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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임금이 '안(평대군)빠'가 된 사연 최근 도난 당한 ‘기이편’을 갖고 있던 문화재 사범이 적발됐습니다. 이 사람은 1999년 도난된 ‘기이편’을 어떤 경로인지 모르지만 입수해서 보관했다가 공소시효가 끝난 줄 알고 올해 1월 경매시장에 내놨다가 잡혔습니다. 범인을 잡고, 문화재까지 찾았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난문화재 가운데 국보로 지정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2001년 도난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행방이 묘연한 문화재인데, 바로 안평대군이 직접 쓴 입니다. 1987년 국보 238호로 지정된 문화재인데요. 크기가 A4용지보다 작은 크기인데 안평대군의 낙관과 도장이 찍힌 진적이어서 국보 대우를 받았습니다. 아직 오리무중인 이 안평대군의 글씨를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번 주는 의 출현을 갈망하면서 안평대..
이제 세계바둑은 박정환 커제 '양강시대' ‘커제(柯潔) 1위, 알파고 2위, 박정환 3위…이세돌 5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직후 바둑전문랭킹사이트인 ‘고레이팅’이 발표한 세계랭킹이다. 화제의 주인공인 이세돌 9단이 실은 커제(중국 1위)와 박정환(한국 1위)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커제 9단은 최근 세계 3대 타이틀(바이링배·삼성화재배·멍바이허배)을 휩쓴 기사다. 국내기사들은 커제와의 전적에서 19승41패의 참담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세돌 9단도 절대 열세(2승8패)다. 커제의 도발적인 언행 또한 인구에 회자된다. 지난 1월 멍바이허배 결승을 앞둔 이 9단이 “내가 이길 확률이 50%”라고 예측하자 커제는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다. “무슨 50%씩이나…. 5%겠지.” 19살 청년의 ‘시건방’을 승리로 다스리면..
백제왕의 수수께끼 담긴 규슈 백제마을 골프 여행으로는 가벼운 발걸음이리라. 비행기로 불과 1시간30분 거리인 ‘따뜻한 남쪽나라’여서 그럴까. 친구끼리, 부부끼리…. 1월24일, 한 겨울 금요일 낮 인천발 미야자키행 비행기는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만원사례였다. 미야자키 공항 한편에 산더미처럼 쌓인 수 십 개의 골프가방은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북새통을 뚫고 백제왕의 전설이 숨쉬는 난고손(南鄕村)의 ‘구다라노사토(百濟の里)’, 즉 백제마을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렸지만, 체감거리는 만만치 않았다. 규슈 산맥 끝자락의 심산유곡을 휘감는 산길을 돌고 돌아가는 여정…. 굽이굽이 흐르는 고마루(小丸) 강을 따라 한 1시간30분 정도 갔을까. 저만치에 피리를 불고, 북을 치며 걷고 있는 마츠리(お祭り) 행렬이 보였다. ‘미카..
구마모토성에 서린 조선의 한 최근 규수지방을 강타한 지진으로 40여명이 사망하는 가하면 구마모토성(熊本城) 일부도 무너졌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특히나 규슈 지방과, 특히 이 구마모토 지역, 그것도 이 구마모토성이 우리 역사와 친연관계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규수지방은 옛날 백제인들이 이주 혹은 망명해서 터전을 잡고 살았던 곳입니다. 지금도 직역하면 ‘백제(くだら) 없다(なぃ)’는 ‘구다라 나이(くだら なぃ)’는 ‘쓸모없다’ ‘재미없다’ ‘시시하다’는 뜻을 갖고 있는 말입니다. ‘백제없다’는 말이 ‘시시하다, 쓸모없다, 재미없다’는 뜻이면 ‘백제있다’는 말은 얼마나 근사하고 멋지고 재미있다는 뜻이었을까요. 일본열도에 도착한 백제인들이 얼마나 근사했는지 짐작할 수도 있겠습니다. 비단 백제인들 ..
'떠나볼까' 여행을 결행한 조선의 여인들 꽃피운 봄이 왔습니다. 싱숭생숭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겠죠. 그러나 과거의 여성들에게 담장 밖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에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부녀자는 장 100대에 처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몇몇 여성들은 훌훌 떠났습니다. 제주 출신 김만덕은 임금의 허락까지 얻고 임금이 내린 특전까지 누리며 나름 호화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또 한 분이 계십니다. 김금원이라는 원주 여인입니다. 기녀출신은 김금원은 불과 14살의 나이에 남장차림으로 호서지방-금강산-관동8경-설악산-한양 등을 유람한 전문여행가였습니다. 여행만 다니지 않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음풍농월했고 훗날엔 그렇게 지은 시까지 묶어 기행문까지 썼습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7..
그녀, 최초의 여성시단을 이끈 김금원 꽃피운 봄이 왔습니다. 싱숭생숭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겠죠. 그러나 과거의 여성들에게 담장 밖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에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부녀자는 장 100대에 처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몇몇 여성들은 훌훌 떠났습니다. 제주 출신 김만덕은 임금의 허락까지 얻고 임금이 내린 특전까지 누리며 나름 호화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또 한 분이 계십니다. 김금원이라는 원주 여인입니다. 기녀출신은 김금원은 불과 14살의 나이에 남장차림으로 호서지방-금강산-관동8경-설악산-한양 등을 유람한 전문여행가였습니다. 여행만 다니지 않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음풍농월했고 훗날엔 그렇게 지은 시까지 묶어 기행문까지 썼습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7..
세계7대명품군함으로 뽑힌 불멸의 거북선 사서에 거북선이 등장한 것은 조선 초였다. 1413년 태종이 “임진도에서 거북선과 왜선의 전투를 구경했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당시에도 거북선의 위력은 대단했다. 좌대언 탁신은 태종에게 “적선이 거북선과 충돌하면 견뎌내지 못한다”면서 “거북선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무적의 도구로 삼아야 한다”고 아뢴다. 그러나 새롭게 개조·창안한 거북선으로 조선을 구한 이는 이순신 장군이었다. 이 장군이 4곳의 해전에서 연전연승을 거두고 올린 장계에 거북선의 위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왜적의 침입을 예측하고 거북선을 만들었는데…용머리 입에서 총통을 쏘고, 등에 송곳과 칼을 꽂았습니다. 밖에선 안을 볼 수 없으니 적선 수백척을 향해 쉽게 돌진해서 포를 쏠 수 있습니다.” 거북선의 모양은 1795년(정조 19) 편찬된 ..
설탕 한스푼에 담긴 흑인의 역사 6~7세기 인도 동부 벵골인들은 찐 사탕수수에서 채취한 당즙을 조려내어 결정체를 만들었다. 이 정제 설탕은 삽시간에 세계각지로 퍼졌다. 조선의 실학자 이규경(1788~1856)까지 ‘점입가경의 맛’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였다. 설탕은 만병통치약으로도 여겨졌다. 13세기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단식 중에 설탕을 먹는 것이 율법이냐 아니냐는 논쟁이 벌어지자 “설탕은 식품이 아니라 소화촉진용 약품”이라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차와 커피, 담배 같은 유럽 대륙에 유입된 다른 식품들은 건강상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설탕만큼은 아퀴나스의 ‘보증’ 덕분에 아무 걸림돌없이 세계상품으로 발돋움했다. 설탕은 값비싸고 맛좋은 건강식품으로서 왕후장상의 신분과시용 상품이 됐다. 11세기 이집트 술탄은 7만㎏의 설탕으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