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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분의1', 형제자매 평등상속은 고려 때부터의 전통이었다 ‘장남=1.5, 아들=1, 딸(출가)=0.25, 딸(미혼)=0.5, 부인=0.5’(1960~1978) ‘장남=1.5, 아들=1, 딸(출가)=0.25, 딸(미혼)=1, 부인=1.5’(1979~1990) ‘장남=1, 아들=1, 딸=1, 처(생존)=1.5’(1991~현재) 이것은 대한민국 민법에 정한 시기별 재산상속비율이다. 지금은 아버지가 사망했을 때 1991년 개정된 민법 1009조 1항에 따라 모든 자녀가 1/n, 어머니(생존)는 0.5가 더 많은 비율로 상속된다. 그러나 1990년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장남과 어머니는 각 1.5씩을, 두번째 자녀(남녀)부터는 각 1씩을 받았다. 그러나 출가한 딸의 경우 홀대를 받았다. 다른 자녀의 4분의 1인 0.25를 상속받는데 그쳤다. 이때는 그래도 개선된 상속 배..
춤을 사랑한 '국왕대리' 효명세자는 궁중예술의 총감독이었다 같은 주제의 그림이 사이좋게 대한민국의 국보로 지정된 2점이 있습니다. 경복궁의 동쪽 궁궐인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가로 576㎝, 세로 273㎝)입니다. 1828~1830년 사이에 그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림에 1828년 건립된 연경당이 보이는데, 1830년 소실된 환경전, 경춘전, 함허정 등도 함께 들어 있거든요. 동궐도를 보면 마치 드론으로 찍은 사진처럼 한 눈에 두 궁궐의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천·지·인’ 도장을 찍은 3점을 1세트로 제작했습니다. 그 중 16개 화첩으로 된 고려대박물관 소장본에는 ‘인(人)’자가 찍혀있구요. 재작 후 16개 화첩을 16폭 병풍으로 꾸민 동아대 석당박물관본은 ‘천(天)’이나 ‘지(地)’ 중 하나에 해당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궐도에 숨겨..
이토 히로부미 괴롭히고, 항일의병 사진 남긴 '영국신사'들 “이 이토의 백마디 말보다 신문의 일필(기사)이 한국인을 감통(느낌이나 생각이 통함)시키는 힘이 크다. 그중 일개 외국인의 는 일본 시책을 반대하고 한국인을 선동함이 계속되니 통감으로서 가장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초대통감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의 언급입니다. 대한제국을 집어삼킬 야욕을 거리낌없이 펼쳐가던 이토를 괴롭힌 ‘일개 외국인’이 누구일까요. 바로 대한매일신보의 발행인인 영국인 어니스트 베델(872~1909)이었습니다.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영국 브리스톨시에 ‘베델(한국명 배설) 동상’의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저는 “일제 강점기 영국 출신의 독립운동가가 베델을 비롯해 6명에 이른다”는 보훈처장의 언급에 관심을 갖게 되..
1982년 ‘아즈텍 달력 도난’ vs 2012년 ‘고려불상 절도 사건’의 전모 1982년 6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방문한 36살의 멕시코 변호사 호세 루이스 카스타냐가 멕시코 고문서의 열람을 신청했습니다. 도서관 측은 복잡한 신원확인을 끝낸 뒤 문서가 담긴 나무상자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자료를 열람한 카스타냐가 상자를 반납하고 떠난 저녁 무렵, 도서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나무상자에 들어있던 고문서 중 14~15세기의 아즈텍 달력인 ‘오뱅 토날라마틀(Tonalamatl de Aubin)’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아즈텍 달력 도난사건의 전모 경찰이 즉각 출동했지만 카스타냐가 유유히 공항을 빠져나가 멕시코로 출국한 뒤였습니다. 두달 뒤인 8월 체포된 카스타냐는 이 고문서를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에 기증하면서 “멕시코 약탈 고문서의 첫번째 환수”라고 선언했..
