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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유전자를 찾아서 코리안루트 1만㎞ 대장정 어웡크족·다구르족 언어에서 고대 한국어와 고구려 언어 흔적 발견 대흥안령 지역에는 어웡크족, 오룬춘족, 다구르족 등 여러 몽골로이드계 소수민족의 언어가 남아 있다. 우리는 흑룡강성과 대흥안령 지역의 여행을 계속했다. 2007년 7월 21일 우리는 하일라얼(Haila’er)에 있는 어웡크(鄂溫克, Owongku, 혹은 에웽키, 에벵키)족 박물관을 방문했으며, 나는 그 박물관의 젊은 여성 직원에게서 어웡크어로 숫자 1~10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런 연습을 하는 까닭은 가장 쉬운 방법으로 원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 언어가 아직 살아 있는지 구어체 언어를 내 귀로 직접 듣기 위한 것이다. 그 젊은 어웡크 여성은 1~5까지 셀 줄 알았으며, 모르는 나머지는 휴대전화로 자기 어머니에..
‘이나바의 하얀 토끼’ 고향은 고구려 2007 12/04ㅣ뉴스메이커 752호 코리안루트 1만㎞ 대장정 언어학적으로 토끼와 관련된 고구려 언어가 사할린·홋카이도 지역에 영향 한 종족 집단의 문화적 유산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 속에 보존돼 있다. 유전학에서 DNA의 역할은 언어학에서 단어의 어근과 비슷하다. 내가 한국인의 기원을 추적하는 24일간의 답사 여행에 참가한 목적은 이른바 ‘코리안 루트’ 주변에 남아 있는 한국어의 ‘언어 유전자’를 찾는 것이었다. 역사적 유물과 유적은 사라질 수도 있지만 단어 어근은 그 언어를 여전히 사용하는 한 계속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대 한국어의 어근을 추적하면 고구려의 영향력이 동해를 지중해 삼아 훗카이도, 사할린의 고아시아족에까지 미쳤음을 알 수 있다. ‘토끼와 거북이’ 세계 곳곳서 내려와 고대 한국..
시베리아 대륙 동토의 문명들 2007 11/27ㅣ뉴스메이커 751호 신석기시대부터 뛰어난 문화 태생… 청동기문명 한반도·만주 등에 파급 시베리아는 동쪽의 야블로노브이 산맥과 스타노브이 산맥에서 서쪽의 우랄 산맥까지다. 시베리아에는 3개의 큰 강이 흐른다. 모두 사얀-알타이 산맥과 같은 남쪽의 큰 산맥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흐른다. 레나 강, 예니세이 강, 그리고 오비 강이 그것이다. 레나 강 살류 카축 지역의 쉬시킨스키 암각화. 시베리아는 추운 곳이다. 겨울에는 정말 춥다. 1월 평균 온도가 남시베리아는 -16℃, 야쿠치아는 -48℃다. 그러나 여름에는 따뜻하다. 봄이면 땅속은 얼어 있어도, 땅 위는 새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여름이면 사람들이 수영복을 입고 일광욕도 한다. 예니세이 중·상류 선사문화 발달 한반도는 시베리아와 많이 ..
동북아 북방문명의 젖줄, 아무르 2007 11/20ㅣ뉴스메이커 750호 강줄기 따라 수많은 문화·유적 분포… 중류 ‘평저 융기문 토기’ 한반도서도 출토 나는 아무르 강을 보면 ‘아, 물이다’라는 말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모스크바에 유학할 때 누군가가 우스갯소리로 ‘아무르’라는 명칭이 이주 한인들이 너무 힘들고 목이 마를 때 그 강물을 보고 “아, 물이다”라고 말한 연유로 생겨났다는 말을 들은 다음부터다. 아무르 강 하류의 니브흐인들은 그 강을 다-무르, 즉 큰 강이라고 불렀고, 더 하류 쪽의 에벤크(에벵키)인들은 이를 차용하여 아마르 혹은 아무르라고 불렀다고 한다. 나중에 러시아인들이 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아무르 강이 되었다. 아무르 강은 그 물 흐르는 것이 검은 용과 같다 하여 흑룡강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무르 강 유역 유적 분포..
