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360)
달의 두 얼굴과 오작교 위성 달(月)은 두 얼굴이다. 루나틱(lunatic·광기)의 단어가 보여주듯 불운의 별로 알려져왔다. 반면 낭만적인 이야기의 소재이기도 했다. 서왕모에게서 빼앗은 남편(예)의 불사약을 훔친 부인(상아)이 달로 도망쳐 토끼(혹은 두꺼비)로 변했다는 설화가 있다. 훗날 이 설화는 계수나무와 토끼의 떡방아 이야기 등으로 변했다. 한국에서는 호랑이에 쫓긴 남매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 오빠는 해가 되고, 동생은 달이 됐다는 ‘해님 오 빠, 달님 동생’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두 얼굴의 달’은 관념속, 신화속 이야기가 아니다. 천지개벽 이래 인류는 달의 한쪽 면, 즉 앞면만 줄기차게 보았지 뒷면은 절대 볼 수 없었다. 달의 자전주기(27.32일)와 지구에 대한 공전주기(27.32일)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왜 이럴..
비무장지대에 지하만리장성이 있다 “여러분은 운이 좋은 겁니다. 오전에 오신 분들은 비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소나기가 막 그친 5월 어느날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승리전망대(해발 495m)에서 바라본 오성산은 그야말로 한폭의 동양화 같았다. 철원군청에서 나온 해설사가 “저렇게 맑고 깨끗한 오성산 주변과 북한 지역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여러분의 음덕”이라고 했다. ■오성산의 봄날 저 멀리 해발 1062m의 오성산이 손에 잡힐 듯 하고 그 앞으로는 이른바 저격능선(Sniper ridge) 이 이어졌다. 오성산 정상에서 볼 때 저격하기 딱 좋은 능선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저격능선 뿐이 아니다. 오성산을 중심으로 한국전쟁 때 치열한 접전의 장소였던 고지가 줄줄이 이어진다. 오성산 남방에 있는 봉우리가 해발 598m인 삼각고지이며..
천사표 음이온의 가면 음이온은 중성의 입자가 전자를 얻어 만들어지는 음전하를 띠는 물질이다. 물론 반대는 양이온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시중에서 ‘유익한 음이온’, ‘해로운 양이온’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즉 양이온이 체내에 들어가면 혈액 흐름이 나빠지며 신진대사가 둔화되어 질병에 잘 노출되고, 노화도 빨라진다는 것이다. 반면 음이온이 들어가면 혈액을 맑게 해줌으로써 상쾌한 느낌을 안기고, 질병 억제력도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음이온이 풍부한 산림·폭포 부근에서 기분이 상쾌해지고 마음도 안정되지만, 양이온이 많은 대도시에서는 기분도 나빠지고 쉬이 피곤해진다는 것이다. 16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의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른바 ‘라돈 침대’의 리콜확대와 취약계층 이용자의 건강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
버킨백 총리부인을 위한 '일말의 변명' 1981년 비행기 여행 중이던 영국의 배우·모델인 제인 버킨이 실수로 가방 속 물건을 다 쏟아버리고는 불평을 터뜨렸다. “가죽으로 된 작은 여행가방을 찾을 수 없어!” 때마침 옆에 있던 에르메스의 회장 장 루이 뒤마가 “수납이 잘되는 가방을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가방 에르메스 버킨백이다. 그런데 2015년 7월 제인 버킨이 “제품명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가방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악어 2~3마리의 가죽을 산채로 벗기는 잔인한 관행이 부각되자 질색한 것이다. 그렇다고 에르메스를 향한 상류사회 여성의 허영이 진정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개당 1800만~2억원을 호가하는 버킨백을 구입하려면 4~5년은 족히 기다려야 한단다. 부패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
"주류성이 항복했구나! 백제의 이름이 끊겼구나!" ‘백제 부흥운동 거점 부안 우금산성 남문지 확인.’ 올들어 두차례에 걸쳐 들어온 문화재청의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요컨대 ‘부안 우금산성은 백제부흥군의 최후 거점성’이라고 명시해놓은 것이다. 산성을 발굴한 전북문화재연구원은 더 나아가 “(몇몇 학자들이) 우금산성을 백제부흥군의 최후 거점성인 주류성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산성조사의 경위와 목적을 밝혔다. 물론 학계에서도 우금산성을 백제부흥군(660~663)의 최후거점이자 임시수도로 보고자 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핮 하지만 여러 정황상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어떤 확실한 유물이나 유구가 나온 적은 없다. 우금산성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문화재청이 우금산성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내면서 ‘백제 부흥군의 최후 거점’ 운운하는 표현을 쓴 것은 잘못됐다. 국..
‘에어포스 은(Air Force One)’ 참매 1호 “참매는 몸통은 크지 않다. 그렇지만 균형있는 외모와, 빠르고 영리하며 결패(결기와 패기)있는 기질을 갖고 있다.” 2009년 1월10일 북한 주간지 는 참매를 북한의 나라새, 즉 국조(國鳥)로 소개하고 있다. 는 “매로 꿩을 사냥하는 장면은 안악 3호분과 삼실총 등 고구려 고분 벽화에 예외없이 그려져 있고, 고려 시기에는 매를 기르는 관청(응방·鷹房)을 둘만큼 우리 민족의 생활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구려 고분벽화인 삼실총 벽화에 그려진 매사냥 그림. 특히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참매는 용맹스러운 새이며, 조선사람의 기질을 닮은 새”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빠른 속도로 하강해서 우물쭈물하지 않고 한순간에 먹잇감을 확 낚아채는 참매의 기질을 일컬은 것이리라. 비단 북한 뿐이 아니다..
마오쩌둥 밴플리트 이회영 가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지난달 22일 북한에서 중국인 관광객 3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사망자 시신과 부상자를 후송하는 전용 열차에 올라 침통한 표정으로 전송하며 “속죄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사망자 중에 뭔가 중요한 인물이 포함된게 아니냐는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의 행적이 관심을 끌었다. 교통사고가 한국전쟁에서 숨진 마오쩌둥(毛澤東)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이 묻혀있는 평안남도 회창군의 ‘중국 인민지원군 참전 사망자 묘역’을 참배하고 돌아오던 길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화교권 매체는 “사망자 가운데 마오쩌둥 주석의 차남인 마오안칭(毛岸靑)의 외아들, 즉 마오쩌둥의 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마오 주석의 유일한 적손인 마오신위는..
"사관의 위에는 하늘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공간에서 소개한 가 2쇄를 찍었습니다 차후에 제2권 제3권이 나올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지난 날을 서술하여 미래를 생각하고자 한 것입니다.(述往事 思來者)”( ‘태사공자서’ ‘사마천전·보임안서’) 사마천이 불후의 역사서인 를 쓴 까닭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E) 핼릿(H) 카(1892∼1982) 역시 (1961년)에서 유명한 말을 했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이다.(History i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 그러고 보면 사마천이나 E H 카나, 두 사람의 뜻은 2000년의 시공을 초월했어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즉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거울이며, 과거(역사)를 배우는 것은 바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