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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되어 돌아온 쓰레기섬 '헨더슨' 헨더슨섬은 남태평양 한가운데 떠있는 영국령 무인도다. 뉴질랜드, 칠레와도 5000㎞ 이상, 가장 가까운 마을과도 193㎞나 떨어져 있다. 1606년 스페인 탐험대의 발견 이후 종종 조난자나 탐험가의 발길이 있었다. 1820년 길이 20m인 초대형 향유고래에 받혀 난파된 포경선의 선원들이 이 섬에 닿은 적이 있다. 그러나 마실 물이라고는 염분 섞인 샘물이 한 곳 뿐이었다. 일주일도 못버티고 선원 대부분이 탈출했다. 정착을 택한 3명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구조됐다. 화장품 용기에 집을 짓고 사는 오막손참집게. 1851년 이 섬의 동굴에서 인골이 확인된 적이 있다. 그러나 방치되다 100년도 넘은 1958년에야 정밀 조사가 이루어졌다. 3~5살의 어린이를 포함한 서양인 5~6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난 당한..
한마디 농담으로 세워진 나라가 있다 중구삭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말은 쇠(金)를 녹인다는 사자성어입니다. 유언비어의 무서움을 알려주는 말이고, 여론의 무서움을 시사하는 성어입니다. 어쨌든 말(言)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는 "말(舌)은 네 마리의 말(馬)이 끈 마차(駟)보다 빠르다"(駟不及舌)는 성어가 있을 정도입니다. 천하의 성인인 공자님도 제자앞에서 농담 한마디 잘못했다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정색하고 따지는 제자앞에서 "농담이야! 농담!"하며 쩔쩔 맸습니다. 연산군은 술자리에서 한 승진약속을 지켰습니다. 중국 주나라 성왕과 코흘리개 동생(우)의 일화를 전하면서 "군주는 언제 어느 순간이라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연산군이 인용한 주나라 성왕의 농담은 그 후유증이 엄청났습니다. 13살 짜리 어린 천자는 동생하고 소꿉..
미2사단 100주년을 위한 콘서트 유감 주한미군 2사단을 가리켜 ‘인계철선(引繼鐵線·클레모어 같은 폭발물과 연결되어 건드리면 자동으로 폭발하는 철선)’이라 했다. 한반도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미2사단이 자동으로 개입하게 된다는 의미였다. 1917년 창설된 미2사단은 100년 동안 미 본토에서 40년, 유럽에서 4년, 한국에서 56년간 주둔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맨먼저 도착했고, 유엔군 가운데 맨처음으로 평양에 입성했다. 군우리 전투 때는 사단병력의 3분의 1을 잃기도 했다. 한국전쟁 때 2만4000여명의 인명피해를 냈으며,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도 소속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과는 유독 인연이 깊은 한·미 동맹의 상징부대라 할 수 있겠다. 2002년 효순 미선양이 미군 장갑체에 깔려 숨진 뒤 사고현장에 표지석을 설치했다..
눈물(최루탄)을 수출하는 나라 1960년 4월11일 정오 무렵 마산 앞바다에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시신 한 구가 떠올랐다. 3·15 부정선거 시위에 참가했다가 행방불명된 김주열군(당시 17살)이었다. 오른쪽 눈에는 최루탄이 박혀 있었다. 이 끔찍한 사건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27년 뒤인 1987년 6월9일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치던 연세대생 이한열씨(당시 22살)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뒤통수를 맞고 세상을 떠났다. 6·29 항쟁의 뇌관을 터뜨린 사건이다. 이 두 발의 최루탄은 독재시절 그 지난했던 민주화의 쓰라린 역정을 상징하는 ‘눈물탄’이었다. 1960년 3 15 부정선거 시위 때 행방불명된 마산상고 입학예정생 김주열군이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진은 김주열 열사의 묘소를 찾은 어..