바이칼에 샤머니즘을 허하라 2007 11/13ㅣ뉴스메이커 749호 부리야트공화국 인류 최초 공식종교로 인정… 소수종족 샤머니즘문화 부활 선도 동부리야트 샤먼학교의 승급 심사 의식. 1년에 한 번씩 샤먼의 영험을 점검하고 품계를 수여하는 의식을 3일 밤낮 동안 치른다. 지난 호에서 말한 것처럼 시베리아의 주인은 누가 뭐라 해도 러시아인들이다. 인구를 보면 러시아인을 포함하는 슬라브계 백인들이 주민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문화에서도 마찬가지다. 건축과 복식, 공연과 예술, 심지어 음식과 놀이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문화가 넘쳐난다. 군소 언어들은 일상 생활에서 퇴장한 지 오래이며, 연구실이나 박물관에서 명맥을 이어간다. 알타이-투바-사하야쿠트-부리야트와 같이 소수종족의 자치가 허용되는 자치공화국에서도 러시아어가 공식어이며 동시에 일상..
바이칼 원주민 문화는 어디로 갔나? 2007 11/06ㅣ뉴스메이커 748호 소수 종족 시베리아인 전통은 간 데 없고 러시아 주류문화 일색으로 변모 탈치 야외 목조민속박물관. 오늘날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알혼 섬에는 대도시에서 보기 힘든 통나무집 바냐가 있다. 러시아식 사우나인 바냐 이용법은 필자의 전공이나 마찬가지다. 2년 전 이르쿠츠크외국어대 박근우 교수가 찾아낸 바이칼 호숫가의 바냐에서 정재승 소장과 함께 바이칼식 사우나를 하며 꼬박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 그날 밤, 바이칼에는 평소보다 열 배나 커 보이는 보름달이 떴다. 물위에 비친 달빛은 한 줄기 은빛 카펫처럼 반짝이며 호수를 가로질러 사우나까지 연결되었다. 어디엔가 몸만 숨기면 누구나 나무꾼이 되고, 금방이라도 선녀가 목욕하러 내려올 듯한 분위기였다. ‘..
단군신화, 그리고 북방이야기 2007 10/30ㅣ뉴스메이커 747호 코리안루트 1만㎞ 대장정 단일종족 신화 논리는 역사를 축소… ‘단군-게세르 계열’로 안목을 넓혀야 “우사, 풍백, 운사, 세오가 환웅을 보필하는 사신(四神)으로 설정되고, 태초의 혼돈 속에 벌어지는 선과 악의 투쟁이 현무, 백호, 청룡, 주작의 전투 장면으로 묘사된다. 농경사회의 상징으로 알려진 우사와 풍백이 실제로는 전쟁의 신이었고, 현무, 백호로 변신하여 지상의 악을 제거하는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부리야트인들이 게세르가 알려진 후 1000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해인 1991년 이를 기념하여 셀렝게 강변 언덕에서 기념전을 열었다. 이 얼마나 재기발랄한 연출인가?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단군신화를 보는 시각의 일부다. 물론 ‘태왕사신기’에서 단군신화를 족조..
바이칼에서 단군을 만나다 2007 10/23ㅣ뉴스메이커 746호 코리안루트 1만㎞ 대장정 샤먼이 암송하는 영웅 게세르 서사시에서 단군신화와의 유사성 발견 7월 10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항공편으로 바이칼을 향해 날아올랐다. 세 시간 남짓 비행했을까, 동국대 윤명철 교수의 카메라 셔터 소리에 선잠을 깼다. 바이칼 호수가 장관으로 펼쳐졌다. 봉우사상연구소 정재승 소장이 호수에 대해 즉석 강연을 펼쳤다. 이르쿠츠크대 고고학과 스비닌 교수가 레스토랑의 냅킨 위에 바이칼 주변 종족 분포도를 그려 선물할 정도로 정 소장은 현지인들에게 명망 있는 바이칼 전문가다. 모녀샤먼 바위(일명 부르한 바위)가 보이는 바이칼의 여명. 엷은 옥빛의 바이칼 호수는 하늘색을 닮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호수를 감싸 안았다. 푸른 호수와 호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