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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때문에 꿀벌이 멸종한다? 식물도 짝짓기를 해야 열매를 맞는다. 꿀벌과 같은 곤충은 1억5000만 년 동안 바로 그런 식물의 짝짓기를 돕는 배달부였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식물은 꽃 속의 단물(꽃꿀)을 뇌물로 써서 곤충을 유혹해왔다. 꾐에 빠져 정신없이 단물을 빨아먹는 곤충의 몸에 꽃가루 알갱이를 붙이려는 작전이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곤충이 다른 꽃에 날아가 몸에 붙어있던 꽃가루를 새로운 꽃의 암술머리에 옮기면 식물의 짝짓기는 성공리에 끝난다. 수천종의 곤충 가운데 유독 꽃물을 좋아한 종이 있으니 바로 꿀벌이다. 벌 덕분에 사과와 배, 복숭아 등 과일과 아몬드·땅콩과 같은 견과류, 오이, 고추 등의 채소는 물론 커피까지 100여 가지의 작물이 결실을 맺는다. 식탁에 오르는 식물의 3분의2에 이른다. 그러니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왕조시대'를 욕보이지 마라 요즘 무슨 ‘왕조시대냐’는 말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불통과 오만, 그리고 신하 위에서 군림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을 찍어내려고 하는 대통령을 두고 왕조시대의 여왕이니,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행태라느니 하면서 걸핏하면 ‘왕조시대’ 운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묻습니다. 왕조시대가 뭐 어떻다고 왕조시대 왕조시대 하는 것입니까. 이번 주 팟캐스트에서 다룰 주제가 바로 ‘함부로 왕조시대를 욕보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왕조시대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돌아가는 정치상황을 보면 왕조시대가 100번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가 증명하는 왕조시대는 임금이 적어도 백성을 하늘로 여기고 받들었습니다. 임금은 기상이변이나 예기치 않은 재난이 일어나면 어김없이 ‘모든 게 내 잘못..
5개의 태양과 동이족 신화 영화 에는 태양이 두 개, 즉 쌍성이 뜨는 타투인이라는 행성이 등장한다.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자랐던 곳이다. 그러나 ‘2개의 태양’은 첨단 시대의 상상력 치고는 좀 박약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무려 10개의 태양이 뜨는 드라마 같은 신화가 이미 4500년 전 동양에서 탄생했으니 말이다. 즉 , , 등 중국문헌에 나온 이야기를 종합한 재미있는 전설이야기가 하나 나온다. 각저총 주실 천정에 그려진 일중삼족오. 삼족오의 전형적인 모양이다. 오회분 삼족오와 함께 대표 문양으로 평가된다. 태양 가운데 삼족오가 있다. 이것은 동양신화에 등장하는 예와 '10개의 태양'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태평성대의 시절이라는 요임금 때의 일이다. 산동지방으로부터 바다 동쪽, 태양이 솟는 곳에 양곡(暘谷)이 있었다. 이..
애완동물은 망국의 지름길입니다 얼마전 고려 태조 왕건이 거란의 외교선물로 보낸 낙타 50마리를 굶어죽인 사건, 즉 만부교사건을 다룬 적이 있는데요. 이 사건은 고려사 최대의 미스터리로 꼽히고 있다는 말씀 드렸죠. 그런데 후대의 임금들은 태조 왕건이 낙타를 굶어죽인 사건을 나름대로 해석하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사치를 경계한 것이라 했습니다. 아니 임금의 지위에 있으면서 애완동물 한마리 쯤 키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진시황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된 진2세 호해는 아방궁 건축을 반대하는 대신들의 목소리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답니다. “내가 천하를 얻은 까닭은 내 맘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맘대로 하겠다는 데 무슨 헛소리냐.”( ‘진시황본기’) 그런데 위대한 역사가인 사마천은 그런 진2세를 두고 “사람의 머리를 하고 짐승의 ..
