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372)
고환사낭꾼과 식인어 레드파쿠라는 물고기는 사람의 이빨과 흡사한 구강구조 때문에 인치어(人齒魚)로도 일컬어진다. 그런데 이 물고기에게 ‘고환사냥꾼(Ball cutter)’이라는 악명높은 별명이 붙어있다. 실제 레드파쿠가 파푸아뉴기니에서 벌거벗고 목욕하던 남성 2명의 고환을 홀랑 따먹고 달아났다는 해외토픽이 화제를 뿌린 바 있다. 고환사냥꾼 혹은 고환절단기라는 별명(Ball cutter)이 붙은 파쿠 . 피라니아는 1978년(‘피라냐’)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개봉된 영화에서 끔찍한 식인어로 연속 등장한다. 영화 속 피라니아들은 베트남전에 투입될 살인무기로 사육되다가 실수로 방류되거나, 혹은 200만 년 전 사라졌다가 물속 지진으로 깨어나 빅토리아 호수로 유입된다. 그런 피라니아들이 몇 초 안에 사람들을 먹어치워 ‘피의 잔치상’으..
백제 멸망의 그 순간 왜일까. 그 찬란한 백제금동대향로가 왜 사찰의 공방지 바닥에 있는 나무물통에 은닉된 채 발견됐을까. 발굴을 총지휘했던 신광섭 당시 부여박물관장의 추측. 660년 무렵 나·당 연합군의 약탈·유린이 시작되자 스님들은 창졸간에 임금의 분신과도 같은 향로를 감춘다. 그들은 조국이 멸망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다. 그저 며칠만 숨겨 두면 괜찮을 것이라는 요량으로 황급히 향로를 공방터 물통 속에 은닉하고는 도망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조국은 허망하게 멸망한다. 나·당 연합군은 백제 임금들의 제사를 지낸 절을 철저히 유린한다. 절이 전소되고 공방터 지붕도 무너진다. 백제의 혼을 담은 ‘대향로’도 깊이 잠든다. 그럴듯한 추론이 아닌가.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된 모습. 사찰의 공방지 바닥에 있는 나무물통에 은닉된 채 발..
'동물의 왕국'과 '인간의 왕국' 속된 말로 ‘꼰대’냐 아니냐를 가르는 TV프로그램이 있다. 리모콘을 돌리다가 어느새 ‘동물의 왕국’이나 ‘가요무대’ 프로그램에 채널을 고정하면 당신은 ‘꼰대’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재미있는 건 ‘그 연세 또래’가 되면 이념이나 정치적인 견해 차이에 관계없이 이들 프로그램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물의 왕국’의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생전의 김 전대통령 소파엔 6·15남북정상회담 공동성명 합의문 및 노벨평화상 인증서와 함께 ‘동물의 왕국’ 비디오 테이프가 비치돼 있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물의 왕국'을 즐겨 시청했다. 방영시간에 맞춰 회의를 일찍 끝난 적도 있었다 하니 얼마나 광팬이었는지 알 수 있다. 2010년 타계한 고 리영희 교수는 평소 방송..
'콩가루 집안'을 욕하지 마라 콩(豆)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청빈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두반곽갱(豆飯藿羹·콩잎과 콩잎국)은 본디 변변치 못한 음식을 가리키는 사자성어다. ‘콩밥 먹는다’는 표현은 감옥살이를 뜻하는 말로 통용된다. 특히 일제 시대(1936년) 형무소 식단을 보면 콩이 40%나 들어가 있었다. 식감이 좋지 않은 콩을 씹느라 얼마나 고생스러웠을까. 재소자들의 건강을 위해 단백질을 먹인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과연 그런 기특한 생각 때문이었을까. 콩과 관련된 최악의 표현은 역시 ‘콩가루’일 것이다. 8·15 해방 이후 쌀 부족 때문에 ‘콩가루’를 배급받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콩가루가 좋은 인상을 줄 리 없었다. 당시 언론까지 나서 ‘우리네 습관에 익숙지 않은 콩가루 먹는 법’, 즉 콩가루 레시피를 소개했다.(경향신문 ..
골프와 목민(牧民) 사이 다산 정약용은 “군자의 학문은 수신(修身)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목민(牧民)”이라 했다. 덧붙여 “다른 벼슬이라면 몰라도 목민관만은 자청할 수 없는 자리”( ‘부임’)라 했다. 임금을 대신해 백성을 다스리는 목민의 책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설파한 것이다. “도백(道伯·도지사)의 몸은 화살이 집중하는 과녁과 같은 존재”라는 표현도 있다. 어디 호소할 곳도 없는 백성들이 오로지 목민관만 바라보며 산다는 것이다. 1491년 성종은 부임지로 떠나는 목민관들에게 “제발 욕심없이 백성을 다스리라”고 신신당부했다. “조정에 있을 때는 백성 사랑의 뜻을 품고 있다가 막상 지방에 부임하면 욕심이 생겨 공무를 망칠 수 있다”고 걱정한 것이다. 성종은 ‘백성을 구휼하는 것’을 목민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러..
허난설헌은 표절작가인가 27살에 요절한 천재 여류시인이 있습니다. 여성이라는 신분의 한계를 뚫고 조선은 물론 중국대륙에까지 필명을 떨친 조선의 대표작가…. 허난설헌입니다. 그녀의 유고시집이 출간되자 중국대륙은 ‘난설헌앓이’에 휩싸였습니다. ‘난설헌의 시는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됐다’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난설헌의 시가 출간되자 명나라 문사들이 열광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일입니까. 유고집인 이 출간(1608년)된지 44년만엔 1652년 명나라에서 표절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난설헌의 시 대부분이 당나라의 시를 베낀 것이라는 의혹이었습니다. 그러자 조선문단에서도 파문이 일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조선이 자랑했고, 그의 필명이 중국대륙에까지 떨친 허난설헌은 과연 표절작가일까요. ..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오바마 “Amazing grace…That saved a wretch like me. I once was lost, but now I a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가장 사랑받는 찬송가로 통한다. 이 곡은 한때 노예무역상인이었던 존 뉴턴(1725~1807)이 만들었다고 한다. 1748년 노예무역선을 이끌던 뉴턴의 배는 엄청난 폭풍우에 휩쓸려 전복 일보 직전에 놓였다. 뉴턴은 죽음을 맞이할 각오로 마지막 기도를 올렸다.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배는 기적처럼 폭풍우에서 벗어났다. 제2의 삶을 살게 된 뉴턴은 성공회 사제의 길을 택했고, 유명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썼다(1772년). “한때는 길 잃고, 한때는 장님이었던 죄인(노예무역 종사자)조차 살..
'내 탓이오'를 외친 임금 팝가수 엘튼 존의 노래 중에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가 있다. 1976년 발표된 이후 40년 가까이 사랑 받고 있는 ‘사과송(謝過頌)’이다. 말 그대로 ‘미안해’라고 한마디만 하면 될 일인데 무엇이 그렇게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이라는 건가. 하지만 노래처럼 ‘사과’란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1960년 4·19 혁명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성명은 ‘국민이 원한다면 물러날 것이며…선거에 많은 부정이 있다 하니 다시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사죄는커녕 ‘국민이 원한다면…’, ‘많은 부정이 있다 하니…’라는 가정법에서 유체이탈 화법의 원조격임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조운선. 충청도 태안 앞바다에서 특히 배사고가 많았다. 조선조 태종 때도 조운선 34척이 침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