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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아나운서의 용기 “다시 이렇게 밝고 통쾌한 물건을 낳아 사람들이 이용하니 노인 눈이 아니요 젊은이의 눈이로다. 털끝만큼 작은 것도 볼 수 있으니 누가 이러한 이치를 알아내었나. 바로 구라파의 사람이도다. 저 구라파의 사람이 하늘을 대신하여 인을 행하였도다.”() 실학자 이익(1681∼1763)의 안경예찬론이다. 임진왜란 전후 조선에 들어온 안경은 이런저런 이유로 눈이 침침해진 독서인의 ‘잇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슬그머니 안경예절이 생겼다. 이규경(1788~?)은 “아무리 눈이 나빠도 존귀한 사람이나 연장자 앞에서는 안경을 써서는 안된다”면서 “안경 너머로 높은 분이나 연장자를 빤히 바라보는 것이 건방지기 때문”이라 소개했다.() 심지어는 지존인 임금(정조)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안경을 꺼려 했다. “내 시..
잘못된 임시정부 수립일…어디서부터 문제였나 4월 13일자 달력을 보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1990년부터 시작된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를 위해 제정한 날짜였다. 왜 4월13일이었을까. 상하이(上海) 주재 일본 총영사국 경찰이 1932년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虹口)공원 의거 직후 임시정부 사무실을 급습·압수한 문건을 토대로 작성한 ‘조선민족운동연감’을 근거로 했다. 1938년 4월30일자 한국국민당 기관지인 18호기사. ‘1919년 4월11일 임시로 10개조의 헌장을 제정 발포하고 임시정부를 조직했는데, 금년 4월11일이 임시정부를 성립한지 제19회째 되는 기념일이므로 임시정부에서는 그 날에 성대한 기념식을 거행했다’는 내용이다.|출처: 한시준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 바로 잡아야 ’, 제44집, 2008..
15살에 신라 가야 백제인은 나라를 구했다 “온조왕 41년(기원후 23년) 한수 동북쪽의 여러 부락 사람으로 나이 15세 이상을 징발하여 위례성(慰禮城)을 수리했다.” “진사왕 2년(386년) 15세 이상을 징발하여 국경을 방비하는 관문을 설치했다.” “전지왕 13년(417년) 동·북부의 15세 이상을 징발하여 사구성(沙口城)을 쌓았다. 병관좌평 해구(解丘)가 공사를 감독했다.” “동성왕 12년(490년) 북부의 나이 15세 이상을 징발하여 사현성과 이산성 두 성을 쌓았다.” “무령왕 323년(523년) 한강 북쪽 백성 중 나이 15세 이상을 징발하여 쌍현성을 쌓게 하였다.” 김해 퇴래리 고분에서 발굴한 것으로 4세기 무렵 가야의 철기 문화 수준을 잘 보여주는 유물이다. ■온조왕의 유훈 ‘백제 본기’에 등장하는 기사다. 모두 15살이라는 공통점이..
공시생이 읽어야 할 '지×같은' 필독서? “대학 교수도 풀 수 없는 지×같은 문제를 출제하다니….” 온라인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씨가 비속어를 섞어가며 지난달 24일의 서울시 지방공무원 7급 필기시험 한국사 문제를 비판한 동영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고려 후기의 역사서를 시간 순으로 옳게 배열한 것’을 찾는 7번 문항의 보기는 ‘ㄱ)민지의 본조편년강목, ㄴ)이제현의 사략, ㄷ)원부·허공의 고금록, ㄹ)이승휴의 제왕운기’였다. 그래도 나름대로는 틈틈이 역사 공부를 하고 있다고 여기는 필자에게도 ‘멘붕’의 문제였다. (1317년)과 (1357년)도 그렇지만 불과 3년 차이인 (1284년)과 (1287년)를 구별해내라니…. 무엇보다 이라는 역사책이 생소해서 를 검색해보았다. 모두 3종류의 이 검색됐다. 먼저 “(고려 전기 문종대의) 박인량(?~10..