청동기 '노출남', 왜 알몸으로 밭을 갈고 있을까 197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아주 싼값에 구입한 청동유물의 녹을 닦았더니 흥미로운 문양이 나타났습니다. 한면에는 나뭇가지에 새가 앉아있었고, 다른 면에는 사람 3명이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와 나뭇가지는 ‘솟대’를 연상시켰습니다. 문제는 다른 면에 새겨진 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두 사람은 해석가능했습니다. 토기항아리에 곡식을 저장하는 이는 여인 같아보였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괭이를 들고 땅을 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남자가 이상했습니다. 남성기를 자랑스레 노출한채 따비(쟁기)를 움직이면서 천연덕스럽게 밭을 갈고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왜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채 이렇게 ‘알몸 밭갈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을까요. 지금 같으면 영락없는 노출증 환자로 지탄받았을 것입니다. 그런..
용과 새를 함께 모신 동이족의 비밀 『사기(史記)』「고조본기(高祖本紀)」에는 한(漢) 고조 유방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한(漢) 고조(유방)의 어머니 유오가 연못가에서 잠깐 잠든 사이 번갯불이 번쩍이더니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졌다. 이때 아버지 태공이 달려가 보니 교룡(蛟龍ㆍ큰 물을 일으킨다는 용)이 부인의 몸에 올라가 있었다. 얼마 후 유오가 임신하여 고조를 출산했다.” 얼마 후 유오가 임신하여 유방을 낳았는데, 얼굴이 용을 닮았으며 멋진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한 고조 유방은 용(교룡)의 자손인 셈이다. 이 책의 저자 사마천(司馬遷)은 한술 더 떠 “고조는 콧날이 높고 이마가 튀어나와 용을 닮았다(隆準而龍顔)”고 했다. 임금의 얼굴을 뜻하는 “용안(龍顔)”이 바로 여기서 나왔다. 젊었을 때 무뢰배였던 유방은 동네..
지긋지긋한 학교, 그리고 체벌… 언제 생겼을까 '아! 지겨운 학교, 언제나 쉬려나.' 기원전 2000년 무렵 어느 수메르 학생이 설형문자로 점토판에 새긴 넉두리입니다. 학교생활, 얼마나 지긋지긋했으면 그랬을까요. 수메르인이 새겨둔 점포판을 보면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옵니다. 교사가 지극히 산만한 학생을 체벌하고, 체벌당한 학생은 집에 가서 아버지한테 "우리 선생님에게 좀 뇌물 좀 줍시다"라 했습니다. 자식이 뭐라고, 아버지는 자식의 호소를 듣고 교사를 초청해서 이른바 촌지를 건넵니다. 인류 최초의 촌지입니다. 그런데 촌지를 받은 선생님의 반응이 걸작입니다. 문제의 학생을 향해 "넌 형제들 중에 가장 두각을 나타낼 거야. 틀림없어."라 칭찬해줍니다. 촌지의 효과일까요. 물론 지금이야 사라졌다지만 촌지는 3000년 이상 지속되어온 관행이었던 겁니다. 그..
세계대통령과의 '악수배틀' "두 정상이 맞잡은 손을 흔들었다. 입을 악문 굳은 얼굴로 서로를 응시했다. 손가락 관절이 하얗게 변한 트럼프가 손을 빼려했다. 그러나 마크롱은 6초간이나 놔주지 않았다.”(사진) 지난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을 앞두고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대통령의 악수 장면이 화제를 뿌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를 ‘흰 손마디 외교(white knuckle diplomacy)’라 했다. 손가락 관절에 하얀 뼈가 보일 정도로 ‘악수배틀’을 벌인 것이다. 첫 해외순방에 나선 트럼프를 만나야 했던 각국 정상들이 바싹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때로는 손아귀 힘으로 상대의 기를 죽이고, 때로는 갑자기 몸을 확 끌어당겨 포옹하고, 또 때로는 손을 토닥토닥거리고…. 악수 뿐이 아니다. 지난번 ..