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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코리안루트의 비밀 지난 2007년 필자는 경향신문 탐사단의 일원으로 중국 동북방과 러시아 일대를 23박24일동안 탐사했습니다. 이름하여 ‘코리안루트를 찾아서’였습니다. 한국 언론사상 처음 있는 역사대탐험이었습니다. 러시아 연해주-바이칼호-울란우데-훌룬부이르-하일라얼-오룬춘-건허-하얼빈-선양-츠펑-링위안-차오양까지. 까마득한 선사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활동무대를 더듬어보았습니다. 한반도, 아니 한반도 남부에 갇혀있는 역사를 이제는 넓은 시야로 바라보자는 뜻이었습니다. 우리 역사는 결코 한반도에서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녀와서 이미 단행본으로도 출간했습니다. 성안당에서 출간한 (2008년)입니다. 블로그를 보는 분들을 위해 당시의 연재물을 프롤로그서부터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랴오허[요하ㆍ遼河]유역..
진국의 수수께끼와 세형동검 “마한·진한·변진 등 삼한의 땅을 합하면 사방 한 변에 4000리인데 모두 옛 진국(辰國)이다. 마한이 가장 강대해서….” “진국이 천자(한무제)를 알현하고자 했지만 조선의 우거왕이 가로막았다.” ‘동이전’과 ‘조선열전’ 등에는 기원전 3~2세기에 존재했다는 ‘진국(辰國)’의 이름이 보인다. 진국이 한반도 남부에 광활한 영역을 차지했으며, 중국과도 통교를 원할 만큼 강력한 국가의 형태를 갖췄다는 얘기다. 를 보면 “조선상(朝鮮相) 역계경이 우거왕에게 간언했으나 채택되지 않자 주민 2000호를 이끌고 진국으로 피했고, 이후 결코 조선과 왕래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위서·동이전’) 진국의 국력이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역사가들은 반신반의한다. 동시대 기록인 는 판본에 따라 ‘진국’..
마천루의 저주 ‘마천루(摩天樓)’는 문자 그대로 ‘하늘(天)에 닿을(摩) 만큼 높은 빌딩(樓)’을 뜻한다. 흔히들 하늘과 똑같아지려는 인간의 헛된 욕망을 ‘창세기’에 등장하는 ‘바벨탑’에 비유한다. 그러니 ‘바벨탑’처럼 ‘마천루’라는 명사도 ‘인간의 욕망’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다. 1870년대 이후 미국 시카고에서 건설하기 시작한 마천루는 이제 하늘을 ‘찌를’ 기세로 솟구치고 있다. 1885년 55m(10층·시카고 홈보험 빌딩)로 시작됐던 마천루는 이제 828m(163층·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빌딩)까지 치솟았다. 이 역시 ‘권불십년(權不十年)’일 듯싶다. 2018년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인 킹덤 타워(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높이가 무려 1007m나 된다니 말이다. 인간이 1㎞ 위 공중에서 사는 시..
연예인 예명을 둘러싼 해프닝 1976년 4월 29일 경향신문은 의미심장한 한줄짜리 기사를 소개한다. ‘연예인들의 국어명 전용 전용작업을 펼쳐온 MBC가 가수 김세나 양에게 순수 우리 말로 이름을 바꿔 출연하도록 종용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만약 김세나가 본명인 김희숙이나 다른 우리말 예명을 쓰지 않는 한 MBC에 출연할 수 없다’는 방침도 전했다. 이는 1970년대 연예계로까지 불똥이 튄 이른바 국어순화운동의 광풍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국화순화전국연합회가 창설되고(73년 11월),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어순화운동을 독려하고 나섰으니(76년 4월) 오죽했으랴. 박정희 대통령이 문교부에 “모든 분야에서 쓰는 외국어를 우리 말로 다듬는 시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분야별로 시안만들어 심의기구 검토하게..