고환사낭꾼과 식인어 레드파쿠라는 물고기는 사람의 이빨과 흡사한 구강구조 때문에 인치어(人齒魚)로도 일컬어진다. 그런데 이 물고기에게 ‘고환사냥꾼(Ball cutter)’이라는 악명높은 별명이 붙어있다. 실제 레드파쿠가 파푸아뉴기니에서 벌거벗고 목욕하던 남성 2명의 고환을 홀랑 따먹고 달아났다는 해외토픽이 화제를 뿌린 바 있다. 고환사냥꾼 혹은 고환절단기라는 별명(Ball cutter)이 붙은 파쿠 . 피라니아는 1978년(‘피라냐’)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개봉된 영화에서 끔찍한 식인어로 연속 등장한다. 영화 속 피라니아들은 베트남전에 투입될 살인무기로 사육되다가 실수로 방류되거나, 혹은 200만 년 전 사라졌다가 물속 지진으로 깨어나 빅토리아 호수로 유입된다. 그런 피라니아들이 몇 초 안에 사람들을 먹어치워 ‘피의 잔치상’으..
백제 멸망의 그 순간 왜일까. 그 찬란한 백제금동대향로가 왜 사찰의 공방지 바닥에 있는 나무물통에 은닉된 채 발견됐을까. 발굴을 총지휘했던 신광섭 당시 부여박물관장의 추측. 660년 무렵 나·당 연합군의 약탈·유린이 시작되자 스님들은 창졸간에 임금의 분신과도 같은 향로를 감춘다. 그들은 조국이 멸망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다. 그저 며칠만 숨겨 두면 괜찮을 것이라는 요량으로 황급히 향로를 공방터 물통 속에 은닉하고는 도망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조국은 허망하게 멸망한다. 나·당 연합군은 백제 임금들의 제사를 지낸 절을 철저히 유린한다. 절이 전소되고 공방터 지붕도 무너진다. 백제의 혼을 담은 ‘대향로’도 깊이 잠든다. 그럴듯한 추론이 아닌가.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된 모습. 사찰의 공방지 바닥에 있는 나무물통에 은닉된 채 발..
'동물의 왕국'과 '인간의 왕국' 속된 말로 ‘꼰대’냐 아니냐를 가르는 TV프로그램이 있다. 리모콘을 돌리다가 어느새 ‘동물의 왕국’이나 ‘가요무대’ 프로그램에 채널을 고정하면 당신은 ‘꼰대’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재미있는 건 ‘그 연세 또래’가 되면 이념이나 정치적인 견해 차이에 관계없이 이들 프로그램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물의 왕국’의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생전의 김 전대통령 소파엔 6·15남북정상회담 공동성명 합의문 및 노벨평화상 인증서와 함께 ‘동물의 왕국’ 비디오 테이프가 비치돼 있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물의 왕국'을 즐겨 시청했다. 방영시간에 맞춰 회의를 일찍 끝난 적도 있었다 하니 얼마나 광팬이었는지 알 수 있다. 2010년 타계한 고 리영희 교수는 평소 방송..
'콩가루 집안'을 욕하지 마라 콩(豆)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청빈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두반곽갱(豆飯藿羹·콩잎과 콩잎국)은 본디 변변치 못한 음식을 가리키는 사자성어다. ‘콩밥 먹는다’는 표현은 감옥살이를 뜻하는 말로 통용된다. 특히 일제 시대(1936년) 형무소 식단을 보면 콩이 40%나 들어가 있었다. 식감이 좋지 않은 콩을 씹느라 얼마나 고생스러웠을까. 재소자들의 건강을 위해 단백질을 먹인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과연 그런 기특한 생각 때문이었을까. 콩과 관련된 최악의 표현은 역시 ‘콩가루’일 것이다. 8·15 해방 이후 쌀 부족 때문에 ‘콩가루’를 배급받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콩가루가 좋은 인상을 줄 리 없었다. 당시 언론까지 나서 ‘우리네 습관에 익숙지 않은 콩가루 먹는 법’, 즉 콩가루 레시피를 소개했다.(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