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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정혼녀를 아시나요 이번 주 팟 케스트 30회는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정혼녀를 아시나요’입니다. 최근 문화재청이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부부를 모신 영원(英園·경기 남양주 홍유릉 경내)을 공개했답니다. 영친왕이 1970년 세상을 떠났다니까 45년 만이겠지요. 사실 영친왕이나 부인인 이방자(일본명 마사코)나 정략결혼의 희생양이라는 점에서 한많은 삶을 살았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그나마 두 사람의 혼백 만큼은 함께 묻혀 있지 않습니까. 그 결혼 때문에 평생 수절하며 살았던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가 영친왕의 정혼녀 민갑완 규수입니다. 10살 때 딱 한 번 본 남편감 때문에 61년 간이나 독신으로 살아야 했던 여인. 황실과 가문을 위해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살았던 그녀의 삶을 이번 주 팟캐스트에서 들어보십시요. 블로..
덕수궁 돌담길 “영성문은 작년(1920년) 여름 헐렸다. 영성문터~정동까지 신작로가 뚫렸다.”(동아일보 1921년 7월25일) 덕수궁돌담길이 지금의 모습으로 조성됐음을 알리는 신문기사이다. 영성문(옛 경기여고 길가)은 원래 역대 국왕의 어진을 모셨던 선원전의 출입문이었다. 일제가 고종의 붕어 이후 경운궁(덕수궁의 옛이름)을 대폭 축소하는 과정에서 궁역의 중간을 잘라 길을 내고 담을 쌓은 것이다. 덕수궁돌담길은 조성 당시부터 ‘사랑의 길’로 유명세를 탔다. “그 옛날 덕수궁 담 뒤의 영성문 고개를 사랑의 언덕길이라고 일러왔다. 남의 이목을 꺼리는 젊은 남녀들이 사랑을 속삭였던 것이다.”(정비석의 1954년) 길 양편에 조성된 덕수궁과 미국·영국대사관의 돌담이 높고, 담 안의 나무들이 내뻗은 울창한 가지가 ‘자연의 터널’..
양봉음위에 얽힌 사연 “한가지 마음이면 백(100) 임금도 섬길 수 있지만, 100가지 마음이면 한(1) 임금도 섬길 수 없다”는 옛 말이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한결같은 충심을 발휘하기 쉬운가. 그러니 구밀복검(口蜜腹劍)·표리부동(表裏不同)·소리장도(笑裏藏刀)·양봉음위(陽奉陰違)와 같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숱한 고사성어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변함없는 충심을 발휘한다 해도 한번 삐끗하면 하루아침에 멸문의 화를 당하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한비자가 “용(군주)을 잘 길들이면 그 등에 탈 수도 있지만, 역린(逆鱗·목줄기에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면 죽임을 당한다”( ‘노자한비열전’)고 했을까. 한비자는 춘추시대 위 영공의 총애를 받던 미자하의 예를 든다. 어느 날 미자하의 모친이 병이 나자 위자..
피카소는 표절작가였다?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종종 모방작가라는 소리를 듣는다. 디에고 벨라스케스(17세기)와 외젠 들라크루아·에두아르 마네(이상 19세기)의 작품들을 ‘모방한’ 연작시리즈를 냈으니 말이다. 모든 사물과 사람을 게걸스럽게 짐어삼켜 소화하는 작가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물론 그는 “천재성은 나이가 들면서 사라지므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엊그제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한화 1968억원)에 낙찰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이 그런 작품이다. 18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대표주자인 들라크루아(1789~1863)의 동명작품을 패러디했다.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 1832년 알제리를 방문한 들라크누아는 이슬람 여성들만의 공간인 ‘하렘’을 구경하..
'부(負)의 유산', 어떤 것들이 있나 유네스코 등재 세계유산은 모두 1007건(161개국)이다. 절대 다수는 영원히 기억해야 할 인류의 자랑스런 유산들이다. 하지만 절대 반복돼서는 안될, 그래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유산들도 있다. 이른바 ‘부(負)의 유산(Negative heritage)’이다. 대표적인 ‘부의 유산’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1979년 등재)가 꼽힌다. 나치의 집단학살과 반인간적 범죄행위의 증거라는 게 등재이유였다. 대표적인 부의 유산인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나치 독일이 자행한 진단학살과 반인간적 범죄행위의 증거로서 세계유산이 됐다.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될, 그래서 인류가 영영토록 짊어지고 갈 유산이라는 뜻에서 등재됐다. 세네갈의 고레섬(1978년)과 마셜제도의 비키니섬(2010년)도 ‘부의 유산’들이다. 고레섬은 인..
X조와 X종에 얽힌 비밀 평소 가졌던 의문점 하나를 풀어보겠습니다. 옛 임금을 보면 어떤 분은 ‘X조’인데, 도 어떤 분은 ‘X종’일까요. 그러니까 세종은 왜 세종이고, 세조는 왜 세조일까요. 다 같은 반정으로 등극한 임금인데, 중종은 왜 중종이고, 인조는 왜 인조일까요. 또 있습니다. 원래 영조는 영종, 정조는 정종, 순조는 순종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영조, 정조, 순조가 되었다지요. 무슨 곡절이 있어 이름이 바뀌었을까요. 또 만고의 성군인 세종은 원래 문종이라는 묘호로 역사에 남을 뻔 했다지요. 이기환의 팟캐스트 28회는 ‘X조와 X종에 읽힌 비밀’을 풀어보려 합니다. 아래의 관련기사를 참조하면서, 혹은 단행본 를 읽으면서 팟캐스트 내용을 귀담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경향신문 이기환 논설위원) “예로부터 조(祖)와 종(宗..
휴전선 155마일 과연 맞나요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주도하는 ‘위민크로스 DMZ’ 행사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죠.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이자 대북 5·24조치 3년째인 24일 12개국 30여 명이 DMZ를 도보로 횡단하겠다는 계획인데요.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행사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지요. DMZ를 관할하는 유엔사도, 우리 통일부도 긍정적인 반응이랍니다. 5월 말엔 DMZ(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가 새삼 전세계의 주목을 받겠네요. 마침 장이 섰으므로 필자가 세계인의 검색어로 떠오를 DMZ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한번 다뤄볼까요. 정전협정문에 첨부된 휴전선(군사분계선)의 시작점. 분명히 임진강변 육상에서 시작되고 있다. 먼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휴전선 155마일(248..
개고기 주사. 더덕정승, 잡채 판서, 참기름 연구원 조선조 중종 때 이팽수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의 별명은 ‘가장주서(家獐注書)’였다. 가장은 개고기를, 주서는 정7품의 벼슬이었다. ‘개고기 주사’라. 왜 그런 부끄러운 별명이 붙었을까. 1534년(중종 29년) 중종이 그를 승정원 주서로 임명하자 실록을 쓴 사관이 이런 논평을 했다. ■개고기 주사 “이팽수는 승정원 내부의 천거도 없었는데 김안로가 마음대로 천거했다. 김안로는 개고기를 무척 좋아했다. 이팽수가 봉상시 참봉으로 있을 때부터, 크고 살찐 개를 골라 사다가 먹여 늘 김안로의 구미를 맞추었다. 김안로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어느 날 이팽수가 청요직에 오르자 올랐다. 사람들은 이팽수를 ‘가장주서’라 했다.” 그러니까 봉상시 참봉(지금의 9급)이던 이팽수가 당대의 권신 김안로(金安老·148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