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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대 장애인 시위사건의 전말 지금 대한민국 한복판 광화문 광장 지하도에 가면 4년 넘게 이어진 농성장이 있습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등의 철폐를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농성입니다. 장애인들은 온갖 참지못할 야유를 들어가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그래서 제가 역사서를 들춰봤습니다. 왕조시대 조정의 장애인 정책은 어땠는지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2000년 전부터 장애인은 물론 환과고독이라 해서 홀아비와 홀어미, 독거노인, 고아 등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신라 유리왕 때였다니 할 말이 없을 지경입니다. 유리왕은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의 모든 책임이 바로 임금에게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다른 임금들도 한결같았습니다.그렇다면 조선의 장애인 정책은 어땠을까요. 역시 만고의 성군이라는 세종의 ..
고구려는 천자국을 칭했다. 고구려는 과연 임진강·한강유역을 어떻게 지배했을까. 고구려는 과연 천자국을 지향했을까. 그렇다면 백제·신라는 고구려 제국의 제후국이었을까. 호로고루를 비롯한 임진강·한강유역의 고구려 유적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이상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고구려 유적들이 한결같이 면(面)의 개념이 아니라 선(線)의 개념으로 분포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고구려가 백제 혹은 신라를 칠 때 점령지역을 정치적·행정적으로 다스리는 게 아니라 오로지 군사루트만을 개척하고 보루 위주의 성을 쌓았다는 걸 말해준다. 이를테면 행정관을 두고, 점령지역을 다스리고, 조세를 수취하는 형식이 아니라 전진·후퇴의 루트만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최종택(고려대 교수)은 “미군이 이라크를 공격할 때 유프라테스 강을 따라 영역확보는 하지 않고, 보급선..
고구려 최전방사령부와 남침루트 -6.25 전쟁 때 북한군도 사용한 천혜의 도하지점 “낚시터 바위 위에 비치는 깊은 밤 고운 달빛(釣臺暮月), 자지포 여울에서 밤고기 잡는 어선의 등불(芝灘漁火), 자미성(호로고루) 위로 떠오르는 초승달(嵋城初月), 고야위(규암)에 비친 저녁놀(掛岩晩霞), 장좌리 넓은 모래 벌에 열 지어 내려앉는 기러기 떼(平沙落雁), 저물녘 고랑포 선창으로 돌아오는 돛단배(石浦歸帆), 장단 석벽 좌우로 펼쳐지는 가을 단풍의 절경(赤壁丹楓), 신라 경순왕릉 위에 비치는 저녁햇빛(羅陵落照).” 경기 연천 고랑포를 중심으로 한 임진강 절경을 흔히 고호팔경(皐湖八景)이라 했다. 6.25 이전에는 가장 번성한 포구였다. 서해안에서 조류를 타고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온 조기·새우·소금 배들이 장단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던 콩·땔감·곡..
'하룻밤 만리장성'은 패가망신 설화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 쌓는다'는 설화가 있습니다. 하룻밤 짧은 인연이라는 소리니 사뭇 낭만적인 설화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설화의 원래 내용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여자한테 잘못 걸렸다가는 죽을 고생을 하기 십상이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그런데 또하나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이 '하룻밤 만리장성' 이야기가 한반도에서만 전해진 설화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영남지방에서 주로 들을 수 있는 설화랍니다. 신기합니다. 왜 중국 진나라 때 쌓은 만리장성 축성의 이야기가 이역만리 영남지역에서 퍼졌을까요. 거기에는 그럴수밖에 없는,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역사기록들이 남아있습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95회는 바로 '하룻밤 만리장성-왜 한반도에만 있는 전설일까'입니다. “몽..
만월대 금속활자와 구텐베르크 활자 문헌상 금속활자로 간행된 최초의 책은 이다. 깨달음(證道)의 뜻을 밝힌 이 책의 발문을 보면 고려 무인정권의 실세인 최이(?~1249)가 “이 책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으니 주자본(鑄字本·금속활자본)으로 판각한다. 기해년(1239년)”이라고 기록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이 책의 목판본만 전해지고 있다. 또 이규보의 에는 “(1234~1241년 사이) 강화도에서 (나라의 제도와 법규를 정할 때 참고했던) 28부를 금속활자로 찍었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그저 기록만 존재할 뿐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금속활자 ‘복’자. 1913년 일본인 골동품상으로부터 구입한 것이다. 12세기 금속활자로 짐작된다. 현전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은 1377년(공민왕 13)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한 이다. ..
귀뚜라미 소리에 얽힌 가을 이야기 ‘귀뚜라미가 울면 게으른 아낙이 놀란다’는 말이 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여름철에 부지런히 길쌈해야 할 아낙네가 실컷 게으름을 피우다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에 ‘아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촉직(促織)’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겨울나기용 베를 빨리 짜라(織)고 재촉하기 위해(促) 우는 벌레’라는 뜻이다. 귀뚜라미는 예부터 가을의 전령사이자 외로운 사람들의 벗으로 알려져 있었다. ‘실솔편’은 “귀뚜라미가 마루에 있으니 한 해가 저물어간다”고 했고, ‘빈풍편’은 “가을(음력 8월) 귀뚜라미가 우리 집 상 밑으로 들어온다”고 했다. ‘왕포전’은 “귀뚜라미는 가을을 기다려 울고, 하루살이는 어두운 때에 나온다”고 했다. 정조 임금은 “귀뚜라미가 집에 들어오는 계절이 되면 농사일은 그제야 휴식을 취한다.(..
개그맨 마라토너와 한국 마라톤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자 만큼이나 박수를 받은 선수가 있었다. 캄보디아 대표인 다키자키 구니아키(39·瀧崎邦明)였다. 다키자키는 155명 중 140명이 완주한 이날 레이스에서 요르단의 메스컬 드라이스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꼴찌를 간신히 면했다. 139위. 147㎝의 초단신인 다키자키의 원래 직업은 전문 마라토너가 아니다. 일본 개그맨이다. 2005년 일본 TBC 방송 프로그램 ‘올스타 감사제’ 중 ‘미니 마라톤’ 코너에 출연해서 3시간48분57초를 기록했다. 이것이 마라톤 입문의 계기였다. 남다른 재능을 발견한 다키자키는 개그와 마라톤을 겸업했다. 그러던 2009년 한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일본에서는 안되는 실력인데, 국적을 바꿔 도전하면 어떠냐”는 농담을 들었다. 2011..
신안 보물선 800만개 동전의 비밀 지금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바로 '신안 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을 주제로 한 특별전입니다. 신안 해저선이란 어떤 배일까요. 1975년 한 어부가 전남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중국제 청자와 백자 6점을 인양했습니다. 그물에 우연히 걸린 거지요. 바로 신안 해저선, 혹은 신안 보물선, 혹은 그냥 신안선이라 일컬어지는 14세기 중국의 무역선에서 인양된 것이었습니다. 1984년까지 9차례 수중발굴결과는 경이적이었습니다. 도자기 2만여점과 자단목 1000여본, 그밖에 진귀한 생활용품들이 줄줄이 인양되었습니다. 이 배는 1323년 엄청난 상품을 싣고 중국 닝보를 떠나 일본 하카다항으로 가는 국제무역선이었습니다. 특히 이 배의 밑바닥에는 무려 800만개에 달하는 동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