한 사람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고려말의 대학자이자 신진사대부의 스승으로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목은 이색이 바로 굴욕의 대표주자입니다. 조기중국어교육에, 유학은 물론 북경에서 관리로까지 일했던 이색이 황제를 알현하는 자리에서 ‘그대의 중국어는 꼭 오랑캐 같다’는 핀잔을 들었으니까 말입니다. 반면 이순신의 5대조 할아버지인 이변은 서른이 넘어 급제했지만 그야말로 불철주야 중국어를 공부한 덕분에 역사에 남는 문신 출신 통역관이 됐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증조할아버지(이거)도 그 어렵다는 외교문서를 줄줄 읽을 정도로 .. '침략의 속죄양' 조선 호랑이 절멸 사건 아프리카 국민사자 ‘세실’의 비참한 죽음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조선호랑이의 운명을 보는 것 같아 그렇습니다. 그래도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트로피 사냥’은 인간의 야만성을 비난하고 대책을 마련하면 됩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의 조선호랑이 멸종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조선 호랑이의 멸종을 주도한 것은 일본인들이었습니다. 예로부터 호랑이 사냥은 일본인들에게 ‘로망’이었다. 섬나라 일본에는 호랑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창칼로 호랑이를 잡아 죽인 일은 대륙침략의 향수를 자극하는 자료로 활용됐습니다. 침략의 수괴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보양식으로 조선 호랑이의 고기를 먹었답니다. 그 후 300년 뒤 조선을 집어삼킨 일제는 호랑이와 표범·곰 등.. '고려자기 장물'을 싹쓸이 쇼핑한 이토 히로부미 광복 70주년입니다.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와신상담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는 일제강점기 때 일제에 의해 무자비하게 도굴된 문화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는 고려청자 이야기입니다. 특히 초대 조선통감을 지냈고, 안중근 의사에게 처단된 이토 히로부미가 도굴품, 그러니까 개성과 강화도, 파주 장단 일대에서 마구 파헤친 고려자기들을 닥치는대로 사들인 장물아비라는 것을 소개할까 합니다. 동방예의지국에서는 무덤에 함부로 손대는 것은 오랑캐나 하는 짓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무덤 속 부장품들이 완벽한 상태로 남아있었습니다. 특히나 최상급의 고려청자가 안장돼있는 고려시대 무덤들은 오죽했겠습니까. 일제의 고굴범들은 바로 그걸 노렸습니다. 백주대낮에 총검을 들이대고 100여.. '자리싸움, 눈싸움' 코미디 휴전회담 이번 주 팟캐스트는 아주 먼 이야기 아닙니다. 지금부터 62년 전 이야기입니다. 7월27일은 3년 넘게 끌었던 비극적인 한국전쟁이 휴전협정 발효로 끝난 날입니다. 그런데 이 전쟁은 무려 2년 전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유엔군과 공산군이 이미 1951년 7월부터 휴전회담을 벌여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담은 지지부진했습니다. 그 사이 코미디 같은 사건들이 이어졌습니다. 회담장에서 자리싸움은 물론 2시간이 넘는 눈싸움까지 벌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유치한 싸움이었지만 좋게 말해 심리전이라 할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유치한 말싸움을 벌이는 동안 어마어마한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지금의 휴전선 일대에서 19개국 젊은이들이 죽거나 부상당하는 비극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번 주 팟캐스트 주제는 ‘눈.. '왕조시대'를 욕보이지 마라 요즘 무슨 ‘왕조시대냐’는 말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불통과 오만, 그리고 신하 위에서 군림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을 찍어내려고 하는 대통령을 두고 왕조시대의 여왕이니,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행태라느니 하면서 걸핏하면 ‘왕조시대’ 운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묻습니다. 왕조시대가 뭐 어떻다고 왕조시대 왕조시대 하는 것입니까. 이번 주 팟캐스트에서 다룰 주제가 바로 ‘함부로 왕조시대를 욕보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왕조시대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돌아가는 정치상황을 보면 왕조시대가 100번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가 증명하는 왕조시대는 임금이 적어도 백성을 하늘로 여기고 받들었습니다. 임금은 기상이변이나 예기치 않은 재난이 일어나면 어김없이 ‘모든 게 내 잘못.. 애완동물은 망국의 지름길입니다 얼마전 고려 태조 왕건이 거란의 외교선물로 보낸 낙타 50마리를 굶어죽인 사건, 즉 만부교사건을 다룬 적이 있는데요. 이 사건은 고려사 최대의 미스터리로 꼽히고 있다는 말씀 드렸죠. 그런데 후대의 임금들은 태조 왕건이 낙타를 굶어죽인 사건을 나름대로 해석하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사치를 경계한 것이라 했습니다. 아니 임금의 지위에 있으면서 애완동물 한마리 쯤 키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진시황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된 진2세 호해는 아방궁 건축을 반대하는 대신들의 목소리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답니다. “내가 천하를 얻은 까닭은 내 맘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맘대로 하겠다는 데 무슨 헛소리냐.”( ‘진시황본기’) 그런데 위대한 역사가인 사마천은 그런 진2세를 두고 “사람의 머리를 하고 짐승의 .. 허난설헌은 표절작가인가 27살에 요절한 천재 여류시인이 있습니다. 여성이라는 신분의 한계를 뚫고 조선은 물론 중국대륙에까지 필명을 떨친 조선의 대표작가…. 허난설헌입니다. 그녀의 유고시집이 출간되자 중국대륙은 ‘난설헌앓이’에 휩싸였습니다. ‘난설헌의 시는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됐다’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난설헌의 시가 출간되자 명나라 문사들이 열광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일입니까. 유고집인 이 출간(1608년)된지 44년만엔 1652년 명나라에서 표절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난설헌의 시 대부분이 당나라의 시를 베낀 것이라는 의혹이었습니다. 그러자 조선문단에서도 파문이 일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조선이 자랑했고, 그의 필명이 중국대륙에까지 떨친 허난설헌은 과연 표절작가일까요. .. 낙타를 굶겨죽인 태조 왕건의 숨은 뜻 얼마전 온라인 상에 우스갯소리가 나돌았습니다. 고려 태조 왕건이 ‘거란이 보낸 낙타 50마리를 굶겨 죽인 이유’를 역사 문제에 어느 학생이 ‘메르스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겁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별의별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마냥 웃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942년(태조 25년) 일어난 ‘낙타 굶겨죽인 사건’, 즉 만부교 사건은 고려 475년 역사 가운데서도 최대 미스터리로 꼽힙니다. 물론 에는 ‘고려가 거란이 보낸 사신 30명을 절도로 유배시키고, 낙타 50필을 만부교 밑에 묶어 굶겨죽인 것은 거란이 발해를 멸망시켰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상당수 연구자들은 이 대목에서 고구려·발해의 계승자로서 고토 회복을 염두에 둔 태조 왕건의 북진정책을 잘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