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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이혼, 패가망신의 지름길 이번주 팟캐스트를 소개합니다. ‘조선시대라면 얼마나 좋을까. 처첩을 마음대로 들이고 내칠 수 있는 시대였으니….’ 그럴 리 없겠지만 혹 이렇게 상상하는 남자들이 있다면 한마디 하겠습니다. “꿈깨세요. 잘못하면 패가망신할 터이니…” 조강지처를 버릴 수 있는 7가지 죄악, 즉 칠거지악으로 걸어 쫓아냈다는데 무슨 걸림돌이 있었겠느냐고 항변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칠거지악을 무색케 만드는 삼불거(三不去), 즉 아내를 쫓아낼 수 없는 3가지 조건이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드물지요. ‘삼불거’란 ‘돌아갈 곳이 없는 아내는 쫓아내지 못하고, 부모의 삼년상을 함께 지냈다면 역시 쫓아내지 못하며, 처음에 가난하게 지냈다가 후에 부자가 됐을 경우에도 쫓아내지 못한다’는 조항입니다. 한마디로..
팟 캐스트(4회) 조선판 '바바리맨', 어떤 처벌 받았나 요즘 성(性) 관련 추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필자와 같은 장삼이사는 물론이고, 사회지도층까지 줄줄이 성 추문에 연루되고 있습니다. 그래놓고는 ‘딸 같아서 그랬다’는 둥, ‘귀여워서 그랬다’는 둥 흰소리를 남발했답니다. 며칠전에는 15살짜리 알바생을 껴안고 입을 맞춘 음식점 주인이 항소심에서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고 합니다. ‘(음식점 주인에게) 부양해야 할 두 자녀가 있다’는 점이 감안됐답니다. 이 대목에서 한숨이 나옵니다. 두 자녀가 있다는 사람이 딸 같은 아이에게 그럴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래서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봤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성범죄에 어떤 처벌을 내렸을까. 놀라웠습니다. 상습범들은 요즘처럼 전자발찌를 차는 정도로 처벌이 끝나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겁니다. 조선시대 성폭행범은 ..
광해군의 절규…나랏일이 한심하다 “요즘 조선인들은 큰소리만 치고 있다. 반드시 그 큰소리 때문에 나랏일을 망칠 것이다.” 1621년, 광해군이 장탄식한다. 국제정세는 급박했다. 명나라는 요동 전투에서 신흥강국 후금에 의해 줄줄이 패해 존망의 기로에 서 있었다. 그러나 조선의 공론은 후금을 오랑캐 나라로 폄훼하면서 다쓰러져 가는 명나라 편이었다.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 절묘한 등거리 외교로 균형을 잡아온 광해군으로서는 이같은 공론이 한심했다. “명나라 장수들이 줄줄이 적(후금)에게 항복하고 있다. 심지어 요동사람들이 명나라 장수를 포박해서 후금군에 넘겼다고 한다. 중국의 형세가 이처럼 급급하기만 하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인심은 큰소리만 치고….” 화가 김윤겸이 그린 청나라 병사 그림인 '호병도'. 광해군은 다 쓰러져가던 명나라를 맹목적으로..
'조선판' 4대강 공사…태안 운하 “암초 때문에 격렬한 파도와 세찬 여울이 휘몰아친다. 안흥정 아래 물길이 열 물과 충돌하고, 암초 때문에 위험하므로 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있다.”() 송나라 서긍은 충남 태안 마도 인근 해역의 험난한 물길을 두고 “매우 기괴한 모습이라 뭐라 표현할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뿐인가. “옛날엔 난행량(難行梁)이라 했다. 바닷물이 험해 조운선이 누차 침몰했으므로, 사람들이 그 이름을 싫어해서 안흥량(安興梁)으로 고쳤다.”() 얼마나 험했으면, 배가 지나기(行) 어려운(難) 해역이라 ‘난행량’이라 했다가 편(安)하고 흥(興)하라는 염원을 담아 ‘안흥량’으로 고쳤다는 것인가. 안흥량의 암초지대. 나라곳간을 채울 조운선은 반드시 태안반도 인근 해역인 안흥량을 통과해야 했지만 배가 침몰되는 해난사고가 잇따랐다..
