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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언제나 남자가 버린 쓰레기를 치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은 3000년도 넘은 속담입니다. ‘여자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는 핑계입니다. 를 쓴 김부식은 어땠습니까. 최초의 여성지도자인 선덕여왕을 두고 “아녀자가 정치를 하다니,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라고 비난했습니다. 지금 같으면 당장 파면당해도 시원치않을 지독한 ‘여혐발언’입니다. 그러나 김부식은 옛날 남자라 칩시다. 요즘도 걸핏하면 ‘여자탓’하고, 툭하면 ‘여자가~’하는 못난 남자들이 곧잘 보입니다. 최근들어 브렉시트 후유증과 글로벌 경제 침체, 테러 다발 등 혼란에 빠진 지구촌을 지켜낼 구원투수들이 등장했다는 기사가 봇물을 이룹니다. 그 구원투수들은 바로 여성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자가 어지럽힌 쓰레기는 여자나 나서서 치운다”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
모기가 피를 빠는 이유 “넌 몸통도 작고 종자도 천한데(汝質至묘族至賤) 어찌 사람만 보면 침을 그리 흘리는고.(何爲逢人輒流涎)…제가 무슨 현자라고 혈식을 하는고(血食豈由賢).” 모기 하면 주로 인용되는 다산 정약용의 시(‘얄미운 모기·憎蚊’)이다. 자기 몸 무게의 2~3배인 최고 10㎎까지 피를 빨아들이는 모기가 얄미울 수밖에 없다. 모기는 혈액의 원활한 섭취를 위해 사람의 피부에 타액을 주입한다. 이 때문에 견딜 수 없게 가려워지는 것이다. 이 순간 바이러스와 말라리아 원충 등이 동반 주입된다. 1년에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모기가 옮기는 학질 때문에 죽는다니 백해무익하다는 오명이 붙을 수밖에 없다. 모기 잡으려고 칼까지 뽑았다는 ‘견문발검(見蚊拔劍)’의 사자성어가 나올만 하다. 하지만 모기가 죽음을 무릅쓰고 사람의 피를 ..
‘축알못’ 펠레의 지긋지긋한 저주 축구황제 펠레는 오래전부터 ‘축알못’(축구 알지 못하는 사람의 신조어)의 낙인이 찍혔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의 필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축구도 모르는 사람이 까분다’는 독설까지 퍼부었다. “브라질은 예선통과도 어려울 것”이라던 펠레의 예측과 달리 떡하니 우승을 차지했으니 큰소리 칠만 했다. 1990년대 스타 호마리우마저 “제발 입만 다물고 있으면 시인일텐데…”라며 “펠레의 입에 신발을 쳐넣어야 할 것”이라 욕할 정도였다. 둘 다 “우승팀을 꼽으려면 펠레의 예상과 반대로 걸면 된다”고 비아냥댔다. 이른바 ‘펠레의 저주’라 할만한데, 축구용어로는 없던 말이다. ‘펠레’는 원래 하와이 킬라웨이아산의 분화구에 사는 화산여신이다. 펠레 여신이 여행기념으로 하와이의 돌과 화산재를 가져가려는 ..
황룡사 9층목탑, 콘크리트로 복원할 뻔 한 사연 경주는 1000년을 버틴 신라 왕국의 서울이었습니다. 실로 장구한 세월이었습니다. 전성기 때는 무려 18만호에 이르는 사람들이 경주에 살고 있었으며 35채의 ‘금입택’, 즉 황금이 드나드는 저택이 있었다고 합니다. 880년 헌강왕 때는 “서울 백성들의 집은 모두 기와집이었고, 그 기와집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으며, 밥을 짓는데 장작이 아니라 숯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53년 뒤 신라는 멸망하고 맙니다. 이후 경주, 특히 834년 동안이나 궁성이 자리잡고 있던 월성 지역은 금단의 땅이 되고 맙니다. 신라 삼국통일의 정신적인 지주였고 상징건물이자 랜드마크였던 황룡사와 황룡사 9층탑는 덩그러니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몽골군 침략 때인 1235년 불타버리고 맙니다. 그후 ..
