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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원의 용선, 수로왕의 용선, 남북단일팀의 용선 스포츠 종목 중에 카누 용선(龍船·드래곤 보트)이 있다. 중국을 비롯, 동남아시아에서 성행하다보니 18일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별 관심 없는 종목이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 같다. 남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해서 출전하는 덕분이다. 용선은 특히 10명의 패들러(사공)와 키잡이, 드러머(북 치는 선수) 등 12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경쟁하는 종목이다. 남녀별로 8명씩(예비 2명씩 포함)의 남북한 선수들이 선발됐다. 카누 용선 남북단일팀 선수들이 충북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합동훈련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애국시인 굴원이 절망한 이유 용선은 스포츠로서는 매우 생소한 종목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그 뿌리를 더듬으면 2300년..
이토 히로부미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안중근 의사의 1909년 판화 1909년 10월26일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저격사건이 일어난 지 한달여 뒤 안 의사의 저격장면을 새긴 판화가 공개됐다.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하얼빈 의거 후 37일이 지난 1909년 12월 하얼빈 의거 발생 한달여가 지난 1909년 12월2일 일본 박화관이 새겨 발행한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석판화. 고판화박물관 제공 2일 일본 출판사인 도쿄(東京) 박화관(博畵館)이 안 의사의 이토 저격장면을 표현한 석판화를 공개했다. 한선학 박물관장은 “18일~9월23일 73주년 광복절을 맞아 ‘판화로 본 근대한국의 사건과 풍경’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당대에 새겨진 가로 39.3×세로 53.8㎝의 대형석판화를 첫 공개한다”고 밝혔다. 1897년 대한제국 선포 후 황제가..
제자(왕건)와 스승(희랑대사), 1100년만의 만남이 성사될까 “북의 왕건과 남의 희랑대사, 두 분 ‘스승·제자’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건국(918년) 1100주년을 맞아 올 12월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을 준비중이다. 국내외에 흩어진 고려유물 300여점의 출품이 확정되었다. 청자사자형 향로를 비롯해 국보 20건, 보물 28건이 등장한다. 고려문화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특히 학수고대하고 있는 것은 북한 소재 고려문화재의 대여전시이다. 이미 북한측에 대여를 요청할 평양 조선중앙력사박물관 소장 유물 17점의 목록을 통일부에 제출했다. 그 중의 ‘고갱이’는 바로 고려의 창업주인 태조 왕건의 동상과, 왕건의 스승으로 알려진 희랑대사 조각상(해인사 소장·보물 제999호)의 동반 ..
유관순, 안창호, 윤봉길, 이봉창…, ‘요시찰' '수형' 카드 문화재된다 ‘유관순, 키=5촌(152㎝), 신분=평민, 죄명=보안법 위반 소요, 형기=징역 3년, 전과=초범, 직업=정동여자고등보통학교 생도….’ 일제가 충남 아우내 장터 시위를 주도한 뒤 붙잡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유관순 열사(1902~1920년)의 출생연월일과 출생지, 주소, 신장은 물론 활동, 죄명, 형기까지 기록한 신상카드이다. 유관순 열사의 신상카드. 키와 신분 등 신상은 물론 죄명과 형기까지 기록해놓았다.|국사편찬위원회 카드는 낱장의 종이재질로 가로 15㎝, 세로 10㎝이다. 가장 기분 나쁜 것은 독립투사의 상반신을 정면과 측면 사진으로 찍었다는 것이다. 지독한 문초를 받은 뒤 찍혔으니 좋은 사진일 리 없다. 유관순 열사 뿐이 아니다. 1910~45년 사이 작성된 신상카드 연번이 6만5193번까지 기재..