'귀부인' 모나리자의 외출을 엄금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1503년부터 ‘귀부인(Monna) 리자(Lisa)’라는 뜻의 영어식 표현인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1516년 프랑수아 1세의 초청으로 이탈리아를 떠나 프랑스에 정착했을 때 이 그림을 가져갔다. 프랑수아 1세가 정식으로 구입했고, 훗날 프랑스 대혁명 이후 근대적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루브르궁(박물관)의 전시물이 됐다. 나폴레옹이 잠깐 이 그림을 자신의 침실에 걸어두기도 했지만 1804년 반환했다. 1911년 모나리자의 도난소실을 대서특필한 신문 1911년 8월 22일 청년화가 루이 벨루가 루브르 박물관의 ‘살롱 카레’ 벽에 걸려 있어야 할 모나리자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그림은 없고 그림을 고정해둔 못만 4개 박혀 있었다. 없어진 것은 전날이었는데 다음날 아침 9시..
1800년 논쟁 부추긴 조조의 '가짜무덤설' 2009년 중국 허난성(河南省) 안양현(安陽縣) 시가오쉐촌(西高穴村)의 가마터 일꾼들이 벽돌을 만들려고 진흙을 파다가 깜짝 놀랄만한 고분과 유물을 찾아냈다. 2009년에 이어 2016·2017년 세차례 발굴결과를 종합한 중국 허난성 문화재고고연구원은 “이 고분은 조조의 무덤”이라고 확정했다. 왜 그런 결론에 도달했을까. 우선 고분에는 금은 공예품과 토기, 칼과 칼집, 명문 돌판 등 250여점의 공예품이 들어 있었다. 조조 무덤에서 발견됐다는 명패. '위무왕'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또 무덤에서는 60~70대 남성과 여성 두 명의 유해가 발견됐다. 남성은 조조가 분명하고, 여성 둘은 위나라 초대 황제인 조비와 조식의 어머니인 변씨와, 맏아들 조앙의 어머니이자 일찍 죽은 류씨인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삼..
뉴욕타임스, 98년만에 유관순 부음기사를 쓰다 1995년 5월13일 영국인 앨리슨 하그리브스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무산소 등반에 성공한 최초의 여성이자, 남녀를 통틀어 남이 설치한 고정로프에 의존하지 않고 정상에 오른 두번째 등반가였다. 정상에서 두 자녀에게 보낸 “얘들아. 엄마가 올라왔어. 사랑해”는 라디오 메시지는 영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3개월후 하그리브스는 K2 등반 중 돌풍에 휘말려 숨졌다. 향년 33살. 그러나 두 자녀의 어머니로서 너무 무책임한 등반이었다는 ‘사후 악플’이 쏟아졌다. 소설 의 샬럿 브론테(1816~1855)는 당대의 계관시인 로버트 사우드리에게 자신의 작품 한편을 보낸다. 그러나 사우드리는 “문학은 여자의 일도, 여자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지독한 ..
닉슨, 김일성, 김정은… 2억원짜리 마오타이주 중국이 자랑하는 술이라면 역시 마오타이주(茅臺酒)다. ‘기원전 135년 한무제가 파견한 당몽이 촉 지방의 소국 야랑에서 맛본 구장이라는 술’( ‘서남이열전’ 등)을 기원으로 삼으니 2100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깊은 술이다. 수수를 주원료로 누룩과 함께 향과 맛을 내는 수십종의 원료를 배합해서 오랫동안 숙성과정을 거친 술이다. 예부터 ‘색을 보고(看香), 향을 맡은 뒤(聞香), 맛을 보는(品味) 술’이라 했다. 마오타이주를 둘러싼 전설의 일화가 많다. 19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에 ‘마오타이주’가 출품됐다. 그러나 아무도 이 볼품없는 병에 든 술을 눈여겨 보지 않았다. 그러자 중국전시관의 누군가가 술병을 고의로 깨뜨렸다. 마오타이주의 향기를 맡은 관람객이 몰려들었고, 마침내 많은 출품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