'망명길' 신채호가 짊어지고간 '원픽' 역사서…"생사람 잡지마라" “고려 때 무왕(誣枉·생사람에게 죄를 덮어씌움)한 사필(史筆·역사 기록)을 씻는다면 (조선)왕조가 빛날 것 같습니다.” 1781년(정조 5) 정조 임금이 승선(국왕 비서) 정지검(1737~1784)에게 특별한 명을 내렸다. 순암 안정복(1712~1791)이 개인적으로 편찬한 의 필사본을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이때 순암은 정지검에게 “‘고려 말의 일’을 이제와서는 기휘(忌諱·꺼리고 싫어함)할 만한 이유가 없으니 당시 잘못 기술된 역사기록을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이 말을 반드시 성상(정조)께 전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순암이 언급한 ‘생사람 잡은 일’은 무엇인가. 우왕(재위 1375~1388)과 창왕(1389~1399)을 공민왕(1351~1374)이 아닌 신돈(?~1371)의 아들·손자(‘신우와 신창’)로..
부처의 가슴을 난도질하고 훔쳐간 불화…미군 사진속에 범인이 있었다 2006년 3월이었습니다. 미국 LA카운티미술관 아시아 미술실에 부임한 김현정 큐레이터는 미술관 소장품 중 한국 유물 파악에 나섰습니다. 소장품 목록을 살펴보던 김현정 큐레이터의 눈에 밟힌 불화가 한 점 있었습니다. 그것은 ‘석가여래설법도(Buddha Shakyamuni Preaching to the Assembly on Vulture Peak)’라 기록된 불화였습니다. 미술관 데이타베이스에는 없고, 흑백폴라로이드 사진만 달랑 목록에 올라있는 작품이 궁금해졌습니다. 수장고를 샅샅이 뒤져가던 김현정 큐레이터는 마침내 한쪽 구석에서 동그랗게 말려있던 ‘설법도’를 찾아냈습니다. 이역만리 미술관 수장고 한편에 놓여있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영조, 정성왕후, 사도세자를 기린 ..
빗살무늬토기는 왜 '뾰족'할까…실용성 갖춘 신석기시대 걸작 디자인 ‘한국 미술 5000년전!’ 1975년 당시 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도쿄(東京)에서 열릴 한·일 국교 정상화 10주년 기념 특별전에 붙인 이름이다. 그 무렵(1971~75년) 서울 암사동 선사유적지에서 기원전 3000년 유물인 빗살무늬토기(도기)가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빗살무늬토기는 생활용기가 아닌가. 그것이 미술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뭐 이렇게 생각하는 이가 있을 법하다. ■예술점수 10점만점, 실용점수 0점 그러나 암사동 출토 빗살무늬 토기의 ‘대표선수’를 한번 보라. 우선 V자형의 모습이 날렵하다. 여기에 3~7단으로 상·중·하로 화폭(토기 표면)을 나눠 갖가지 무늬를 새긴 선사인들의 예술품이다. 아가리 부분에는 짧은 빗금무늬, 그 아래에 점을 이용한 마름모무늬를 눌러 찍어 장식..
1500년전 신라에서도 '이모티콘', '인터넷 줄임말' 유행했다 ‘무표정인듯, 심각한듯, 말하는 듯…. 어찌보면 뾰루퉁한 듯, 잔뜩 화낸 듯….’ 문화재청이 얼마전 경북 경산에서 출토된 ‘사람 얼굴 모양 도기(토기) 항아리’를 활용한 그림말(이모니콘) 24종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 등에서 쓸 수 있답니다. 이 ‘얼굴 항아리’는 각기 다른 표정의 세 얼굴을 드러낸 독특한 모습으로 출토되었는데요. 문화재청 공식 SNS는 유물이 출토된 2019년 말부터 프로필 이미지로 활용해왔답니다. ‘문화유산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 관념을 없애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이 ‘얼굴 항아리’는 세 얼굴로만 볼 수 없습니다. 항아리를 살살 돌리면 얼굴과 얼굴 사이에도 ‘또 다른 표정의 얼굴’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