박물관 수장고에서 건진 보물, ‘대동여지도’ 다른 것도 아니고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찾아낸 보물이 있다. 놀라지마라.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국립중앙박물관에는 41만점에 달하는 유물이 있다. 물론 절대다수는 잘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한국전쟁 등 워낙 파란만장한 역사를 겪어온 나라가 아닌가. 즉 일본인이 발굴·소장하던 유물을 인수받았고, 한국전쟁 때 유물이 이곳저곳으로 피란한 이력까지 있으니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웠다. ■김정호는 왜 대동여지도를 만들었을까 수장고에서 발굴한 대동여지도의 경우를 보자. 대동여지도는 고산자 김정호의 역작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호는 대동여지도의 서문에 해당되는 ‘지도유설’에서 춘추전국시대 손자의 글을 인용해서 지도의 제작목적을 밝혔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국방상의 요충지를 ..
'삼팔 따라지' '먹자판 재판소'… 격동의 해방공간 특별전 ‘고두럼 장작 때구 냉수 먹세’ ‘하루종일 정거장’ ‘흐지부지 우편국’ ‘텅텅 비었다 배급소’ ‘먹자판 재판소’ ‘깜깜절벽 전기회사’ ‘삼팔 따라지’, ‘팔십오전’…. 해방 직후의 유행어들이다. ‘고두럼(고드름)…’은 불 피울 장작조차 마련하기 힘든 당대 농민들의 가난한 삶을 말해주고 있다. 고드름으로 장작을 지폈는지 엄청 찬방에서 냉수를 벌컥벌컥 마신다는 의미다. 민족정경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한 . 주요인물들의 친일행적이 자세하게 기록돼있다. ‘하루종일 정거장’은 아무리 기다려도 차가 오지 않는 정거장을, ‘흐지부지 우편국’은 전보 한 장 편지 한장 제때 전하지 못하는 한심한 우체국을 풍자한 말이다. ‘텅텅 비었다 배급소’는 나눠줄 게 없어 텅텅 빈 배급소를, ‘먹자판 재판소’는 ‘돈만 요구하고 판결은 제..
조선의 인디아나 존스 추사 김정희의 역대급 발견 “나는 본디 금석에 벽이 깊은데(我本癖金石) 그대는 시 노래를 절로 잘했네.(君自善歌詩)~”( 9권) 추사 김정희(1786~1856)는 글씨면 글씨, 그림이면 그림, 시면 시, 경학이면 경학, 못하는 분야가 없어서 ‘해동의 천재’ 소리를 들었다. 그 중에서도 추사가 스스로 특별히 자랑한 분야가 있었으니 바로 ‘금석벽’이었다. 벽(癖)이란 시쳇말로 ‘마니아’ 혹은 ‘덕후’로 표현할 수도 있으니, 추사는 ‘금석 덕후’ 혹은 ‘금석 마니아’라 칭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북한 고고학자 도유호(1905~1982)가 1961년 남북한을 통틀어 최초로 펴낸 고고학개설서()에서 추사를 ‘최초의 근대적 고고학자’로 꼽았다. 하기야 금석학이란 고동기의 명문이나 석각을 연구하는 학문인데, 고고학의 한 분야라 할 수 있다. ..
'출처불명' 국보, 'k-93호' 대동여지도, 뒤바뀐 보물…박물관 수장고를 발굴하라 “좋은 유물 찾고 싶으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를 발굴하라”는 말이 있다. 객쩍은 아니다. 현재 박물관 수장고에는 41만 여 점의 문화유산이 소장돼있다. 물론 절대 다수의 유물이 제대로 잘 보존 관리되고 있다. 한강 범람에 대비하여 한강의 수위보다 높게 조성했고, 철통 보안 속에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관리하고 있다. ‘한국의 보물창고’란 명성에 걸맞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파란만장한 문화재 사연 그러나 40만점이 넘는 문화재들을 어떻게 다 일일이 간수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유물의 상당수가 조선총독부 박물관의 소장품을 고스란히 인수받은 것이다. 일제 강점기 발굴조사가 오죽했겠는가. 전문가의 식견이 부족했던 졸속발굴이 적지않았고, 조사보고서도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예가 허다했다. 보고서에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