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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보’ 칠지도는 408년 백제 전지왕이 왜왕에 하사했다” 일본 나라현(奈良縣) 뎬리시(天理市)의 이소노카미 신궁(石山神宮)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신비한 이야기가 있었다. 출입금지 지역인 ‘금족지(禁足地)’ 안의 남서쪽에 설치된 신고(神庫·보물창고)에 ‘육차도(六叉刀·여섯 가지의 검)’를 모신 특수상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연 스가 마사모토 그런데 1873년 신궁의 주지로 취임한 스가 마사토모(혹은 간 마사스케·菅政友·1824~1897)가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심하게 슬어있던 육차도의 녹을 칼로 긁어낸 스가는 녹 사이에서 반짝거리는 금빛 글자를 보았다. 예리하게 파낸 뒤 금을 밀어넣어 새긴 이른바 금상감(金象嵌) 기법의 글자들이었다. 녹을 긁어내자 앞면에 34자, 뒷면에 27자 총 61자의 글자가 보였다. 앞면에는 육차도가 만들어진 내력..
선조의 언론 탄압…'100일 천하'로 끝난 조선 최초의 신문 2017년 1월이었습니다. 경북 영천 은해사 부주지였던 지봉스님(현 용화사 주지)이 한 인터넷 고서 경매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출품된 어떤 고서에 시선이 꽂혔습니다. 스님은 영천역사문화박물관장직도 겸하고 있거든요. 스님이 본 책은 성리학을 집대성한 이었는데요. ■책표지에 인성왕후의 흔적이… 그러나 책의 표지는 이미 낡아서 떨어져 나갔고, 그래서 다른 종이를 붙여 딱딱하게 새 표제지를 만들어 놓았는데요. 이 종이에 쓰여진 글자들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중 ‘공의전’이라는 글귀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공의전’은 조선조 인종(재위 1544~1545)의 부인인 인성왕후 박씨(1514~1577)를 가리킵니다. 공의전은 지봉 스님도 잘 아는 인물이었습니다. 남편인 인종의 태실(태를 묻은 곳)이 바로 영천 은해사 뒷..
한 점 한 점이 '세종의 국보'…Q&A로 풀어보는 공평동 유물 지난 6월2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획기적인 발굴자료가 발표되었습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인 공평동에서 조선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가 1600여 점이나 나왔고, 각종 천문기구들도 발굴됐다고 하는데요. 유물 한 점 한 점이 국보급이라 할 수 있는데, 발굴의 의미를 알아보려 합니다.(KBS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야') 1문=금속활자가 1600여 점이나 나왔으니까 매우 중요한 것 같기는 한데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답=세종(1418~1450) 하면 어떤 분인가요. 33년 재위하시면서 오로지 백성을 긍휼히 여기면서 정사를 돌본 분이죠. 삼척동자가 다 알다시피 세종의 업적은 필설로 다할 수 없습니다. 훈민정음 창제와 각종 과학기구 발명, 대마도 정벌과 4군6진 개척, 그리고 편찬, 금속활자 개발 등..
60대 의열단원은 왜 이승만에게 방아쇠를 당겼나…암살 미수사건 전모 지난 2016년 개봉된 영화 ‘밀정’을 기억하십니까. 영화에는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원들이 중국에서 서울로 폭탄을 반입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1923년 실제로 일어난 ‘황옥 경부 사건’이라 합니다.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인 황옥(1885~?)은 의열단원 김시현(1883~1966) 등과 중국에서 서울로 폭탄을 반입합니다. 영화에서 ‘황옥’ 역은 송강호씨가, ‘김시현’역은 공유씨가 맡아 열연했습니다. ■할아버지 테러조직 그런데 말입니다. 2015년 5월 깜짝 놀랄만한 사진 한 장이 공개됩니다. 사진은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는 수집가(김태진 국제지도수집가협회 한국대표)가 미군 첩보부대(CIC)가 소장한 사진을 공개한 건데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6월 25일에 찍힌 사진입니다. 한국전쟁 발발 2주년..
저 왜가리는 왜 자동차 도로에 꼼짝않고 서있을까 자동차가 씽씽 달리고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 한복판에 왜 왜가리가 서있는 걸까요? 지난 6월15일 2시35분쯤 제2자유로 경기 파주~일산 구간을 지나던 중 1차로와 2차로를 구분하는 흰색 실선 위에 백로인지, 두루미인지, 혹은 다른 새인지 알지 못하는 큰 새 한마리가 서 있었습니다. 운전하며 지나치다가 보았는데,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새는 무심한듯, 혹은 얼어붙은 듯 서있었습니다. 1차선과 2차선 사이에 절묘하게 서 있었기 때문에 사고없이 지나쳤는데, 그 뒤에는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마치 꿈을 꾼듯 해서 블랙박스를 확인했더니 그림이 찍혔네요. 어떤 새인가 신용운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주무관에게 물어봤더니 ‘왜가리’라 하더군요. 신용운 주무관 이야기로는 요즘이 왜가리 번식기인데, 태어난지 얼마 안되거..
도난당한 안평대군·안중근 유물…돌아오지 않는 국보 보물들 지난주에는 우체국 국제특송과 공항검색대 등을 이용해서 해외로 문화재 밀반출을 시도하던 피의자들이 적발됐습니다. 덕분에 문화재 4종 92점을 찾아냈는데요. 울산에서는 보덕사에서 도난된 불상 한 구를 회수했습니다. 결국 지난 한 주에 문화재 관련 회수사건이 두 건이나 있었네요. 이번 주엔 이 도난문화재의 회수 건을 계기로 지금까지 감쪽같이 사라져 돌아오지 않는 국보와 보물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진품명품의 명암 1995년 시작되어 지금까지 방영되는 장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KBS의 ‘TV쇼 진품명품’입니다. 문화재의 가치를 대중에게 쉽게 알려주기 위해 재미삼아 감정가를 붙인, 이름 그대로 ‘문화재 쇼’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1996년 방영된 45회에서 아주 흥미로운 숫자가 전광판에 찍혔습니다. 중종반..
설탕, 그 달콤한 맛 속에 녹아있는 인간의 살 며칠 전에 탄산음료·과일 주스 등 설탕이 든 음료를 주 3회 이상 마시는 남성은 주 2회 이하 마시는 남성보다 10년간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는데요. 손정식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4∼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성(30∼64세) 3705명을 대상으로 분석해서 나온 결과라는데요. 이번 주는 설탕의 역사와 설탕 때문에 병을 얻은 사람들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1문=지나치게 설탕을 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것은 다 아는 얘기죠? 답=제가 본격적으로 말씀 드리기에 앞서 몇 분을 거론할 텐데 이 분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세종대왕과,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 전설적인 프로야구 스타 재키 로빈슨? 노인과 바다의 어니스트 허밍웨이, 발명왕 ..
‘청와대 미남불상’에서 왜 조선총독 데라우치의 망령이 떠오를까 1993~94년은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각종 대형 사건 사고들이 터진 때였습니다, 구포역 열차전복(1993년 3월28일),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7월26일), 서해 페리호 침몰(10월10일), 성수대교 붕괴(1994년 10월21일), 충주호 유람선 화재(10월24일) 등 온갖 참사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러자 흉흉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기독교 신자인 김영삼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 뒤편에 있던 불상을 치워버려서 각종 사고가 줄을 잇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급기야 호주 신문인 ‘파이낸셜 리뷰’가 “사고가 잇따르자 김영삼 대통령이 치워버린 불상을 제자리로 갖다놓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자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게 이 불상을 공개하는 자리까지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이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