금동대향로에 숨겨진 백제 멸망의 비화 1993년 10월 26일 부여 능산리 고분에서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일본 규슈지방의 미야자키현 난가손(南鄕村) 사람들이 백제왕을 상징하는 신체를 모셔와 제사를 지낸 것이다. 일본인들이 왜 백제왕의 신체를 모셔온 것일까. 사연은 1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기 660년 백제가 멸망한 뒤 3년 뒤 백제 부흥군과 왜 연합군이 나·당연합군과 백강(금강)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1000척에 분승한 2만7000여 백제 부흥군·왜 연합군은 4차례 접전 끝에 완패하고 만다. 백제부흥군은 완전히 멸망한다. 이 전투 후 백제왕·귀족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본 나라를 거쳐 규슈로 망명한다. 이 망명 대열에 백제 마지막왕인 의자왕의 서(庶) 왕자 41명 가운데 한사람인 정가왕 일족이 포함돼 있었다. 정가왕 일가가 ..
팟 캐스트(3회) 환향녀, 화냥년, 그녀들의 외침 '환향녀’를 아십니까. 혹시 ‘화냥년’이라는 욕을 연상하십니까. 호로자식이라는 욕과 함께? 그러나 이 ‘환향녀’의 단어 속에는 우리네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뭐 다 아시는 얘기겠지요. 그러나 막연하게 아시는 분들을 위해 ‘환향녀’에 담긴 여인들의 슬픈 역사를 풀어보려 합니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고 강화도가 함락되자 뭇여인들이 오랑캐에게 절개를 잃지 않으려 강화해협의 차디찬 바다에 몸을 던졌습니다. 은 “몸을 던진 여인들의 머릿수건이 연못에 떠있는 낙엽이 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남자들은 어땠을까요. ‘적병에게 욕을 보느니 빨리 죽으라’고 다그쳐 자진하게 만들고, 혼자 살아남은 남정네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옵니다. 과 같은 기록을 보면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용케 살..
한국인의 조상은 서양인이다? “이건 제가 한번 해볼게요.” 1962년 3월 하순, 충북 제천 황석리 고인돌(기원전 6세기) 발굴현장. 28살 신참 고고학자였던 이난영(국립박물관 학예연구사)은 선배인 김정기 학예연구관을 졸랐다. 그 때까지 계획된 12기를 모두 발굴한 상황. 단 하나 남은 게 바로 상석부분이 파괴된 채 흙에 파묻혀있던 고인돌 1기(13호)였다. 너무도 빈약한 고인돌이었기에 신참 고고학자가 한번 욕심을 내본 것이었다. “깨진 것 같은데 한번 해보라”는 허락이 떨어졌다. 그런데 조심스럽게 흙을 파던 신참 고고학자의 손 끝에 뭔가가 걸렸다. 석관이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석관을 파헤치자 놀랄 만한 유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기골이 장대한 사람의 뼈였다. 오른팔은 배에, 왼팔은 가슴에 대고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사진을 ..
팟 캐스트 1회-조선을 물들인 요망한 풀, 담배 5년 만에 조선을 물들인 남령초(담배)…. 그래서 에서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담배를 요망한 풀, 즉 요초라 했습니다. 담배는 1616~18년 사이 들어왔는데, 처음 피운 이는 조선 중기 한문 4대가 중 한 사람이었던 장유였다고 합니다. 담배예절이 없었던 시절이라 어전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장인에게 훈쭐이 났다고 합니다. 그래도 장유는 “누가 이 신비로운 약제를 전했는가”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의 중흥군주라는 정조 임금은 지독한 골초였는데, 담배사랑이 끔찍했습니다. “담배를 치국의 도로 삼는다”고 하면서 “조선을 담배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선포까지 했답니다.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담배예절도 엉망이었는데요. 정조 시대의 명재상 채제공은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새파란 유생들에게 “담배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