탐사선 주노, 목성의 정체 벗긴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주피터(제우스)는 천하의 바람둥이였다. 7번째 아내인 주노(헤라)의 감시망을 피해 이 여자 저 여자를 탐했다. 그런 주피터가 어느 날 이오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주피터는 아내의 눈을 피하려고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킨 뒤 짙은 구름을 깔아 감춰둔다. 그러나 질투의 화신이 된 아내의 촉은 놀라웠다. ‘구름속 암소’가 된 이오를 기어코 찾아내 처절한 복수극을 펼친다. 목성의 강력한 자기장을 피하기 위해 북극지방으로 접근해 남극쪽으로 나오는 방식으로 나오는 주노. 태양계 5번째 행성인 목성을 ‘주피터’, 그 목성을 탐사하는 우주선을 ‘주노’라 각각 이름 붙인 것은 절묘한 어휘선택이었다. 목성은 수많은 여인을 거느린 주피터처럼 무려 67개의 위성을 두고 있으니까…. 게다가 지금까지는..
오바마의 일중독, 박근혜의 일중독 진시황(재위 기원전 246~210)은 ‘일중독의 전설’이다. 하루에 결재할 서류를 저울로 달아 정량(120석)이 될 때까지 쉼없이 일을 탐했다. 예로부터 황제가 하루에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만가지라 해서 ‘일일만기(一日萬機)’라 했다. 그랬으니 진시황이 만기를 친람했던(萬機親覽) 것이다. 일중독하면 조선조 중흥군주인 정조(1776~1800)를 빼놓을 수 없다. 재해가 일어나면 자신의 침전에 상황판을 걸어두고 백성구휼대책이 제대로 처리되는지 일일이 체크했다. 각 도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를 읽느라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새벽까지 연설문을 작성하느라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오바마 대통령. |김용민 화백 신하들이 “제발 건강 좀 챙기시라”고 통사정하면 “보고서 읽는 것이 취미인데 어쩌겠냐”고 대꾸했다. 정조는 “..
작가도 깜빡 속은 전설의 위작 “어제 수백만 길더(네덜란드 화폐단위)의 가치를 지녔던 작품이 오늘 아무런 가치가 없어졌다. 그러나 그림은 어제나 오늘이나 하나도 변한게 없다.” 네덜란드의 한 판 메이헤런(1889~1947)은 자신의 위작에 놀아난 전문가들을 한껏 조롱했다. 메이헤런은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로 유명한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를 사칭한 ‘위작의 전설’이다. 메이헤런은 네덜란드 국보로 꼽혔던 페르메이르의 ‘그리스도와 간음한 여인’을 독일의 헤르만 괴링에게 700만달러(2008년 가치)판매했다는 이유로 대역죄인이 됐다. 그러나 이 작품은 메이헤런의 위작이었다. 메이헤런은 ‘난 조국을 배반한 게 아니라 괴링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믿지 않자 메이헤런은 직접 붓을 잡고 페르메이르의 기법을 완벽하게..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킨 문무대왕 지난 6월18일 필자는 경향신문 70주년 기획인 '경향 70년, 70인과의 동행'이라는 답사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답사단원은 35명이었는데, 매우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 답사단을 이끈 분은 저의 스승님이자 저명한 고고학자인 조유전 선생이었습니다. 조유전 선생은 서울대 고고학과 2기 졸업생으로 문화재청 전신인 문화재관리국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속으로 경주 감은사 황룡사지 안압지 월성과 백제 무령왕릉을 발굴하신 고고학자입니다. 이번 경주여행은 감은사-대왕암-장항리사지-월성-황룡사지-분황사지를 돌았습니다. 공통점은 '터'이자 '흔적'입니다. 하고많은 경주의 수많은 볼거리중에 왜 하필 터이고 흔적일까요. 저명한 고고학자와 떠나는 신라 1000년의 여행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는 2회에 걸쳐 고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