사람보다 나은 짐승, 짐승보다 못한 사람 ‘忠犬 라츠, 류머티즘 病死’ 경향신문 1969년 9월 5일자는 ‘라츠’라는 개(犬)의 부음기사를 실었다. 신문이 사람도 아닌 개의 죽음을 알린 까닭이 무엇이었을까. ‘고견(故犬)’은 바로 6년 전인 63년 사냥을 나갔다가 오발사고로 총상을 입고 쓰러진 주인을 구한 충견이었다. 무슨 사연일까. 라츠는 경기도 광주군에서 주인 유동근씨의 집에 살고 있었던 셰퍼드였다. 총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주인을 구한 충견 라츠. ■주인 구한 충견 라츠 1963년 2월28일 주인집 아들(유병주·17살)은 아버지의 사냥총을 들고 15리 떨어진 산속으로 들어갔다. 라츠가 물론 동행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병주군이 그만 돌뿌리에 걸려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총의 방아쇠가 당겨져 이..
평양 기생이 신라 금관을 쓴 까닭 1926년 10월 10일 경주 노서동의 고분 발굴장에서 감탄사가 터졌습니다. 스웨덴의 아돌프 구스타프 황태자(재위 1950~73)의 목소리였습니다. 일제는 당시 일본을 방문 중이던 황태자 부부를 위해 이벤트를 펼쳤습니다. 마침 경주에서 봉황이 장식된 금관이 발견된 것에 착안한 것입니다. 일제는 유물 일체를 노출시켜 놓고 황태자 부부에게 발굴의 피날레를 장식하도록 한 것입니다. 경주를 방문한 구스타프 황태자는 일제가 반쯤 노출해놓은 금제 허리띠와 금제 장식 등을 조심스레 수습했습니다. 일제는 금관까지 황태자가 수습하도록 부탁했습니다. 황태자가 금관을 들어올리자 환성과 박수가 터졌습니다. 일제는 스웨덴의 한문 명칭인 서전(瑞典)의 ‘서(瑞)’와 봉황의 ‘봉(鳳)’자를 따서 ‘서봉총’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그..
때때옷 입고 재롱 떤 선비…부모님을 생각하며 이번 주 팟 캐스트 주제는 부모님 이야기입니다. 설을 맞이해서 일년에 단 한 번이라도 부모님 생각 해보라는 뜻에서 마련했습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농암 이현보 선생을 아시는지요. '어부가'로 유명하신 바로 그 분입니다. 그런 농암 선생은 70살이 넘은 연세에, 90이 넘은 아버지를 위해 색동옷을 입고 재롱잔치를 벌였답니다. 그것도 후손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그랬답니다.농암 선생이 꼬까옷을 입고 춤을 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뿐이 아닙니다. 농암 선생은 80이 넘은 고향 어른들을 모두 모아 때때마다 마을잔치를 열었답니다. 그 자리에는 양반은 물론 상인, 심지어는 천민들까지 다 모였답니다. 자, 설을 맞아 농암 선생이 전해주는 이야기, 즉 부모님을 어떻게 모셔야 하는 지를 한번쯤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
잰내비, 주걱턱, 악녀…막말외교의 뿌리 ‘정치 무능아’, ‘못난이 하는 짓마다 사달’, ‘돌부처도 낯을 붉힐 노릇’, ‘역사의 시궁창에 처박힌 산송장’….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회고록을 출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표현들이다. 하지만 이는 애교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의 미국상영을 계기로 오바마 미 대통령을 겨냥한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발표문을 보라. “아프리카 원시림 속의 잰내비 상통(원숭이 얼굴) 그대로다. 인류가 진화되어 수백만년 흐르도록 잰내비 모양이다.” 발해인들을 무식한 놈들이라 욕한 최치원. 발해가 욱일승천의 기세로 전성기를 이루자 저주를 퍼부었던 것이다. ■'잰내비, 주걱턱, 살인마 악녀… 그 때 뿐이 아니다. “혈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